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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인터뷰①] ‘조명가게’ 주지훈 “강풀 작가는 천재…찬사 보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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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주지훈이 강풀 작가에 대해 “천재”라며 감탄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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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작가님은 천재예요. (미국 드라마에서는) 20명이 하는 작업을 혼자 해냈어요. 찬사를 보냅니다.”

디즈니+ 오리지널 ‘조명가게’(극본 강풀, 연출 김희원)의 주연 배우 주지훈(42)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풀 작가가 자신의 웹툰을 바탕으로 직접 대본을 썼다.

주지훈은 조명가게 주인 정원영 역을 맡았다. 원영은 생과 사의 경계, 조명가게에서 모여드는 영혼들을 맞이하는 인물이다.

주지훈은 “제가 선호하는 플롯”이라면서 “플래시백이나 타임라인으로 움직이는 작품을 좋아하는 편인데다가 강풀 작가님 팬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작품엔 조연이 없고, 그들이 그들의 시간대별로 움직이는데 어느 순간 필요한 타이밍에 겹친다. 미국 드라마가 이런 구조인데 거기는 10명에서 20명의 작가들이 뭉쳐서 작업하는 걸로 안다. ‘무빙’도 그렇고 이 작품은 강풀 작가님 한 사람이 그걸 충분히 해냈다. 천재라고 생각하고, 찬사를 보낸다”며 감탄했다.

그러면서 “순차적으로 연기를 한 뒤에 그걸 연출을 통해 교차 편집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이야기가 끊기거나, 급박하게 (시간이 전후되면서) 촬영하는 게 아니라 몰입하기 좋았다”고 촬영 현장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워했다.

정원영은 중년 남성이라는 설정이다. 에피소드 중간에는 노인 분장을 한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주지훈은 “강풀 작가님이 글을 쓸 때, 누구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은 아닌 것 같더라.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는 대사에서도 보이듯 그런 부분을 열어둔 것이 아닐까 싶다. 저보다 나이 든 배우도 상관없었을 거다. 저 정도가 마지노선이지 않을까 싶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노년의 모습을 위해 특수분장을 했는데 우리 아빠랑 똑같이 생겼더라. (닮았다는 걸) 알고있었지만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는 “80년생들은 보통 아빠랑 전화하지 않는다”고 장난스레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주지훈은 이 역할을 본인이 선택했단다. 주지훈은 “김희원 감독과 개인적 친분이 있다. ‘대본 보고 하고싶은 거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걸 하겠다고 하니 ‘네가 그거 한다고 할 줄 알았어’하더라.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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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지훈이 정원영 역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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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배성재가 맡았던 형사는 강풀 유니버스에 다수 출연한다. 다른 시리즈에 출연을 고려한다면 이 역할을 골랐을 수도 있을 법하다. 그런데도 정원영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주지훈은“제가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그런데 내게 걸려있는 프랜차이즈가 몇 개냐. 나중에 겹치게 되면 서로 골치 아프다. 그런 현실적인 문제도 아예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지금 ‘신과함께’는 감독님이 대본을 쓰고 계시는 걸로 안다. ‘킹덤’은 아직 대본 준비가 안된걸로 안다. 속편 제작은 제가 제작사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고 가볍게 덧붙였다.

주지훈은 또 “작품을 보는데 원영이가 왠지 모르게 재미있더라. 모두를 관망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 작품은 배우가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니라 메시지가 더 중요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관망하는 역할로, 연출자의 시선인 것 같아서 흥미가 생겼다”고 자신이 정원영에 끌린 이유를 덧붙였다.

정원영을 연기하면서 공을 들인 부분은 뭘까. 주지훈은 “미스터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 4부, 그 이후까지도 미스터리하게 보여야했다. 7부에서 원영의 서사가 나오기 전까지 경계를 지키는 자로서의 신비함을 지켜야 했다”고 말했다.

‘신비감’을 위해 주지훈이 고민 끝에 배제한 것은 바로 ‘호흡’이었다. 주지훈은 “사람들은 사람을 늘 보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하다. 살아있으니 숨은 쉬는데 자연스럽게 평소처럼 숨을 쉬면 (알아차린다)”며 “자연스러움이 너무 사라지진 않도록 모니터를 보면서 조율하면서 연기했다”고 섬세한 노력을 들려줬다.

주지훈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어디나 사람 사는 세상 아니겠느냐’란 대사를 꼽았다.

“이 대사가 좋은 말인 것 같아요. 꽤 위로되는 말입니다. 저는 실제로 사기당해본 적도 있는데 ‘이런 일도 겪으면서 사는 거지’란 느낌으로 심심한 위로 같은 말 아닌가 싶더라고요. 너무 힘내라고 해도 부담스러울 것 같고요.”(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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