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레전드인 손흥민이 토트넘을 배신하는 그림은 상상하기 힘들다.
아무리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재계약을 제시하지 않고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것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그간 손흥민이 보여준 충성심이나 애정을 생각하면 손흥민과 토트넘의 마지막이 좋지 않게 끝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최근 제기된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역제안 루머가 과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손흥민은 이적설로 스페인 여행을 하는 중이다. 스페인 라리가를 지탱하는 두 빅클럽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손흥민과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계약 상으로 내년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손흥민을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노린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손흥민의 이적설이 활활 타오르는 중이다.
지난 10월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설이 처음 던져졌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큰 관심이 쏠리지는 않았다. 1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언론인 미구엘 리코가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의 나이를 이유로 손흥민을 영입 리스트에서 제외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설에 종지부를 찍은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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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틀 뒤인 3일 스페인 매체 '엘골디히탈'이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설을 다시 끌어올렸다. 매체는 바르셀로나의 한지 플릭 감독과 스포츠 디렉터인 데쿠가 손흥민 영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재정난 속에서 손흥민의 연봉을 감당하기 위해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를 매각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엘골디히탈'은 "바르셀로나가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지 플릭 감독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선수들 중 일부를 내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바르셀로나는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를 동시에 매각하는 걸 고려 중이고, 두 선수들의 연봉은 손흥민에게 쓰일 것"이라고 했다.
매체는 또 "현재 토트넘의 핵심인 손흥민을 영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손흥민의 계약은 내년 6월30일에 만료되고 손흥민 측에 따르면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계약 연장에 동의했지만 데쿠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 중"이라며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의 계약 상황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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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골디히탈'은 이번 시즌 플릭 감독 체제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연봉까지 비싼 파티와 토레스를 매각하면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영입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1200만 유로(약 1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의 연봉도 감당하고, 팀에 금전적인 여유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바르셀로나 이적설 다음으로는 현재 손흥민이 활약 중인 프리미어리그(PL)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손흥민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 나왔다. 손흥민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을 전한 현지 매체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벵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는데, 아모림 감독이 추구하는 빠르고 공격적인 스타일의 축구에 손흥민이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 이적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처럼 그 근거가 타당한 루머가 있는 반면,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는 루머도 적지 않다. 최근 터진 '역제안 루머'가 대표적이다.
스페인 매체 '엘 나시오날'은 7일 손흥민이 자신을 바르셀로나에 역제안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지금까지 나왔던 이적설 내용처럼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원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선수 측에서 구단에 이적을 문의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손흥민의 빅클럽 이적설이 나온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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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나시오날'은 "최신 정보에 의하면 토트넘의 역사적인 선수이자 프리미어리그의 상징적인 선수 중 하나인 손흥민이 바르셀로나에 자신을 제안했다"며 "손흥민은 이번 시즌 이후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돈이 없어도 영입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영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옵션을 활성화해 손흥민과의 계약을 1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직 공식 발표가 나오지는 않은 상태다. 현재 상황이 유지된다면 손흥민은 보스만 룰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다른 팀들과 협상을 할 수 있다. 여름이 되면 FA로 풀려나 이적료 없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도 가능하다.
계약 만료까지 약 반 년 정도를 앞둔 손흥민이 새 팀을 찾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역으로 제안했다는 게 '엘 나시오날'의 주장이다. FA 신분이거나 FA를 앞둔 선수들이나 에이전트들이 팀에 역제안을 건네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가 아니더라도 다른 클럽에 자신을 역제안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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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 토트넘의 레전드인 손흥민은 토트넘에 대한 애정이 깊은 선수로도 유명하다. 당장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도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토트넘에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 팀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며 토트넘에서 우승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또한 시즌 중 자신의 재계약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에도 "구단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면서도 "이번 시즌에 집중하겠다"며 계약 상황과는 관계 없이 토트넘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하겠다고 밝힌 것도 손흥민이다.
토트넘에서만 10년을 뛰면서 토트넘과의 애정이 깊을 대로 깊어진 손흥민이 FA로 이적을 하면 이적을 했지, 토트넘을 떠나기 위해 다른 클럽에 역제안을 했다는 소식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손흥민과 같은 자원이 FA로 이적시장에 나온다면 굳이 손흥민 측이 먼저 나설 것도 없이 다수의 클럽들이 손흥민에게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1~2년 정도 손흥민을 기용하고 싶은 유럽 클럽들은 물론 지난해 여름부터 손흥민과 연결됐던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도 손흥민의 FA를 준비하고 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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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나시오날' 역시 손흥민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손흥민이 높은 전술적 효용 가치는 물론 경기장 밖, 즉 마케팅적 가치까지 갖고 있다는 평가다.
매체는 "손흥민은 내년에 37세가 되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대신해 바르셀로나 공격진에 골과 창의성, 그리고 신선함을 더할 수 있는 선수"라며 "게다가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영입하면 구단은 그를 우상시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전례없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엘 나시오날'은 손흥민의 마무리 능력과 수비 가담 능력,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와 다수의 유럽대항전에서 쌓은 경험을 높게 평가하면서 손흥민의 이러한 능력들이 바르셀로나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바라봤다.
손흥민이 바르셀로나에 합류한다며 베테랑 공격수인 레반도프스키가 적절한 휴식을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고, 라민 야말처럼 향후 바르셀로나의 미래를 짊어질 선수들이 당장 느끼는 부담감도 줄어들 수 있다면서 손흥민 영입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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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바르셀로나를 괴롭혔던 재정적인 문제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구단 최고의 레전드인 리오넬 메시마저도 내보내야 했을 정도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매 이적시장마다 핵심 선수들이 매물로 나온다는 루머에 휩싸이는 구단이 바로 바르셀로나다.
'엘 나시오날'은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영입한다면 글로벌 시장,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손흥민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스폰서십이나 유니폼 판매 등을 통해 '손흥민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매체는 "이는 바르셀로나가 재정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매체는 "손흥민 영입은 스포츠적, 경제적으로 전략적 행보가 될 것"이라며 손흥민 영입을 적극 추천했다.
사진=연합뉴스 / SNS / 엑스포츠뉴스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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