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수미. 사진ㅣ스타투데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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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김수미(김영옥)가 30대부터 써내려간 일기가 12일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라는 책으로 출간된다.
김수미는 평소 일기를 책으로 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혀왔으며, 유가족은 김수미가 말년에 겪었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봐 온 만큼 일기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책 인세는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김수미는 생전 일기장에 “이 책이 출간된 후 가족에게 들이닥칠 파장이 두렵다”면서도 “주님을 영접하고 용기가 생겼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제가 지금 이 나이에, 이 위치에 있기까지 제 삶의 철학을 알려주고 싶다”고 썼다.
12일 출간되는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사진 ㅣ용감한 까치 |
김수미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던 회사와의 분쟁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이는 2023년 10월부터 11월까지 일기장에도 적혀 있다.
그는 “하루하루가 고문이다. 기사가 터져서 어떤 파장이 올지 밥맛도, 잠도 수면제 없이 못 잔다”, “지난 한달 간 불안, 공포 맘고생은 악몽 그 자체였다. 회사 소송 건으로 기사 터질까 봐 애태웠다” 같은 복잡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심경을 털어놨다.
김수미는 회사 대표이던 아들 정명호씨가 해임된 뒤 자신과 함께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 당하자 “주님, 저는 죄 안 지었습니다” “오늘 기사가 터졌다. 횡령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억울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영면에 든 故 김수미 영정사진. 사진ㅣ스타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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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는 노년에 공황장애를 앓기도 했다. 지난 1월부터 “정말 밥이 모래알 같고 공황장애의 숨 막힘의 고통은 어떤 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어떤 날엔 “공황장애, 숨이 턱턱 막힌다. 불안, 공포, 정말 생애 최고의 힘든 시기였다”고 돌아봤다.
고인의 일기장엔 연기와 일을 향한 뜨거운 열정도 담겼다. “목숨을 걸고 녹화하고, 연습하고, 놀고, 참으면 어떤 대가가 있겠지”(1986년 4월), “어제 녹화도 잘했다. 연기로, 70년 만에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전력 질주해서 본때를 보여주자”(2004년 1월), “너무나 연기에 목이 말라 있다”(2017년 2월) 같은 대목이 눈에 띈다.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엿볼 수 있다. 40년 전 남긴 글에는 “앉아 있을 힘도 없는 육신을 끌고 곤하게 천사처럼 자는 딸아이 이마에 입을 맞추고 매일 맹세한다. ‘너희를 위해 이 엄마 열심히 살게’라고”(1985년 10월) 대목에선 배우가 아닌 엄마의 마음이 읽혔다.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오전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향년 75세. 사인은 ‘고혈당 쇼크’로 오랜 기간 당뇨를 앓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49재는 12일 오후 2시 경기 용인에서 열린다. 고인이 남긴 유작 ‘귀신경찰’은 내년 1월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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