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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팀 역사상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추가한 KIA. 오랜 만의 우승에 안주할 법도 하지만, 과감한 행보로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한다. 3년간 평균 3할 타율과 20홈런 이상을 책임져준 ‘효자 외인’ 소크라테스 브리토(32)와의 재계약 대신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을 터뜨린 거포 패트릭 위즈덤(33)을 2025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타자로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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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CBS스포츠는 패트릭 위즈덤이 한국행을 결정하고 KIA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5일 보도했다. 소크라테스를 보류선수 명단에 둔채 더 좋은 외인 타자를 물색하던 KIA도 위즈덤과 계약이 임박했음을 인정했다. KIA 관계자는 “위즈덤 영입을 긍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신체검사 과정이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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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소크라테스가 보여준 기록과 기량을 감안하면 재계약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2022년 처음 KBO리그에 입성한 소크라테스는 3년간 통산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3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초반 부진으로 교체설이 일기도 했지만, 6월 이후 대폭발하며 타율 0.310(552타수 171안타) 26홈런 97타점 13도루로 세 시즌 중 가장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외야 수비가 다소 약하고, 일발 장타를 때려내는 맛은 덜 하지만 꾸준히 활약해준 소크라테스를 포기한 것은 장타력 보강에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읽힌다.
우투우타 내야수인 위즈덤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2순위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지명된 유망주 출신이다. 1라운더지만, 빅리그 데뷔는 늦었다. 20대 중후반에 접어드는 2018년에야 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018년 32경기에서 타율 0.260(50타수 13안타) 4홈런 10타점 OPS 0.882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2019년 텍사스 레인저스, 2020년 시카고 컵스로 소속팀을 옮겼지만, 2년 동안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아본 것은 단 11경기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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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던 위즈덤은 2021년 본인의 커리어에 전환점을 맞이했다. 컵스 소속으로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1(338타수 78안타) 28홈런 61타점 OPS 0.823으로 드디어 유망주의 알을 깨고 나온 것이다. 타율이 낮고, 볼넷 32개를 고르는 동안 삼진을 무려 153개나 당하는 등 ‘공갈포’ 같은 모습도 있었지만, 전체 안타 중 홈런이 무려 35.9%에 달하는 등 일발장타 능력은 확실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공갈포의 면모와 일발장타를 갖춘 거포의 모습은 계속 됐다. 2022년 134경기 타율 0.207(469타수 97안타) 25홈런 66타점 53볼넷 183피삼진 OPS 0.724, 2023년 97경기 타율 0.205(268타수 55안타) 23홈런 46타점 30볼넷 111피삼진 OPS 0.789였다. 2023년엔 전체 안타 대비 홈런의 비중이 41.8%에 달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75경기에서 타율 0.171(158타수 27안타) 8홈런 23타점 OPS .629로 부진한 데다 크리스토퍼 모렐이나 아이작 파레디스에게 밀려 3루수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결국 전력 외 선수가 되면서 시즌 후 양도 지명(DFA)을 거쳐 FA로 풀렸다. 해외리그 진출을 모색하던 중 KIA의 레이더망에 들어오게 되면서 태평양을 건너 한국땅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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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검증된 ‘테스형’ 소크라테스를 포기하면서까지 위즈덤을 택한 것은 올 시즌 NC 소속으로 46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에 오른 맷 데이비슨과 위즈덤이 비슷한 유형의 타자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비슨은 2013년 애리조나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2017년, 2018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으로 26홈런, 20홈런을 터뜨리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2018년 이후 2022년까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간 데이비슨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220 54홈런 157타점 OPS 0.71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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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마지막 시즌이 2018년이었음에도 데이비슨은 2024년 KBO리그에 입성해 46홈런을 때려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KBO리그에서는 타율도 0.307로 준수했다. OPS는 1.003으로 리그 전체 3위였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성적이 곧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고 자료는 충분히 될 수 있다. 적어도 메이저리그 성적은 통산 455경기에서 타율 0.209 88홈런 207타점 OPS 0.750을 기록한 위즈덤이 데이비슨보다는 훨씬 더 뛰어나다. 게다가 마지막 20홈런 시즌도 2023년으로 데이비슨보다 더 최근이다. 이는 곧 위즈덤이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한다면 위즈덤도 데이비슨에 필적하는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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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MLB 트레이드루머스’도 위즈덤의 KBO리그 입성 소식을 전하면서 ‘맷 데이비슨이 올해 46홈런으로 홈런왕이 됐는데 메이저리그 시절 위즈덤과 비슷한 상급 파워, 높은 삼진율을 보였다. 위즈덤은 지난해 KBO 최고 장타율을 기록했던 KI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과연 위즈덤이 데이비슨처럼 40홈런 이상을 때려내면서 데이비슨과 함께 홈런왕 경쟁을 펼칠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KIA의 한국시리즈 2연패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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