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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수요는 가구 수 따라 변한다…주택연금, 소비에도 기여"

머니투데이 대담=이학렬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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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수요는 가구 수 따라 변한다…주택연금, 소비에도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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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 초대석]김경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김경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경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집. 사회초년생부터 신혼부부, 노후생활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김경환 한국주택금융공사(HF) 사장은 HF가 청년, 중장년, 노년에 걸쳐 모든 세대의 생활에 밀접한 주택금융을 공급하는 주택금융전문기관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주택시장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 변화와 함께 소득, 주택노후화, 공급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변화에 맞춘 수요자가 원하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의 변화 속에서 HF가 공급하는 주택연금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봤다. 은퇴 후 현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주택연금을 통해 고령층이 보유한 주택을 현금화하면 개인들이 노후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다. 또 경제 전반의 소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서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목표와 함께 유동화, 채권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서 HF의 위상을 높인다는 게 김 사장의 계획이다. HF는 최근 금융시장이 혼란한 상황에서도 5800억원 규모의 MBS(유동화증권)를 발행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김 사장은 지난 9월26일 취임했다. 출범 20주년을 맡은 HF를 이끌 새로운 수장이다. 국내 도시경제 전문가인 김 사장은 자신이 HF와 인연이 깊다며 휴대폰에서 사원증 사진을 보여줬다. 현재 사장이 아닌 출범 당시부터 6년간 맡았던 사외이사(비상임이사) 시절 사원증이다.

김경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경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다음은 지난 12일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설립 초기 사외이사로 일하셨던 HF에 사장으로 취임하셨다. 느낌은 어떠신가.


▶사외이사로 설립 초기에 어려움을 함께 지켜봤다. 내부인이 아니어서 다 보지는 못했겠지만 고민을 같이했던 경험이 있다. 또 주택금융 분야가 제가 학자, 연구자로서 오랫동안 공부해온 분야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을 맡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HF에 애착이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직원들이 굉장히 젊다. 평균연령이 37.9세이다. 젊은 조직이기 때문에 잠재력이 크다. 인재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격려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경영진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가 향후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주택 가격 변동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다른 조건이 같다면 인구구조 변화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정해져 있다. 다만 인구는 2021년부터 줄기 시작했지만 가구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추계 시점마다 다르지만 2039년 혹은 2040년까지 가구 수는 늘 것으로 나타난다. 주택 수요는 가구 단위로 성립하기 때문에 그때 이후부터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인구구조 변화 못지않게 소득도 중요한 요소다. 과거 어렵게 살 때는 20평 남짓 되는 집에 7~8명이 살기도 했다. 공간이 더 필요했지만 소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1인 가구가 많이 늘고, 그중에는 넉넉한 공간을 원하는 수요도 있을 것이다. 또 주택이 급격히 노후화되고 있다. 1980년대 말 신도시 건설 등으로 매우 많은 집이 지어졌고, 30~40년이 지나면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새로운 수요가 있을 수 있다.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수요가 감소했을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모든 지역에 똑같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도쿄에서 얼마나 멀리 있는가, 교통 접근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변하는 패턴이 다르다고 한다. 한국도 지역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지방은 더 타격을 받을 수가 있다.

주택 가격과 관련해서 수요와 함께 또 다른 축은 공급이다. 주택금융이 할 수 있는 일은 소비자가 미래 소득을 가지고 대출받아 장기적으로 갚아간다는 전제 아래에서 일찍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출 조건이 아무리 좋더라도 주택 가격이 소득에 비해 너무 비싸면 금융도 역할을 할 수 없다. 다양한 주택이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과 주택금융이 같이 가야 주거 안정과 주거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


-고령화 상황에서 주택연금의 역할은 어떻게 보는가.

▶내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등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돼 그 어느 때보다 주택연금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한국은 고령층 자산의 상당 부분이 비금융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은퇴 이후 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하는 특성이 있다. 주택연금은 주택소유자가 집을 맡기고 내 집에서 계속 살면서 평생 매월 연금을 받으실 수 있도록 국가가 보증하는 역모기지 상품이다. 고령층이 보유한 주택을 현금화함으로써 개인들이 노후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고, 경제 전체의 소비에도 기여한다고 본다.

-집값에 따라 주택연금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다.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더 많은 월지급금을 받기 위해 가입을 늦추는 경우도 있고, 담보주택을 매각함으로써 매각차익으로 주택연금을 중도해지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경우에 따라 먼저 가입해서 더 오랜 기간 월지급금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또 중도해지 시 집값의 1.5%에 해당하는 초기보증료 등 대출잔액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 그리고 3년 내 동일주택으로 재가입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집값이 상승하면 배우자나 자녀에게 더 많은 돈을 남겨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민간 주택연금이 혁신서비스로 선정됐다. HF가 제공하는 주택연금과 상호 보완도 가능하지만 경쟁할 수도 있다.

▶우선 (HF 주택연금은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민간 주택연금은 12억원 초과 주택이 대상이기 때문에) 고객이 겹치지는 않는다. 다만 주택가격이 오르면 자동으로 (HF의 주택연금 대상이) 축소될 수 있다. HF도 추가로 기준을 올릴 수 있는 여지도 배제할 수는 없다. 크게 보면 고령층의 자산유동화를 통해 노후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민간과 공공의 역할을 잘 나눠서 공동의 목적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인 상품이나 정책이 정해지면 충분히 협력할 수도 있다.

김경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경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책 모기지(대출)가 가계대출 증가 큰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정책 모기지가 가계부채 증가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정책 모기지는 특별한 목적(국민 주거 안정)을 갖고 도입됐고, HF는 그런 목적을 위해서 태어난 기관이다. 일반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특히 한국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대부분 단기·변동금리 상품 위주였는데, 그 구조를 HF가 주도해서 점점 장기·고정금리로 전환하고 있다. 가계부채 규모가 똑같다면 장기·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차입자들의 생활 안정에도 좋고, 거시경제 안정성도 도움이 된다.

-무주택.실수요자들이 원활하게 내 집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은.

▶내집 마련이 꼭 필요한 서민·실수요자에게 장기·순수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상품을 공급해 대출금리 변동위험을 낮추고, 예측할 수 있는 채무상환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득 범위 이내에서 주택구입자금을 빌리고 장기로 나눠 갚을 수 있게 함으로써 특히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이 보다 쉽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또 한정된 재원으로 운영하는 정책대출의 혜택이 취약계층에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하는 대출 조건 우대정책도 필요하다. 아울러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주택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주택금융이 실수요자 내집마련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보금자리론 공급이 많이 줄었다.

▶내년에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 범위 내에서 올해보다는 좀 더 많은 역할을 하는 방향을 생각 중이다. 집을 사는 것은 굉장히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고, 핵심이 자금 조달 계획이다. 대출이 제대로 안 되면 이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정책 모기지가 들쑥날쑥한 것보다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공급됐으면 좋겠다.

또 중요한 것은 HF가 장기·고정금리 대출 시장을 개척하면서 자본시장에서 장기채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MBS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규모가 공급돼야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다. 정책 모기지의 안정적인 공급은 주택시장뿐 아니라 자본시장에서도 의미가 있다.

-올해 MBS 유동화증권 발행은 어땠는가.

▶올해는 16조5000억원을 발행했다. 또 해외에서는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했고, HF의 신용을 바탕으로 공사채도 발행(총 5조1000억원)했다. 저희가 유념하는 것은 환리스크를 100% 해지하고, 그런 모든 비용을 다 고려했을 때 국내에서 발행하는 것보다 조건이 좋은 경우에 해외에서 발행한다. 굳이 불리한 조건에서 해외에서 발행할 필요는 없다. 또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이제 커버드본드에 지급보증을 해서 좀 더 잘 소화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내년 계획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유동화 부분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보증 사고 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시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지속해서 고민할 계획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하도록 하고, 정부 재정으로 움직이니까 가능한 한 꼭 지원이 필요한 계층을 중심으로 갈 수 있도록 금융 포용성을 높이는 것도 HF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 대응 등도 규모가 작더라도 꾸준히 추진할 생각이다.

대담=이학렬 금융부장 tootsie@mt.co.kr 정리=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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