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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발라드 부르면 어색해...가요시상식, 아이돌 전유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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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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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제, 연말 시상식이 범람하는 가운데 무대가 아이돌 중심으로 꾸며지면서 다른 장르 아티스트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가요시상식은 각종 언론, 음원 플랫폼 등이 우후죽순으로 개최하고 있다. 10여년 전 지상파 방송 3사가 공정성 시비 등으로 가요 시상식을 폐지하고 가요축제, 가요제전으로 변경한 뒤에도 오히려 가요시상식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시상식은 그 한 해 가장 뛰어난 성적과 흥행을 이끌어낸 팀들을 중심으로 꾸며지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연말 시상식은 하나의 음악 축제라는 점에서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선보여야 하는 의미도 지닌다.

최근 가요 시상식이 과거 시상식과 다른 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돌 그룹들의 무대로만 꾸며진다는 것이다. K팝이라고 정의하지만 보여주는 음악은 오로지 아이돌 댄스 음악이 전부다. 댄스와 발라드 음악 장르가 골고루 선보여졌던 과거의 영광은 없다.

이런 이유로 일각의 발라드 가수 혹은 타 장르의 아티스트들은 시상식 무대에 서는 게 오히려 쑥스럽고 어색하다고 말한다.

한 발라드 가수는 “노래를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지만 콘서트 외에는 보여드릴 공간이 없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또 다른 발라드 장르 아티스트는 “아이돌가수들이 나오는 곳이 아닌가. 우리가 나가서 무슨 노래를 부르나. 분위기만 다운시킬 것”이라며 우려했다.

시상식 출연자 비율만 봐도, 크게 10으로 나눴을 때 8(아이돌)대 2(타 장르 아티스트)가 대부분이다. 이마저도 시상을 위해서일 뿐, 무대는 생략하는 경우도 꽤 있다.

시상식뿐만 아니라 일반 음악순위 방송 프로그램들도 아이돌가수들을 다수로 포진해 편성한다. 아이돌 댄스 음악이 아닌 타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출연을 꺼려하고 어색해 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음악방송 및 시상식에 참여할 아티스트들을 장르 쿼터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한 가요관계자는 “음악의 다양화가 매년 더 사라지는 모습이다. 팬덤 크기에 따라 음악의 성적이 정해지고 무대를 보여줄 기회도 줄어드니 타 장르들은 더욱 힘들게 가수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렇듯 각 장르마다 인기있는 음악들을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무대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음악은 음원으로써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들려줄 수 있는 라이브 무대로서도 큰 매력을 갖는다. 좀 더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음에도 시상식 주최사가 이를 간과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어찌 보면 시상식들도 다 사업이지 않나. 방송사 경우 시청률을 따지고, 공연장 객석을 채우며 수익을 내는 데에만 애쓰지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려는 근본적인 시상식의 의미를 버린 지 오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내를 넘어 일본, 미국 등 장소를 옮겨 시상식 규모를 키우는 추세다. 시상식이 갖는 이미지, 그 명성을 높이기 위함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개최한 지 1~2회밖에 되지 않는 일부 시상식들은 이미 내년부터는 해외로 눈을 돌려 개최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 K팝을 글로벌적으로 알리기 위해선 보여지는 규모보다, 국내 음악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무대들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게 먼저 아닐까.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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