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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황금장갑을 차지한 KIA 박찬호는 행사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오지환의 축하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박찬호는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수상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찾아와 오지환을 축하했다. 올해는 반대로 박찬호가 오지환의 축하를 받았다.
오지환은 올해 투표에서 단 2표를 얻는 데 그쳤다. 수상자인 박찬호와 '36표 차' 차점자 SSG 박성한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도 했고, 오지환 스스로도 부상으로 108경기 밖에 뛰지 못한데다 타율 0.254 OPS 0.761에 머물면서 표를 얻을 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유격수였지만 올해는 '박박'에 가려졌다.
그런데도 오지환은 13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마치 수상자처럼 스리피스 정장을 갖춰입고 등장했다. 결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수상이 확실치 않으면 시상식에 방문하지 않는 선수들이 많은 것이 현실인데 오지환은 누가 상을 받더라도 수상자를 축하해주겠다는 마음 하나로 시상식장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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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렇게 입는 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 그 자리가 빛날 수 있도록 거기에 어울리게 하고 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입고 왔다"고 했다.
오지환의 성의 넘치는 축하에 박찬호가 깜짝 놀라버렸다. 박찬호는 "깜짝 놀랐다. 처음에 (오)지환이 형은 왜 오셨지 했다. 이렇게 큰 뜻이 있었구나. 나는 (오지환이)다른 상을 받는 줄 알았다. 멋있었다. 이렇게 또 하나 배워가는 것 같다. 선배들을 보면서 하나씩, 나도 좋은 선배로서 조금씩 배워나가는 중이다"라며 "(작년에는)내가 직접 꽃다발을 드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시상식 앞뒤로 계속해서 오지환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시상식 전에는 "(오)지환이 형도 올해 부상이 겹쳐서 그렇지 여전히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시상식을 마치고는 "지환이 형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수비에서 순간순간 대처하는 면이나 타구를 유연하게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보고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박찬호의 '리스펙트'에 대해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커진다. 그렇게 인정해 주면 내가 그만큼 잘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내년에는 이 악물고 잘 해보겠다. 준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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