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에 코리아디스카운트 장기화"…
대만 증시는 'AI 날개' 올해에만 30% 급등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제조업체 TSMC/AFPBBNews=뉴스1 |
한국이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혼란에 빠져들면서 한국 증시와 경쟁자인 대만 증시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외신의 진단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7일 한국 코스피 지수가 올해에만 8% 넘게 떨어지며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내는 반면 대만 증시는 AI(인공지능) 붐을 타고 올해에만 30% 가까이 오르며 2009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태세라고 전했다.
이미 두 증시 간 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진 상태다. 대만 증시 시가총액은 한국 증시를 약 9500억달러(약 1352조8000억원)를 웃돈다. 대만은 인구뿐 아니라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비춰볼 때 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단 지적이다.
대만 증시의 경우 세계적인 AI 열풍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엔비디아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AI 선도 기업들이 TSMS 같은 대만 반도체 기업에 점점 더 의존하면서다. 반면 한국은 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적 혼란이 극심해지면서 국가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으며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던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싱가포르 소재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 전략가는 "앞으로 AI 테마는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는 대만 증시의 활약이 한 해 더 이어질 것임을 의미한다"면서 "반면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최근의 정치적 혼란을 고려할 때 장기화할 수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기업의 지배구조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증시 벤치마크 가권지수 1년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대만의 AI 관련 산업은 TSMC에만 의존하지 않고 훨씬 광범위하다. 40개 이상 AI 관련 기업이 MSCI 대만지수에서 약 73%를 차지할 정도다. 반면 한국의 경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이 MSCI 한국지수에서 약 33%를 차지하는 데 그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노이버거버먼의 얀 타우 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의 AI 서버 시장 등을 생각하면 대만은 이 가치 사슬에 깊이 관여한다"면서 "반대로 한국은 이 새 호황기에 크게 연관되지 않아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했다.
두 증시 간 대표 기업들의 명암도 엇갈린다. 대만 증시의 대장주인 TSMC는 올해에만 주가가 80% 급등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술 돌파구가 더디단 우려 속에 올해 31% 미끄러진 상태다.
내년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수출 중심의 한국과 대만 모두 관세 위험 앞에 놓이게 되지만 투자자들은 미국 기업들의 기술 의존도나 상대적인 경제 전망을 고려할 때 대만이 덜 취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투자노트에서 "과거에도 대만 수출품은 미국 기술 공급망의 핵심 부품이란 이유로 관세가 면제됐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고, 현재 TSMC는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된다"고 짚었다.
코스피지수 1년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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