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트 20-24에서 강서브로 5연속 득점 밑거름…37-35 뒤집기 앞장
세터 유광우를 칭찬하는 대한항공 막심(오른쪽) |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승점) 3점 따기 힘드네요."
남자배구 대한항공 베테랑 세터 유광우(39)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실에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대한항공은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전에서 세트 점수 3-1로 승리하고 승점 3을 획득했다.
경기를 끝낸 4세트 점수는 37-35로, 12번이나 듀스를 주고받은 두 팀의 대결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주는 숫자다.
대한항공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막심 지가로프(등록명 막심)다.
막심은 이날 34득점으로 팀 최다 득점을 책임진 가운데, 4세트 괴력의 강서브로 역전에 앞장섰다.
4세트 20-24에서 서브권을 잡은 막심은 강한 서브로 삼성화재 리시브를 흔든 뒤 유광우의 토스를 직접 득점으로 연결했다.
공격하는 막심 |
그리고 상대 알리 파즐리(등록명 파즐리)를 노린 스파이크 서브를 성공해 22-24를 만들었다.
그 순간 계양체육관은 역전의 희망으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막심은 계속해서 강서브를 퍼부어 김민재의 속공 득점과 블로킹 득점을 끌어내 24-24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25-24로 전세를 뒤집는 서브 에이스를 터뜨렸다.
이후 두 팀은 듀스 접전을 벌였고, 31-31에서 다시 서브권을 잡은 막심은 이날 경기 5번째 서브 에이스를 때려 경기장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막심은 35-35에서는 유광우의 정확한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곧이어 정한용의 서브 에이스가 터져 명승부의 막이 내렸다.
보통 세트 점수 20-24에서는 경기가 뒤집히는 일이 좀처럼 없다.
득점 후 기뻐하는 대한항공의 막심 |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조차 경기 후 "당연히 역전은 어렵다. 가능성이 0은 아니지만,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막심은 "모든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긴다고 생각했다"면서 "대표팀에서 예전에 19-24로 지고 있다가 내 서브로 뒤집은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막심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부상으로 급하게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3라운드를 끝으로 요스바니의 치료가 끝나면, 팀 결정에 따라 다시 한국을 떠날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대체 선수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던 막심은 "지난 시즌 좋은 기억만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자 왔다. 얼마나 이곳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좋은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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