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와의 대립구도에 "수평적 관계 필요"
이기흥 현 회장 대해선 "일방적 소통이 문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4.1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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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하는 유승민(42)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자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원론적인 답변을 전했다. 그는 "복잡한 문제라 서두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회장은 3일 더 플라자 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단일화를)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았지만 필요하다면 하겠다"면서 "다만 단일화에 목매진 않겠다. 다른 후보들과는 차별된 나만의 비전과 철학이 있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공정한 대화를 통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협의가 된다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쉽지 않을 것이다. 난 후보자 중 가장 앞서있다고 생각한다. 단일화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 실시되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는 이기흥 현 체육회장의 3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유승민 전 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등이 출마 의사를 나타냈다.
이번 선거는 전국 228개 시군구 체육회에서 추천한 인사가 선거인단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는 '지정선거인' 제도로 인해 현행 체육회장 선거 방식이 현직 이 회장에게 유리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는 "현재 투표 방식이 지도자, 선수들이 참여하기 힘든 구조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그래도 규정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스포츠인답게 룰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유력한 경쟁 후보인 이 회장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이기흥 회장님에 대해 많이 물어보는 데 신경 쓸 틈이 없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에도 바쁜 상황"이라고 했다.
이기흥 회장은 최근 업무 방해, 금품 수수,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 8년간 이기흥 회장님이 이끄는 체육회를 옆에서 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도 함께 활동했다. 어느 정도 공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파리 올림픽 해단식이 (인천공항 현장에서) 취소되면서 출마 결심을 굳혔다. 이런 것들이 일방적인 소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기흥 회장과 체육회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문체부는 수사선상에 오른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하기도 했다.
3선 도전의 길이 열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세계올림픽도시연합(WUOC) 회의를 마치고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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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와의 관계 개선에 대한 질문에 그는 "체육회와는 수평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며 "(문체부가) 예산을 주기 때문에 간섭하게 된다. 나도 국가 예산을 받아봤지만, 어려운 절차가 있고 감내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잘 아는 탁구도 공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비도 있고 타임아웃도 있다"면서 "체육인의 복지와 예산 증진, 처우 개선을 위해 리더가 꼭 싸워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체육인이 빛날 수 있다면 져줄 때도 있을 것이다. 다만 싸울 때는 확실히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한탁구협회는 스폰서료를 기부금으로 바꿔 받아 탈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 전 회장은 "행정적인 부분에서의 실수다. 스포츠윤리센터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면서 "탁구협회장을 하면서 해외 출장을 가도 개인 후원 티켓을 썼다"고 해명했다.
그는 만 42세로 이번 대한체육회장 후보 중 가장 젊다. 일부에서는 어린 나이가 유권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은 "내 나이는 장점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뛸 수 있다"며 "세상은 초 단위로 바뀐다. 그런 상황에서 능동적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앞으로 체육 원로나 선배들의 목소리도 잘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전 회장은 최근 벌어졌던 안세영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불협화음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선수는 선수의 목소리를 냈고 경기 단체도 나름의 문화와 시스템이 있다"며 "다만 선수와의 소통이 원활했다면 좋은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소통은 내 장점이다. 소통을 기반으로 한 행정이 이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4.1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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