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2아웃 만루, 갑자기 오타니·저지로 교체?…MLB 커미셔너 '황금 대타' 아이디어, 실현 가능성은 '글쎄'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9회 말 2아웃 만루 기회, 갑자기 해당 타석 선수가 앞선 타순에 있는 쇼헤이 오타니나 에런 저지로 교체된다. 야구 게임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일이 현실로 이뤄질까.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황금 대타(Golden At-Bat)'라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3일(한국시간)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황금 대타 아이디어 제안을 보도했다.

디애슬레틱은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구단주 회의 중에 황금 대타 아이디어가 화제에 올랐다고 소문을 냈다. 파격적인 안에 어떤 반응이 나올지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황금 대타 아이디어의 기조는 선발 출전한 타자를 승부처에서 기존 타순과 상관 없이 대타로 활용하는 방향이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디애슬레틱은 "10월 포스트시즌에서 뉴욕 양키스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붙어 연장 10회에 돌입했다. 2사 뒤 오스왈도 카브레라의 타석에서 양키스 벤치가 황금 대타를 쓰겠다며 선발 출전했던 후안 소토를 대타로 내세운다. 그 이상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다"고 밝혔다.

디애슬레틱은 황금 대타 규정의 구체적인 예시도 밝혔다. 언제든지 양 팀이 한 번씩 황금 대타를 쓰는 방안과 7회 이후에 각 팀이 한 번씩 황금 대타를 활용하는 방안, 그리고 9회 또는 연장에서 동점이나 뒤지고 있는 팀만 황금 대타를 투입하는 방안 등을 소개했다.

2023 WBC 대회 결승전 마지막 순간 투수 오타니와 타자 마이크 트라웃의 맞대결은 큰 화제를 모았다. 과연 이런 투·타 장면이 자주 나오는 게 좋을지, 아니면 보기 힘들기에 가치가 더 큰 것일지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디애슬레틱은 "2023년 WBC 일본과 미국의 결승전 9회 2사 뒤 오타니와 트라웃의 투·타 맞대결을 자주 보는 게 좋을까. 아니면 가끔 일어나는 일이기에 더 가치가 있는 걸까"라며 "농구에서는 승부처에서 스테픈 커리, 르브론 제임스 등 특급 스타가 공을 잡고 플레이한다. 메이저리그서도 이런 장면이 자주 나오는 게 리그에 긍정적일까"라고 바라봤다.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 응한 메이저리그 야구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조 매든 전 감독은 "야구는 농구와 다른 종목이다. 야구의 특성을 훼손하는 변화는 진보가 아니다. 변화는 때론 퇴보일 수도 있다. 오타니와 트라웃의 투·타 대결은 흔치 않아서 특별하다. 핼리 혜성을 기다리는 이유와 같다"라며 황금 대타 제도 도입을 반대했다.

물론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그간 추진했던 파격적인 변화가 현실로 이뤄지는 그림이 나오고 있다. 시프트 제한과 견제구 제한은 이미 적용됐고, ABS 판정 도입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황금 대타라는 야구의 본질까지 건들 수 있는 변화까지 현실 야구에 적용된다면 그보다 더 큰 파급력은 없을 전망이다.

사진=AP 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