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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우려 씻고 金 13개 최다… ‘Z세대 태극전사’ 파리 휩쓸다 [2024 한국스포츠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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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등 국제대회 활약

男·女 3관왕 양궁, 세계 최강 명성 이어

사격 세대교체·펜싱 오상욱 3연패 빛나

태권도·배드민턴도 침묵 깨고 金 수확

2000년대생 전면에… 12개 金 책임져

패럴림픽·수영 세계선수권서도 호성적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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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한국 스포츠사에서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쾌거로 기억될 2024 파리 올림픽도 있지만,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 등 주요 스포츠 단체들의 수장들이 각종 비리와 연임을 둘러싼 논란으로 얼룩졌다. 이렇듯 여러 일이 많았던 올해 한국 스포츠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순간들을 돌아본다.

그래도 2024년은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높인 환희의 순간들을 많았다. 스포츠 강국의 지위를 되찾게 만들어준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등 국제대회에서의 대선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선수단의 전망은 어두웠다. 당초 대한체육회가 내세운 목표는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권’이었다. 여자 핸드볼을 제외하면 단체 구기 종목이 모조리 파리행 티켓을 따내지 못해 선수단 규모는 1976 몬트리올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은 143명에 불과했다. 아울러 출산율 저하에 따른 엘리트 체육 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2020 도쿄(금6, 은4, 동10) 때보다도 더 저조한 성적을 낼 것이란 예상이었다.

그러나 ‘팀 코리아’는 강했다. 대회 개막 사흘 만에 목표치였던 금메달 5개를 채우며 기세를 올린 한국 선수단은 최종 성적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순위 8위로 파리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금메달만 따지면 2008 베이징(금 13개·은 11개·동 8개)과 2012 런던(금 13개·은 9개·동 9개)과 더불어 역대 최고 타이기록이었다.

2024 파리에서 한국 선수단의 분전을 관통하는 키워드 두 가지는 ‘활과 총, 칼, 발, 그리고 라켓’, ‘2000년대생들의 유쾌하고 발랄한 도전’이었다.

자타공인 세계 최강 양궁(활)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협회 운영의 전형을 보여준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한 시스템 아래 남녀 에이스 김우진·임시현의 동반 3관왕이라는 최상의 결과로 올림픽에 걸린 금메달 5개(남녀 개인전,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를 싹쓸이했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사격(총)은 대회 전 전망(금1,은2,동3)을 가장 웃도는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따내며 효자 종목으로 다시 자리매김했다. 펜싱 종주국인 프랑스에서도 한국산 ‘칼’(펜싱)은 무뎌지지 않았다. 남자 사브르 ‘에이스’ 오상욱이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단체전에서도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태권도(발)도 2020 도쿄에서의 ‘노 골드’의 수모를 씻어내며 금메달 2개를 획득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배드민턴(라켓)에서도 오랜만에 금메달이 나왔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당한 무릎 부상의 후유증을 딛고 1996 애틀랜타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안겼다. 금빛 세리머니 직후 안세영은 대표팀에서 당한 부조리를 폭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한국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올림픽 무대에서 전혀 떨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한 2000년대생 ‘Z세대’의 유쾌하고도 발랄한 반란 덕분이었다. 단체전 금메달까지 합치면 한국이 따낸 13개의 금메달 중 12개를 2000년생들이 따냈다. 2000년대생들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조연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3년이 흐른 뒤 20대 초중반이 된 이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전성기에 돌입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스포츠의 주연으로 등장하게 됐다.

한국은 17개 종목 177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도 개막 전 목표로 삼았던 금메달 5개를 넘어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 종합 순위 22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특히 보치아 종목은 패럴림픽 10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황금세대’의 등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 수영은 2024 파리에서는 김우민이 따낸 동메달(남자 자유형 400m)에 그쳤지만, 지난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에서는 황선우(자유형 200m)와 김우민(자유형 400m)이 금메달을 차지하며 역대 최초로 금메달 2개를 따냈다. 남자 계영 800m에서도 단체전 사상 첫 은메달을 따냈다. 다만 한국 수영 대표팀은 파리에서 동메달 1개로 기대에 못 미쳤던 아쉬움을 딛고 2028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시금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연초에 강원도 일원에서 열렸던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산과 시설물을 그대로 활용하며 성공적으로 치러내 전 세계의 박수를 받았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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