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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손흥민 '바나나 코너킥 결승골'!..토트넘 EFL컵 4강 진출, 맨유전 4-3 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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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2024~2025 카라바오컵(EFL컵) 8강전 토트넘 4-3 맨유
손흥민, 후반 43분 코너킥 직접 골...2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7호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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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코너킥 골!!! 토트넘 손흥민(오른쪽)이 20일 맨유와 2024~2025 카라바오컵 8강전에서 후반 43분 코너킥을 직접 골로 연결한 뒤 라두 드라구신과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런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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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박순규 기자] 만화에서만 보던 '바나나킥 골'이 터졌다. 키커는 손흥민(32·토트넘). 아슬하던 순간에 터진 진기한 골이 결승골로 이어져 가치를 더했다. 이제 우승까지 단 3경기만 남았다. 커리어 첫 우승에 도전하는 손흥민이 파이널 서드에서의 번뜩이는 기회 창출과 예술적인 코너킥 골로 짜릿한 승리를 이끌며 우승고지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은 20일 오전 5시(한국시간)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2024~2025 카라바오컵(EFL컵) 8강전에 선발 출전, 3-2로 쫓기던 후반 43분 왼쪽 코너킥을 곧바로 골망에 꽂아넣는 오른발 '바나나킥 결승골'로 4-3 승리를 이끌었다. 카라바오컵 첫 골이자 시즌 7호골(6도움). 손흥민은 맨유와 19차례 맞붙어 5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손흥민의 코너킥 골은 보는 사람의 눈을 의심케할 정도로 아름다운 궤적을 그렸다. 킥을 한 손흥민도, 토트넘의 동료 선수들도 모두 놀랐다. 어처구니 없이 실점한 맨유 골키퍼 바이온드르는 토트넘 선수의 수비 방해를 받았다고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바나나처럼 휘어진 손흥민의 왼쪽 코너킥은 설사 맨유 골키퍼가 수비 방해를 받지 않았다고 해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절묘하게 오른쪽 골문을 뚫었다. 맨유의 추격 흐름을 단숨에 끊은 결정적 골로 기록됐다. 손흥민의 골은 맨유가 후반 추가시간 한 골을 만회하면서 결승골로 기록됐다.

토트넘은 후반 수비에서 빌드업 실수로 2골을 내주긴 했지만 전반 15분과 후반 9분 도미닉 솔란키의 멀티골과 후반 1분 데얀 쿨루셉스키, 후반 43분 손흥민의 추가골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두고 4강에 합류했다. 맨유 골키퍼 바이온드르는 손흥민의 코너킥 골 당시 루카스 베리발에 의해 수비 방해를 받았다고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카라바오컵 8강전은 VAR(비디오 보조심판)시스템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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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이 20일 맨유와 2024~2025 카라바오컵 8강전을 앞두고 몸을 풀며 생각에 잠겨 있다./런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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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3-0으로 앞서던 후반 18분과 25분 맨유의 강한 전방 압박에 잇따라 실수를 하면서 두 골을 내주고 동점 위기까지 초래하는 등 어려움을 자초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이브 비수마의 헤더 클리어링이 맨유 조니 에반스의 머리에 맞고 실점하는 등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의 불안을 공격의 득점력으로 극복하며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카라바오컵 4강은 아스널 뉴캐슬 리버풀 토트넘으로 확정됐다.

토트넘은 지난달 31일 맨시티와 대회 16강전에서 2-1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뒤 어떤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토트넘은 맨유와 8강전에서 승리하며 16년 만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맨유는 대회 16강전에서 레스터 시티를 5-2로 물리치고 8강에 합류했으나 토트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손흥민은 희귀한 코너킥 골뿐만 아니라 토트넘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골에 관여하는 연계플레이로 승리를 견인했다. 손흥민은 전반 15분 도미닉 솔란키의 선제골에 앞서 현명한 판단으로 토트넘의 첫 골을 끌어냈으며 후반 1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추가골에도 번뜩이는 스루패스로 골 찬스를 만들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47차례의 볼 터치를 통해 3차례의 슛과 1회의 기회창출, 1골을 기록하며 축구통계매체 '풋몹'으로부터 7.9점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후스코어드닷컴'은 7.5점, '소파스코어'는 7.2점을 각각 부여했다.

손흥민은 지난 16일 사우샘프턴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45분 동안 1골 2도움의 대활약을 펼친 뒤 후반전을 쉬며 맨유와 8강전을 대비해온 끝에 2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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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15분 선제골을 터뜨린 토트넘의 스트라이커 솔란키(가운데)와 데얀 쿨루셉스키(오른쪽)가 기뻐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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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전반 15분 솔란키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손흥민의 순간 판단이 선제골의 기점으로 작용했다. 맨유의 왼쪽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제임스 매디슨이 직접 프리킥 대신 손흥민에게 볼을 밀어주는 연계 플레이를 택했다. 손흥민은 돌아들어가는 매디슨 대신 페널티 아크의 이브 비수마에게 패스했다. 비수마는 다시 포로에게 볼을 연결했고, 포로가 대포알 같은 오른발 슛으로 맨유 골문을 노렸다. 맨유 골키퍼 바이온드르는 간신히 포로의 슛을 쳐냈으나 순간적으로 반응한 솔란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솔란키는 포로의 슛이 맨유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나오자 곧바로 뛰어들며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뚫었다. 솔란키의 슛은 오른쪽 골대를 때리고 골망을 흔들었다. 솔란키는 맨유전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의 두 번째 골도 손흥민의 스루패스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맨유 진영 왼쪽에서 제드 스펜스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수비진을 피해 돌아들어가는 매디슨에게 송곳 패스를 찔러넣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매디슨은 골마우스 중앙으로 크로스를 날렸으며 이 볼이 맨유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자 쿨루셉스키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데스티니 우도기 대신 왼쪽 풀백으로 나선 제드 스펜스는 파이팅과 상대 수비벽을 무너뜨리는 전진 패스로 토트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토트넘의 2,3번째 골은 모두 스펜스의 패스로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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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 더 펜 대신 선발 출전한 라두 드라구신(앞)과 아치 그레이(뒤)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으나 후반 빌드업 실수로 추격골을 허용했다./런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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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토트넘 수비진은 3-0으로 앞선 후반 18분 빌드업 과정에서 볼을 빼앗겨 추격골을 허용했다. 맨유의 조슈아 지르크제는 강한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의 빌드업을 위협한 뒤 아치 그레이의 실수가 나오자 곧바로 추격골로 연결했다. 후반 25분도 빌드업 과정에서의 엉성한 플레이로 두 번째 골을 내줬다. 평범한 토트넘의 프리킥 과정에서 볼을 뒤로 돌리다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실책을 범했다. 아치 그레이의 패스를 받은 포스터가 달려드는 아마드 디알로를 피해 차낸다는 것이 디알로의 몸에 맞고 반대로 골망을 흔들고 말았다.

손흥민은 전반 15분 도미닉 솔란키의 선제골의 기점 역할을 하는 등 전반 45분 동안 36차례의 볼 터치를 통해 2차례의 슛과 1회의 기회 창출 등으로 1-0 리드에 기여했다. 토트넘은 전반 45분 동안 볼점유율에서 51%-49%의 근소한 우세를 보이고 슈팅 수에서 6-6으로 팽팽했으나 유효 슈팅에서 3-0으로 앞서며 1-0 리드로 전반을 마쳤다.

주전 수비수들의 대거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2-3-1전형을 바탕으로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특유의 공격 축구를 펼쳐보였다. 수비에서의 불안함을 공격으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도미닉 솔란키를 원톱으로 손흥민~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를 공격 2선에 포진시켰다. 이브 비수마~파페 사르가 수비형 미드필드진을, 제드 스펜스~아치 그레이~라두 드라구신~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형성했고 프레이저 포스터가 골문을 지켰다. 토트넘의 수비진 가운데 포로만 시즌 초 주전이었을 뿐, 포백의 3명과 골키퍼까지 모두 대체멤버가 선발로 나섰다.

후벵 아모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맨유는 플레이메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적극 활용하는 3-4-2-1전형으로 토트넘과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DESK라인'을 형성했던 에릭센은 날카로운 좌우 전환패스는 물론 전반 22분 예리한 오른발 슛으로 토트넘 골문을 노리는 등 돋보이는 활약을 보였다. 에릭센의 슛은 이브 비수마거 발로 걷어내지 않았다면 골로 연결될 수 있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18세의 아치 그레이와 24세의 제드 스펜스 등 토트넘의 젊은 수비진은 한 발 더 뛰는 패기로 육탄 방어를 하며 맨유의 공격을 막아냈다. 토트넘 수비진은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넘겼으나 점수 차가 3-0으로 벌어지자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어처구니 없는 빌드업 실수로 잇따라 2골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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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수비진 가운데 유일하게 주전으로 평가되는 페드로 포로(오른쪽)와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볼 경합 장면./런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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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10년차를 맞은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로서는 프리미어리그에 길이 남을 역사적 개인 기록을 수립하고 있으나 아직 우승 트로피와는 한 번도 인연을 맺지 못해 토트넘에서의 우승이 숙원으로 남아 있다.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태국의 에너지 드링크 회사 '카라바오'의 이름을 따 '카라바오컵'으로도 불리는 잉글리시 풋볼리그컵(EFL컵)은 프리미어리그 팀을 포함한 잉글랜드 프로 92개팀이 참여한 가운데 준결승전에 나설 4팀을 모두 확정했다. 준결승전은 홈 앤드 어웨이, 결승전은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단판으로 펼쳐진다.

토트넘과 맨유의 경기에 앞서 펼쳐진 3경기에서는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 아스널과 뉴캐슬,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모두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아스널은 가브리에우 제주스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크리스탈 팰리스에 3-2 역전승을 거뒀으며 리버풀은 다르윈 누녜스와 하비 엘리엇의 연속골에 힘입어 사우샘프턴을 2-1로 꺾고 4강에 올랐다. 뉴캐슬은 브렌트포드에 3-1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은 최근 사우샘프턴과 리그 경기에서 전반에만 5골을 터뜨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1골 2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토트넘 역대 EPL 최다 도움(68개)'을 달성했고 EPL 통산 도움에서 공동 17위에 올랐다. EPL 통산 125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득점 부문에서도 니콜라스 아넬카와 함께 공동 18위를 달리는 등 눈부신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고 있으나 단 하나의 과제, 우승 숙원을 풀지 못하고 있다.

EPL 10년차를 맞이한 손흥민으로선 현실적으로 카라바오컵이 가장 우승에 근접한 대회로 평가된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난히 기복 심한 플레이를 보이며 EPL에서는 7승 2무 7패(승점 16)로 10위를 기록, 우승보다는 '빅4'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3승 2무 1패(승점 11)로 8강 직행권에서 벗어난 9위를 마크하고 있다. 토트넘이 이번 시즌 우승에 도전할 만한 대회로 카라바오컵이 꼽히는 이유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5골,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1골, 카라바오컵 1골로 시즌 7골(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사우샘프턴전에선 도움 2개를 추가하며, 토트넘 입단 이후 EPL 무대에서 68개 도움을 쌓으면 구단 역대 EPL 최다 도움 1위에 올랐다.전반전 45분만 뛰고도 공격포인트 3개를 올린 손흥민은 잉글랜드 축구 전설 앨런 시어러가 선정한 EPL 16라운드 베스트11에도 포함됐다.

◆ 2024~2025 카라바오컵(EFL컵) 8강전 전적(19,20일)

아스널 3-2 크리스털 팰리스

뉴캐슬 3-2 브렌트포드

사우샘프턴 1-2 리버풀

토트넘 4-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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