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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만 좀 해라" 소리가 절로…사람 질리게 하는 '뇌절' 뭐길래[샷집]

머니투데이 최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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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만 좀 해라" 소리가 절로…사람 질리게 하는 '뇌절' 뭐길래[샷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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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건의 집현전] < 27 > 뇌절: 무리한 의견 표현의 반복, 또는 이에 뇌가 절여진 상태

[편집자주] 한 아재가 조카와 친해지기 위해 유행가 제목을 들먹이며 '샷건의 집현전'이라고 했다죠. 실제 노래 제목은 '사건의 지평선'이었습니다. 아재들이 괜히 아는 체 하다 망신 당하는 일 없도록, MZ세대가 흔히 쓰는 용어들을 풀어드립니다.



'적당히'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상한 소리는 한두번만 반복해도 짜증이 나는데, 셀 수 없이 이어가면서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썰렁한 개그에 예의상 한번 웃어주면, 그게 통하는 줄 알고 레퍼토리를 바꿔가며 반복하는 사람들. 보통은 "1절만 하라"고 제지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이슈도 여러번 보면 질리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남들의 피드백은 신경도 안쓰고 반복해서 해당 이슈를 끊임 없이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최근 이런 사람들을 표현할 때 "뇌절이 심하다"고 합니다.

뇌절의 어원을 두고 여러 가지 설명이 있습니다. 우선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나루토에 등장하는 닌자 '카카시'의 기술 이름에서 나왔다는 설입니다. 애니에선 말 그대로 번개를 잘라내는 술법으로 나옵니다. 디씨인사이드 만화갤러리 등에서 카카시를 이용한 밈이 지나치게 많이 반복 생성되면서 "1절, 2절에 그치지 않고 뇌절까지 한다"는 식으로 유행어가 만들어졌습니다.

또 다른 어원으로는 '뇌가 절여졌다'의 줄임말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천착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말입니다. 주변 분위기 신경 안 쓰고 스스로의 생각에 심취해 있는 사람의 언행을 묘사한다는 면에서 보면, 나루토 카카시의 어원에서 나온 뇌절의 용례와 유사하게 쓰입니다.

OTT 드라마 중 인기를 끌자 무리하게 시즌을 늘려 편성하면서 무리한 스토리라인을 풀고, 나중에 이러한 '떡밥(복선)'들을 아무 말도 없이 덮고 넘어가는 시리즈들이 적지 않습니다. 좀비물의 교과서로 불렸으나 도저히 그 끝을 알 수 없게 스토리가 꼬여버린 '워킹데드'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서도 "뇌절이 심해졌다"고 표현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역시 일종의 '부정선거 뇌절'로 보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난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굳게 믿는 극우 유튜브 영상들이 여러 가지 지적에도 신경쓰지 않고 반복 재생됐고, 윤 대통령이 이에 심취해 주변인의 의견과 상관 없이 부정선거를 사실로 믿게 된 게 계엄 선포의 핵심이라는 겁니다. 여러 모로 최근 쓰이는 '뇌절'의 용례와 부합하는 사례입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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