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양쪽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트레이드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트레이드의 이야기는 제법 길 수도, 혹은 짧을 수도 있다. 2024년 시즌 중반 조상우 트레이드설이 활발하게 나돌 때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팀이 바로 KIA였기 때문이다. 당시 KIA는 아슬아슬하게 선두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었고, 모처럼 잡은 대권 도전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마운드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당시 조상우 트레이드 이야기가 논의된 적은 있으니 어떻게 보면 꽤 긴 시간이 지난 끝에 트레이드가 성사된 것이다.
KIA는 2024년 조상우 트레이드 없이도 통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당시 트레이드를 하지 않은 게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실제 조상우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전후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시즌 막판에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그런데 그렇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던 트레이드가 오프시즌 중반에 터진 것이다. 심재학 KIA 단장은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트레이드”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 중간에 어떤 변수가 있었던 것일까.
기본적으로는 KIA가 먼저 원했다. 올해 팀의 중간 계투에서 핵심적인 몫을 했던 장현식(LG)이 팀을 떠난 게 컸다. 장현식은 2024년 정규시즌 75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지며 5승4패16홀드 평균자책점 3.94의 대활약을 펼쳤다. 때로는 1이닝 이상도 던지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 이상의 공헌도를 선보였다. KIA는 그런 장현식을 잡는다는 내부 판단 속에 계약에 나섰으나 4년간 52억 원을 전액 보장한 LG의 물량 공세에 밀려 결국 장현식을 놓쳤다.
삼성은 최원태를 영입했고, LG는 장현식과 김강률을 영입하는 등 2024년 시즌 KIA와 우승을 놓고 다퉜던 팀들은 전력을 보강하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KIA는 오히려 전력이 떨어질 상황에 놓였다. 그러자 구단 내부에서 전력 보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자연히 장현식이 빠진 불펜을 어떻게 보강할 것이냐로 논점이 쏠렸다. 그 와중에 여러 선수들의 이름이 나왔다. 현재 시장에 남은 FA 선수들에는 만족하지 못한 KIA는 조상우의 이름을 다시 꺼냈고, 최근 들어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는 게 KIA의 설명이다.
심 단장은 “정말 심사숙고했다”고 입을 열면서 “감독님도 불펜 강화에 대해 나에게 계속해서 말씀을 하신 게 있었고, 결국 조상우 트레이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심 단장은 “팀 전력 구조상 우리의 가장 최대 전력은 내년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장현식이 80이닝 가까이를 던진 선수였다. 그 빠진 자리를 우리 내부의 뎁스가 좀 채우기는 한다고 하더라도 한계점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 기존 선수들의 분전으로 장현식이 빠진 자리를 어느 정도 분담할 수는 있어도 다 채우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심 단장은 “감독님과 투수 보강의 필요성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해 왔다. 누구를 채워야 했을까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 조상우의 이름이 나왔다”고 떠올렸다. 그러다 우연찮은 기회에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 키움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키움도 조상우 트레이드에 열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곧바로 광주에 내려온 심 단장은 구단 직원들과 함께 트레이드의 손익 여부를 면밀하게 따졌다. 키움은 선수보다는 지명권을 가지고 싶어 하는 건 분명했다. 10억 원의 현금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 지명권을 주고 조상우를 영입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했다. 심 단장은 “광주에 내려와서 스카우트 팀, 데이터 팀과 만나서 회의를 했다. 결론을 냈고, 어제(18일) 저녁 최종적으로 결정이 됐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제 관심은 조상우가 반등할 수 있느냐다. 한때 KBO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손꼽혔던 조상우다. 미사일처럼 나가는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은 리그를 평정했다. 그러나 군 제대 후 첫 시즌이었던 2024년은 사실 구속도, 구위도 예전만 못했다. 시즌 44경기에서 39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피안타율은 0.272로 높았다. 절대적인 구속도 떨어지고 구위도 만족스럽다고 할 수 없다. 구위가 정상이었다면 어쩌면 2024년 시즌 중반 트레이드가 됐어야 정상인 선수였을지 모른다.
KIA는 시즌 중반 당시 조상우의 구위가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다를까. 심 단장은 “조상우의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전화를 해보니 어깨도 괜찮다고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팀에 녹아드는 것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심 단장은 “굉장히 의욕적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현종을 필두로 워낙 좋고 체계적인 투수진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잘 스며들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조상우는 한 미국 훈련 아카데미에서 비시즌 땀을 흘린다. 미국 네트워크로부터 “한국 선수인데 조상우라는 선수가 온다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트레이드가 성사된 꽤 중요한 장면이었다. 구속 증강을 전문적으로 하는 아카데미라 사실 훈련량이 굉장히 많고 강도도 높다. 몸이 아픈데 그 훈련을 소화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KIA는 조상우가 몸이 괜찮고, 비시즌 훈련을 차분하게 진행하면 충분히 자신의 구위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하나의 관심은 조상우의 FA 자격 행사다. 조상우는 2025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친다면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FA까지 1년 남은 선수에 지명권 두 장, 현금 10억 원을 투자한 게 위험해 보일 수는 있다. 만약 1년 동안 별다른 활약을 못하거나, 혹은 이적할 경우 현금은 그렇다 치고 보낸 지명권 두 장이 아른거릴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KIA는 2022년 시즌 중반 포수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과 비슷한 방식의 트레이드로 박동원을 영입했지만, 박동원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LG로 떠나면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심 단장은 이 또한 다 계산을 끝냈다고 자신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활약상에 따라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조상우가 2026년 FA 등급에서 A라는 점은 확인했다. 이적한다고 해도 20인 외 보상선수 1명을 받을 수 있고, 연봉의 2배도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어 키움에 보낸 10억 원은 어느 정도 회수가 될 전망이다. 활약상이 좋고, 서로가 원한다면 비FA 다년 계약의 방법도 있다.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서 재영입할 수도 있다. KIA는 일단 2025년에는 샐러리캡 한도 내에서 운영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2026년 계산까지 어느 정도는 하고 이번 트레이드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상우의 영입으로 KIA는 장현식의 대안을 확보함은 물론 마무리 정해영의 부상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대안도 얻었다. 반면 근래 들어 트레이드로 상위 지명권을 모아왔던 키움은 올해도 1라운드 지명권 한 장을 얻으면서 미래 전력을 그려나가고 있다. 키움은 “키움은 최근 2년 동안 유망하고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다수 확보하며, 팀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구단은 이 선수들이 도전과 경쟁을 통해 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으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