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시켜 미안하다”…시즌 5호골에도 고개 숙인 손흥민

손흥민. 사진=AP/뉴시스

“팀을 실망시킨 것 같아 정말 미안하다.”

손흥민(토트넘)이 시즌 5호골을 터뜨리고도 팀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9일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와의 15라운드 홈 경기에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팀이 2-4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골망을 흔들었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토트넘은 첼시에 3-4로 졌다. 최근 3경기에서 1무 2패로 부진에 빠졌다. 승점 20(6승2무7패)으로 11위에 그치고 있다.

토트넘에게는 치명적인 패배였다. 2-0으로 앞서다 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이 정규리그에서 2-0으로 앞서다 역전패를 당한 건 이번이 11번째다.

토트넘은 전반 5분 도미닉 솔란케의 선제골과 11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첼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17분 마르크 쿠쿠레야의 패스를 받은 제이든 산초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더 도망갈 기회가 있었다. 손흥민이 여러 차례 날카로운 득점 기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득점과 이어지진 않았다. 전반 34분 손흥민이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파페 사르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다. 1분 뒤에는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연결했지만 솔란케가 기회를 놓쳤다.

토트넘은 전반을 2-1로 앞섰지만 더 도망가지 못한 게 후반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토트넘은 후반 14분 이브 비수마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반칙을 범해 첼시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콜 팔머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기세를 탄 첼시는 후반 28분 엔조 페르난데스가 역전골을 터뜨리고 불과 11분 뒤에는 팔머가 페널티킥으로 쐐기골을 넣으면서 4-2로 도망갔다.

토트넘도 포기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후반 추가 시간 제임스 메디슨의 컷백을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리그 4호골이자 시즌 5호골이다. 지난달 29일 AS로마(이탈리아)와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5차전(2-2무)에서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한 뒤 10일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의 역전패를 바라봐야 했다.

경기 후 손흥민에 대한 현지 매체의 평가는 엇갈렸다. 축구 통계사이트 풋몹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7.8을 줬다. 소파스코어는 팀 내에서 2번째로 높은 평점 7.3을 부여했다. 반면 영국 언론 이브닝 스탠더드는 손흥민에게 2번째로 낮은 평점 5점을 주는 데 그쳤다.

손흥민은 경기 뒤 “이런 큰 무대에서는 반드시 나서서 득점을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며 “팀을 실망시킨 것 같아 정말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