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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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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툭한 파워해머’ 요스바니냐, ‘날카로운 창’ 막심이냐…대한항공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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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폭발력의 요스바니(쿠바)냐, 왼손잡이 이점을 보유한 막심(러시아)냐.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에게 ‘선택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2020~2021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집어삼키는 통합우승 4연패에 성공한 대한항공은 2024~2025시즌 준비 작업에서도 엄청난 행운을 마주했다. 챔프전 우승으로 인해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지명권 추첨에서 총 140개의 구슬 중 단 5개만을 넣었음에도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것이다. 무려 3.57%의 확률을 뚫은 기적의 1순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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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로 지명한 선수는 지난 시즌 삼성화재 소속으로 뛰었던 요스바니. 탄탄한 근육질 몸을 바탕으로 넘치는 파워와 폭발력을 보유한 요스바니는 득점 1위(1068점), 공격종합 7위(50.79%), 서브 1위(세트당 0.546개)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레오와 함께 최고의 외인으로 활약했다. 요스바니는 과거 2020~2021시즌 비예나(現 KB손해보험)의 대체 외인으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통합우승을 함께한 이력도 있었고, 아포짓 스파이커와 아웃사이드 히터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포지션 범용성면에서도 대한항공과 찰떡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요스바니는 시즌 첫 2경기 만을 소화한 채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진단 결과는 우측 회전근개 파열. 회복에는 8주가 소요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요스바니의 공백으로 1라운드를 3승3패, 반타작으로 마친 대한항공은 발빠르게 움직여 대체 외인을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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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 대신 대한항공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만 뛰는 ‘단기 알바’로 V리그에 입성한 막심. 204cm의 신장에 왼손잡이 이점을 살려 오른쪽 측면에서 다양한 각도로 공격을 때릴 수 있는 전형적인 아포짓 스파이커다. 막심 영입 이후 대한항공은 지난 3일 현대캐피탈에 1-3으로 패하기 전까지 5연승을 달리며 정상궤도에 다시 올라섰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의 ‘외국인 및 아시아쿼터 선수 관리 규칙’ 12조(일시교체 및 시즌대체선수)에 따르면 진단서 발행일로부터 2개월 이내로 진단서의 기간이 종료될 시 구단은 일시교체선수 또는 기존(재활)선수 중 선택해야 한다. 요스바니의 진단서 발행일이 11월6일이었고, 8주였으니 대한항공은 이달말인 31일까지 막심과 시즌 끝까지 동행할지,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요스바니와 함께 뛸지를 정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29일 KB손해보험전을 끝으로 3라운드 일정을 마친다. 막심과 적어도 3라운드까지는 함께 뛸 수 있다.

대한항공으로선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고, 머리가 지끈지끈한 고민일 수도 있다. 두 선수 모두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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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가 뭉툭한 해머라면 막심은 날카로운 창이다. 요스바니는 넘치는 힘으로 상대 블로커가 3명이 따라붙어도 힘으로 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서브의 강력함이나 포지션 범용성면에서도 막심보다는 한 수 위다. 플레이 스타일 상 범실이 많고 기복이 있다는 게 다소 흠이다.

막심은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이 선호하는 왼손잡이 아포짓 공격수다. 아포짓 공격수의 경우 오른쪽 측면에서 주로 공격을 하는데, 이때는 오른손잡이보 왼손잡이가 코트를 넓게 바라보며 더 다양한 각도로 공격을 할 수 있다. 막심과 주전 세터 한선수가 호흡이 척척 맞다는 점도 대한항공 관계자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점이다. 다만 막심은 키에 비해 적은 체중(94kg)으로 인해 파워가 약하다. 하이볼 처리 상황에서 쉽게 상대 블로커들에게 막히는 모습이 나온다. 낮고 빠른 백토스 처리에는 장점이 있지만, 리시브가 흔들리거나 수비로 걷어올려진 하이볼 처리에는 그리 큰 강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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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끝까지 함께 할 선수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는 역시 틸리카이넨 감독이다. 3일 현대캐피탈전을 앞두고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라고 묻자 그는 “요스바니는 팀 트레이너들이 최선을 노력을 다해 완벽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잘 준비시키고 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아무래도 틸리카이넨 감독 역시 머릿속이 복잡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두 선수 중에 하나를 고르는 데 있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은 기량과 나머지 팀원들과의 케미스트리 등이겠지만, 또 다른 고려사항도 있다. 대한항공이 요스바니를 선택할 경우, 막심은 대체 선수였기 때문에 나머지 6개 구단이 데려갈 수 있는 대체 외인 풀에 들어갈 수 있다. 안 그래도 올 시즌 외국인 선수의 부상이 잦은 상황이고, 대체 외인들의 기량도 그다지 훌륭하지 않은 상황에서 막심은 최고의 대체 외인이 될 수 있다. 다만 막심을 선택할 경우에는 트라이아웃에서 뽑힌 요스바니는 대체 외인 풀에 들어갈 수 없다. 이러한 규정을 둔 이유에 대해 KOVO 관계자는 “트라이아웃에서 뽑힌 선수가 고의로 태업을 해서 기존 구단에서 퇴출된 뒤 다른 팀에 입단하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인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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