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1992년생 두 동갑내기 윙어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의 계약 상황은 완전히 딴판이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손흥민에게 재계약을 제안하는 대신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기로 결정했다. 이 마저도 보도가 나온 것이지, 아직 토트넘 구단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없다.
반면 리버풀과 살라의 분위기는 다르다. 살라의 재계약 관련 소식도 한동안 조용했지만 살라가 몇 차례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리버풀이 협상 테이블을 차린 모양이다. 파리 생제르맹(PSG)과 바르셀로나 등 다른 구단들과 연결됐던 살라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신경을 끄고 리버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소식이다.
영국 유명 일간지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는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5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살라는 PSG와 협상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그는 리버풀과의 재계약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버풀의 에이스 살라의 계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그간 리버풀에서 프리미어리그(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자신의 전성기를 보낸 살라는 리버풀과의 동행을 이어가고 싶어했지만, 어째서인지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 측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았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에 황금기를 가져온 위르겐 클롭 감독과 결별한 뒤 아르네 슬롯 감독을 선임하면서 팀 개편에 나섰다. 초임 감독의 합류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선수들의 계약 상황까지 신경 쓰기에는 너무 바빴다. 살라 외에도 버질 판데이크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계약 문제에 대해서도 손을 놓고 있었다.
살라는 꾸준히 재계약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이번 시즌이 개막한 이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단으로부터 팀에 잔류하라는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아마도 내가 리버풀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나는 구단으로부터 내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는둥 계속해서 재계약 관련 발언을 꺼냈다.
살라는 그러면서 "나는 리버풀에서 수년간 뛰었다. 이런 팀은 없었지만 결국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나는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우승도 바라보는 중이다. 상황이 실망스럽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살라의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살라의 이적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윙어인 살라가 내년 여름 이적시장에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나온다면 'FA 최대어'가 되는 건 당연지사. 이에 살라의 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클럽들이 살라와 연결됐다.
초기에는 바르셀로나가 살라에게 접근할 거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이강인이 뛰고 있는 PSG가 살라의 차기 행선지가 될 것으로 무게가 쏠리는 중이었다. PSG는 현재 측면 공격 강화가 필요한 데다, 재정적으로 넉넉하기 때문에 살라의 높은 연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팀이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PSG는 공식적으로 특정 선수를 우위에 두는 대신 팀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정책에 만족하고 있지만, 1년 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이번 여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영입을 시도했다"며 "내년 여름 계약 만료를 앞둔 살라가 점점 더 공개적으로 이적 가능성을 시사해 PSG에 다시 화려함을 가져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퀴프'는 살라의 PSG 이적 가능성에 대해 구단이 부인했다고 설명했지만 "PSG는 네이마르, 리오넬 메시, 킬리안 음바페, 앙헬 디마리아, 세르히오 라모스, 케일러 나바스, 마르코 베라티 등과 같은 고연봉 선수들을 두 시즌간 정리하면서 비용 부담을 덜었다. 이에 따라 재정적 여력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PSG가 살라의 높은 연봉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매체는 "PSG는 이미 살라 영입을 탐색한 적이 있다. PSG는 지난 여름부터 측면 공격수를 찾는 중이다"며 "크바라츠헬리아 영입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여전히 성사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PSG는 몇 년 동안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살라 측과 꾸준히 접촉했으며, 현재 상황은 PSG에 마지막 기회처럼 보인다"고 했다.
PSG의 나세르 알켈라이피 회장과 살라가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살라의 PSG 이적설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알켈라이피 회장은 살라 영입설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소속 언론인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에 따르면 알켈라이피 회장은 최근 던져진 PSG가 살라를 영입하려 한다는 소식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확실히 했다.
그는 "살라는 환상적이고 놀라운 선수"라면서도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는 그를 영입하는 것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모든 클럽들이 살라를 영입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와 관련된 루머(살라 영입설)는 사실이 아니"라면서 PSG가 살라를 영입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현지에서는 리버풀이 살라와의 재계약을 고민하는 이유가 금전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살라 측에서 살라의 활약 및 성과를 새 계약 조건에 반영하길 원하고 있으나, 구단에서는 미적지근한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리버풀이 자신과의 재계약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살라도 리버풀에 실망했다는 것이었다.
매체는 "살라는 자신이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리버풀과의 새로운 계약에는 자신의 경기력과 성과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 중이다. 살라는 자신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살라가 리버풀에 더 높은 조건을 요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살라가 리버풀에 고자세로 나올 이유는 충분했다. 1992년생 살라는 한 달만 지나면 33세가 되는 나이에도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그는 리그 4경기에서 14골 8도움을 기록하면서 득점과 도움 순위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나이가 먹었지만 '회춘'했다는 평가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질주하면서 슬롯 감독 부임 첫 해에 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는 리버풀도 더 이상 살라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리버풀은 판데이크와의 협상을 시작으로 살라 역시 재계약으로 팀에 묶어둘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리버풀은 판데이크에게 재계약을 제안했고, 살라에게도 공식적으로 재계약을 제안할 것"이라며 리버풀이 핵심 선수들과의 재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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