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델리 알리(28)가 이탈리아 무대에서 다시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골닷컴'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세스크 파브레가스 감독이 이끄는 코모 1907이 알리에게 세리에 A에서 커리어를 되살릴 기회를 제공할지 고민하고 있다. 알리는 박싱데이에 코모와 함께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알리는 지난 20일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에버튼을 떠난다며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이번 주에 널리 보도된 것처럼 내게 2025년은 기대되는 기회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길이 준비돼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 앞서서 나를 지지해준 에버튼의 모든 팬들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분명히 알리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알리는 "경기 감각을 다시 얻기 위한 마지막 조각을 맞추는 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여정이었다. 이런 과정을 함께하며 열심히 일해준 에버튼 스태프들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안타깝게도 일들을 우리가 바랐던 것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이젠 새로운 페이지를 펼칠 적기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놀라운 클럽에 있는 모두에게 최고의 행운을 빌며 곧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에버튼과 인연을 공식적으로 정리하게 된 알리다. 그는 지난 2022년 2월 에버튼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은 이미 지난여름 만료됐지만, 에버튼은 자유 계약(FA) 신분인 알리가 팀 훈련장에서 훈련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릴 수 있게 배려했다. 하지만 알리는 결국 다시 한번 구디슨 파크 잔디를 밟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알리는 한때 잉글랜드의 역대급 천재 미드필더로 불렸다. 그는 과거 토트넘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손흥민, 해리 케인과 호흡을 맞추며 일명 'DESK 라인'을 구성했다. 2016-2017시즌 리그 18골 7도움을 터트리며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과 올해의 영플레이어를 석권했고, 잉글랜드 최고의 재능으로 극찬받았다.
탄탄대로만 걸을 것 같았던 알리는 2018년부터 돌연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게으른 훈련 태도로 논란을 빚으며 최악의 부진에 빠졌고, 에버튼 임대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후 튀르키예 베식타스로 임대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고, 지난해 여름 다시 에버튼으로 돌아왔다.
알리의 몰락 뒤에는 어릴 적 겪었던 아픔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7월 '디 오버랩'에 출연해 "6살 때 어머니의 친구에게 성추행당했고, 어머니는 알코올 중독이었다. 규율을 배우라며 날 아프리카로 보내기도 했다"라며 "7살에 담배를 피웠고, 8살에는 마약을 팔았다. 난 축구공 밑에 마약을 넣고 다녔다"라고 충격 고백했다.
어릴 적 트라우마는 성인이 돼서도 알리를 괴롭혔고, 수면제 중독을 벗어나기 위해 재활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그는 "튀르키예에서 돌아왔을 때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난 정신적으로 불안했다. 그래서 정신 건강, 중독, 트라우마를 치료하고자 재활 시설에 가기로 결정했다.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3주 전에 치료를 마치고 나왔다"라고 밝히며 부활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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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경기에 뛰지 못한 알리. 하지만 그는 복귀를 포기하지 않았다. 알리는 지난 4월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먼데이 나이트 풋볼'에 해설가로 출연해 "시즌이 끝나도록 훈련만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짜증 난다. 내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내가 휴식 중이라고 생각했지만, 부상일 뿐이다. 터널 끝에 불빛이 보인다. 기대된다"라고 근황을 알렸다.
알리는 월드컵 출전까지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매일 11시에 '2026 월드컵'이라는 휴대폰 알림이 울리도록 설정해뒀다. 그게 지금 내 목표"라며 "난 내 수준을 알고 있다. 지금 내 유일한 목표는 월드컵이다. 여름이 지난 후에 최대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만약 알리가 전성기 시절 실력의 70%만 회복하더라도 잉글랜드 대표팀 승선은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그는 지금은 몰락했지만, 프리미어리그 통산 194경기 51골 34어시스트를 기록한 재능이다. 어린 나이에 전성기가 끝났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스탯인 셈.
부활을 다짐한 알리는 프리시즌 훈련을 통해 에버튼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길 바랐다. 에버튼도 그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1군 훈련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알리는 고관절 부상과 사타구니 부상 여파 탓인지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에버튼과 완벽히 작별하게 됐다. 토트넘이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포기해줬음에도 소용없었다.
이제 알리는 이탈리아에서 다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길 꿈꾸고 있다. 유력한 행선지는 파브레가스 감독이 지휘하는 코모다. 알리는 이미 코모 훈련장과 코모 경기장 관중석에서 목격됐다. 생존 싸움을 펼치고 있는 코모가 선수단에 알리를 추가할 수도 있다는 것.
골닷컴은 "과거 토트넘 스타였던 알리는 지난여름 에버튼과 계약이 만료됐지만, 계속되는 부상 문제에서 회복하고 몸을 유지하기 위해 클럽에서 계속 훈련했다. 이후 그는 코모에 합류할 수 있다는 소문 속에서 '흥미로운 기회'를 언급하며 에버튼과 작별을 확정했다. 알리는 지난주 코모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도 목격됐다"라고 전했다.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에 따르면 알리는 다시 이탈리아로 날아가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부터 코모에서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우선 체력 테스트를 통과해야 입단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2월 이후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알리로서는 간절한 기회다.
파브레가스 감독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그는 "최근 알리를 알게 됐다.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후에 그가 우리와 함께 훈련을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밝혔다. '코리에레 밀라노'는 "1억 유로(약 1514억 원)의 축구 신동 알리는 코모에서 다시 시작하려 한다"라며 "파브레가스 감독은 메디컬 테스트와 경기장 성과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1월부터 FA 영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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