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42)이 “과감하게 후보 단일화는 제 머릿속에서 지우고 (선거에) 처음 도전하는 마음 그대로 대한민국 체육을 위해 (대한체육회장직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기흥 현 체육회장을 포함해 총 6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이번 선거에서 ‘반 이기흥 연대’를 위한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유 후보는 26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다음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미래를 걸고 (선거에) 나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어떤 후보들보다 갈 길이 멀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 후보는 이날 그간 이기흥 현 체육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언급하며 “(단일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17일 유 후보를 포함한 후보 4명(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단일화를 위한 긴급회동을 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유 후보는 “(단일화 방안으로) 모두가 납득할 만한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했다. 이 방법 외에는 다양한 지지자와 체육인이 납득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후보들이) 이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협상 과정에서 제 나이가 화두가 됐다. ‘아직도 나이에 대한 편견이 있나’라는 물음표가 생겼고 더는 단일화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며 “젊으니까 다음이 있다, 젊으니까 (선거에)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저는 반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6명의 후보 중 두번째로 나이가 어린 유 후보는 “제가 8년 동안 스포츠 행정 업무에 종사하면서 만나거나 전화 통화했던 분들의 80% 이상이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어떻게 생각한다, 적은 분들이 어떻게 생각한다는 식의 말은 이제는 통하지 않는 시대이다. 이런 구시대적인 사고부터 바뀌어야 체육회가 바뀔 수 있다”고 단일화 협상에 나선 후보들을 의견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노래방을 가도 어르신이 부르는 트로트, 올드 팝송부터 아파트까지 다 소화할 수 있다. 그만큼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폭이 넓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지지자들과 승리를 다짐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역대 가장 많은 6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표가 분산될수록 현 회장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 후보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중국의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따낸 경험을 여러 번 언급했다. 그는 “왕하오 선수랑 결승에서 맞붙을 때도 많은 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입을 연 뒤 “확실한 건 (이기흥 현 회장이) 왕하오보단 세지 않다. 이기흥 현 회장의 지난 8년을 봐왔기에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체육인들이 판단하는 방식만큼 (이기흥 회장의 강세가) 그렇게 견고하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산업 분야 연계 스폰서십 확대 △방송 및 오티티(OTT) 협력을 통한 케이(K) 스포츠 콘텐츠 활성화 △자체 수익 창출을 통한 체육인 재분배 정책 등을 제안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체육회장이 되자마자 대한민국 100대 기업을 전부 찾을 예정이다. 한 기업당 10억원씩만 받아도 1000억원의 예산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체육대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생활체육대축전 등을 활용해 자체 수익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후보들은 26일부터 내년 1월13일까지 19일간 선거운동을 진행할 수 있다. 선거인단은 2244명이다. 유 후보는 “6명의 후보가 끝까지 선거를 완주하리라 생각한다. 저를 지지하면서 후보 사퇴를 하실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제 정책과 전략으로 남은 19일 동안 체육인분들에게 유승민을 각인시키고, ‘왜 유승민이어야 하는지’를 설명해 체육인들의 마음을 흔들어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