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토트넘이 또 졌다. 최근 4경기에서 2무 2패에 그쳤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선 2연패에 빠졌다. 이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9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3-4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전반 11분 만에 두 골을 챙기며 모처럼 승리를 챙기는 듯 했으나 이후 수비 불안 등이 겹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이날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득점했다. 이번 시즌 5호골이며, 프리미어리그 한정하면 4호골이다.
그러나 골 넣었다고 좋아하기엔 큰 찬스를 놓친 것이 여러 개여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이날 패배로 프리미어리그에서 2연패,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에 빠진 토트넘은 6승 2무 7패(승점 20)를 기록, 순위가 11위까지 미끄러졌다.
반면 최근 두 시즌 연속 부진했던 첼시는 이번 시즌 앞두고 엔초 마레스카 감독을 영입한 뒤 부활을 노래하고 있다. 4연승 행진을 펼치며 9승 4무 2패(승점 31)로 2위에 자리했다.
손흥민은 이날 도미니크 솔란케, 브레넌 존슨과 함께 스리톱을 구성했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고 팀이 2-4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시즌 5호골을 터트렸지만, 팀의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이날 토트넘은 4-3-3 전형으로 나섰다. 수술대에 오른 굴리에모 비카리오 골키퍼를 대신해 프레이저 포스터가 골문을 지켰다.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판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백4를 이뤘다. 부상으로 계속 결장하는 주전 센터백 콤비 로메로와 판 더 펜이 동반 출격했다.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손흥민, 솔란케, 존슨이 스리톱을 구성했다.
첼시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로베르트 산체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마크 쿠쿠렐라, 리바이 콜윌, 브누아 바디아실,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수비를 맡았다. 엔소 페르난데스, 로메오 라비아가 허리를 받쳤고, 제이든 산초, 콜 팔머, 페드루 네투가 2선에 위치했다. 최전방에는 니콜라 잭슨이 출전했다.
아쉬움이 가득한 패배였다.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에서 2골 차 이상 앞서다 역전패를 당한 것은 이번이 11번째다. 다른 팀들보다 적어도 4경기 이상 많다는 게 옵타의 설명이다.
토트넘은 이날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쿠쿠렐라가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 잔디에 어울리지 않는 축구화를 신고 나온 게 컸다. 토트넘이 두 골을 주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쿠쿠렐라가 빌드업(공격 작업) 과정에서 넘어지자 존슨이 재빨리 낚아채 쇄도한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크로스를 내줬다. 골대 앞으로 쇄도하던 솔란케가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불과 6분 뒤 추가 득점하면서 홈팬들을 열광에 빠트렸다. 이번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하면서 주인공은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주인공이었다.
쿠쿠렐라가 또 미끄러지며 볼 처리를 제대로 못 한 사이 볼을 빼앗은 쿨루세브스키가 페널티아크 정면 부근에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순식간에 2실점 빌미를 제공한 쿠쿠렐라는 곧장 벤치로 달려가 축구화를 갈아신었다.
첼시도 무섭게 반격했다. 이른 시간 만회골을 넣으며 맹추격전에 나섰다. 전반 17분 쿠쿠렐라의 패스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임대된 산초가 페널티아크 왼쪽 부근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에 성공,토트넘을 압박했다.
이후엔 손흥민의 시간이었다.
다만 그의 득점포가 터지지 않았다. 찬스를 여러 번 놓쳤다.
손흥민은 전반 24분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한 게 오른쪽 골대 상단을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에 얼굴을 감싸 쥐었다.
전반 34분엔 손흥민이 왼쪽 코너킥을 직접 찼고 이를 사르가 골대 정면에서 머리에 맞췄으나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면서 득점 기회를 날렸다.
손흥민은 1분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넣어줬지만, 이번에도 골로 이어지진 않았다. 손흥민 입장에선 시즌 5~6호 도움이 연이어 날아간 셈이었다.
2-1로 앞선 상태에서 후반을 맞은 토트넘은 결국 2-2 동점포를 내줬다.
후반 14분 중앙 미드필더 비수마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반칙을 범하며 옐로카드를 받고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다. 2분 뒤 첼시 간판 스타 팔머가 후반 16분 페널티킥을 차 넣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손흥민은 후반 23분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볼이 오른쪽 골대 밖으로 벗어나며 또다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손흥민이 득점 기회와 어시스트를 놓치는 사이 첼시는 역전포와 쐐기포를 연달아 터트리며 대역전승 드라마를 완성했다.
토트넘은 후반 28분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역전골을 내주더니 후반 39분 팔머에게 페널티킥으로 쐐기골을 허용하며 2-4로 끌려갔다.
손흥민이 후반 추가시간 기어코 시즌 5호골을 넣으며 마지막 추격전을 시도했으나 경기를 뒤집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이날 교체투입된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메디슨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뚫은 뒤 내준 컷백을 손흥민이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방향 바꿔 골망을 출렁였다.
손흥민의 리그 4호골, 그리고 시즌 5호골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10월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8라운드 이후 51일 만에 프리미어리그 득점포를 가동했다. 공식전으로 범위를 넓히면 지난달 29일 유로파리그 AS로마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한 뒤 열흘 만이다.
손흥민의 추격골은 상당히 늦은 시간에 터졌고 결국 토트넘은 두 골을 먼저 넣고도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정량에 기반한 평점을 매기는 축구통계매체에선 팀내 최고 수준 평점을 얻었다. 풋몹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7.8을 줬고, 소파스코어는 팀 내 두 번째인 평점 7.3을 부여했다.
정성 평가가 들어가는 이브닝 스탠더드에선 빅찬스 여러 번 놓친 것을 지적받으며 토트넘에서 두 번째로 낮은 평점 5를 받았다.
손흥민도 반성했다. 그는 첼시전 직후 손흥민은 "매우 실망스럽다. 지금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매우 엉성하게 골을 허용했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 때문에 졌다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우리는 이런 순간에 나서서 골을 넣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난 팀을 실망시킨 것 같다. 팀이 매우 실망스럽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골을 허용할 수 없다. 우리는 이 상황에 뛰어들 수 없었다"면서 "나는 하루 종일 여기서 실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오히려 기회를 탓하고 차라리 내가 그 탓을 받아들이는 게 낫다"며 자신을 향한 비난을 받아들이고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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