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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공유·서현진인데…고전하는 기대작 '트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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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트렁크'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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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가 예상밖의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트렁크'는 배우 서현진과 공유가 주연을 맡은 미스터리 멜로다. 한 번도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 없는 두 배우가 멜로 장르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으로 많은 드라마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29일 공개 이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기대했던 멜로가 아니다'라는 불호평이 나오면서, 기대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2015)을 원작으로 하는 '트렁크'는 어느 날 갑자기 호숫가에 떠오른 수상한 트렁크를 둘러싼 이야기로, 그 안에 감춰진 비밀과 함께 베일을 벗는 의문의 사건과 감정의 파고를 그린다. 기간제 결혼이라는 생소한 설정을 바탕으로 하는데, 자극적인 설정에 걸맞은 자극적인 장면도 다수 등장한다. 인간의 외로움, 사랑, 구원 등이 본질적인 이야기이지만, 이처럼 자극적 외양이 먼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특히 기간제 결혼에 공감하지 못하는 시청자의 수가 적지 않다. 서현진이 “결혼 제도와 가치에 도전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장치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트렁크'의 이야기가 성립하기 위해선 기간제 결혼에 대한 시청자의 이해가 필수다. 그러나 기간제 결혼, 혹은 결혼 제공 서비스가 받아들이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야기에 빠져들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설정부터 술술 넘어가지 않으니, '트렁크'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원활히 전달되기 힘든 셈이다.

이런 가운데 베드신이 작품의 매력을 가려버리기도 한다. 초반 회차부터 베드신이 등장하는데, 시청자의 성향에 따라 거부감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

일부 배우들의 연기도 혹평을 받는다. 서현진과 공유를 제외하곤 낯선 얼굴들이 대거 등장하는 '트렁크'. 그중 공유의 전 부인 서연 역할을 맡은 정윤하의 열연이 호평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신예들의 연기가 극에 잘 녹아들지 않으면서 시청자의 몰입을 깬다. 우아하고 진중한 분위기의 '트렁크'엔 어울리지 않는 서툰 연기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분명 '트렁크'만의 매력을 가졌다. '트렁크'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미술과 김규태 감독의 우아한 연출이 돋보인다. 자극적 소재에 장면들이 이어지는데도, 춤을 추듯 우아한 연출이 아름답게 꾸며주며 이를 상쇄한다. 소재와 일부 장면들의 진입 장벽만 넘으면, '트렁크'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명확하게 보이는 작품이다. 서현진과 공유의 열연도 관전 포인트다.

호불호가 갈린다지만, 한국 넷플릭스에서는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트렁크'가 다소 조용히 시청자와 만나는 동안, 또 다른 한국 드라마인 '지금 거신 전화는'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비교군이 됐다. 유연석, 채수빈 주연의 '지금 거신 전화는'은 글로벌 2위(플릭스패트롤 기준), 최고 성적 35개국 1위에 올랐다. '트렁크'는 글로벌 8위, 한국에서만 1위다.

앞서 김규태 감독은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지점에서 베드신이 그 인물의 캐릭터나 상황적 감정선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자극적인 요소로 사용하지 않았다. 적정한 수준으로 촬영했다”고 설명하면서, “기간제 결혼은 두 인물이 만나는 매개체일 뿐이다. 독특한 스타일을 갖춘 미스터리 멜로를 표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박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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