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은 꿈쩍도 않고 있다.
손흥민을 향해 다년 재계약하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토트넘은 요지부동이다. 유력 언론이 다시 한 번 그와 토트넘이 현재 맺고 있는 계약을 1년 연장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뉴욕 타임스네 스포츠 콘텐츠를 공급하는 등 높은 신뢰도를 인정받은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6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손흥민과 맺고 있는 현재 계약을 1년 늘릴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알렸다.
토트넘이 손흥민, 그리고 손흥민보다 1년 먼저 토트넘에 입단한 '절친' 벤 데이비스의 계약 연장 옵션을 활성화, 두 선수들을 1년 더 팀에 묶어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의 기존 계약은 2025년 6월에 끝나지만,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면 2026년 6월까지 토트넘에 머물러야 한다.
논란은 있지만 손흥민은 이를 거부할 권리가 없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지난 2021년 손흥민과 토트넘이 재계약을 맺을 당시 삽입된 연장 옵션 조항은 오로지 구단의 결정에 따라 발동된다. 반대로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손흥민은 기존 계약 기간만 채우고 팀을 떠나야 한다.
물론 형식적으론 토트넘이 옵션을 일방적으로 행사하지만 실제론 손흥민이 동의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긴 한다. 그래서 아직 토트넘이 공식 발표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손흥민의 현 계약 1년 연장은 최근 다른 매체에서도 제기됐던 사안이다.
'기브 미 스포츠'는 23일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하는 옵션에 대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매체는 이적시장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의 견해를 근거로 제시했다.
로마노는 지난달 두 차례나 손흥민의 계약기간이 지금 알려진 2025년 6월에서 1년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도 같은 견해를 유지했다. 로마노는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활성화해 손흥민을 2026년 6월까지 클럽에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10월 이후 클럽 내부 분위기가 그렇다. 공식적인 절차가 남아 있긴 하다"며 토트넘이 단지 다른 이유로 손흥민 계약에 대한 콜옵션 활성화 발표만 미루고 있다고 확신했다.
다른 견해도 있다. 손흥민의 계약기간 1년 연장은 내년 여름 그가 자유계약(FA) 신분을 취득해 다른 구단과 자유로운 입단 협상을 통해 이적료 없이 가는 것을 막기위해서라는 관측이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는 "손흥민의 득점 감각이 급감했으며 윙어의 경우 만 34세 이후에 같은 기량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면서 손흥민의 계약 1년 연장은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해석했다.
타임스는 "손흥민이 30대 후반까지 팀에 남기를 원하지만, 새 계약에 대한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현재 상황대로라면 손흥민은 시즌이 끝나면 FA가 될 것이다. 손흥민은 유럽에서 매력적인 제안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향후 수익성 있는 거래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다른 팀에 내주더라도 이적료를 받고 보낼 것이라고 판단했다.
타임스는 특히 손흥민의 기량이 급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시즌 동안 손흥민의 경기당 득점은 0.69에서 0.31, 0.52, 0.46으로 감소했다"라며 "슈팅 전환율도 27%에서 12%, 20%, 17%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힌 타임스는 "통계 외에도 손흥민의 경기력에서 이러한 변화가 돋보인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덜 선명하고, 덜 관여했으며, 이전보다 다리가 조금 미친듯이 자주 휘청거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달 초 '더 스탠더드'가 손흥민과 토트넘의 협상에 대해 "토트넘 재계약 제안을 오히려 손흥민이 거절하고 있다"며 "손흥민이 계속 재계약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했다. '리빙 레전드'에 대한 토트넘의 제안이 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독일 레버쿠젠에서 400억원 이적료로 토트넘에 둥지를 튼 손흥민은 해가 갈수록 활약이 증가하면서 두 차례 재계약을 했다.
손흥민 계약으로 유럽 축구가 계속 뜨거운 가운데 일각에선 토트넘이 왜 이 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하지 않는지에 대한 지적을 하기도 한다.
토트넘 전 스카우트 브라이언 킹은 25일 '토트넘 홋스퍼 뉴스'를 통해 "손흥민 계약 문제는 3~4개월 전에 해결했어야 했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에 자신의 커리어를 바친 훌륭한 선수다"라고 구단에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토트넘이 옵션 행사를 공식 발표하지 않다보니 유럽 빅클럽이 그에게 구애하는 상황이다.
특히 스페인 명문 구단들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손흥민에 관심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팀은 이번 시즌 라리가 전반기 1위와 2위를 나눠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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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를 선두로 마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을 미국으로 보내고 그 빈자리에 손흥민을 쓰겠다는 생각이다.
바르셀로나는 왼쪽 날개로 브라질 국가대표 하피냐가 있어 손훙민의 경우 입단하면 주전보다는 로테이션으로 많은 경기를 뛰는 준주전급이 될 전망이다. 지난 24일 스페인 '엘 나시오날'은 바르셀로나가 뮌헨과의 재계약을 미루고 있는 미드필더 요수아 키미히와 함께 손흥민을 데려올 태세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두 구단의 계획은 손흥민이 FA 신분을 취득할 때만 가능하다. 손흥민이 이적료를 달고 시장에 나온다면 두 구단도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
손흥민 입장에선,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면 하루라도 젊은 내년 여름에 축구인생 마지막 도전을 위해 떠나는 것이 좋다. 이적료가 붙게 된다면 빅클럽들의 관심이 급감할 전망이다. 손흥민의 매력도는 어린 선수들처럼 1000억원 이상의 큰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으면서 180억원 정도의 합리적인 연봉으로 2년 정도 그의 수준급 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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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스트라이커와 레프트윙은 물론 공격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공격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전천후 공격수라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손흥민이 이번 시즌 하락세를 드러낸 것도 사실이어서 FA 시장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들 구단이 손흥민에게 강한 러브콜을 보낼지는 또 두고봐야 한다. 손흥민은 23일 리버풀전에 이어 27일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 채 팀의 2연패를 지켜봐야 했다.
독일 이적시장 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의 현재 시장가치는 670억원 정도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공헌도와 마케팅 기여도 등을 인정해 다른 곳에 보내더라도 100억원 정도의 싼 몸값을 매기면 다행이지만 지금까지의 토트넘 행태를 보면 레버쿠젠에 지불했던 400억원 정도를 원하지 않겠느냐는 게 영국 현지의 관측이다.
사진=연합뉴스 / Winx 스포츠 /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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