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뜬뜬’의 풍향고가 공개 열흘 만에 도합 천만 조회수를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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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황정민의 여행기 ‘풍향고‘를 향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4일 첫 공개된 유튜브 채널 ‘뜬뜬’의 풍향고는 3일 기준 775만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공개 하루 만에 280만 뷰를 돌파했다. 지난 1일 공개한 2화는 실시간 스트리밍 당시 10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몰려들었으며 순식간에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올랐다. 2화 또한 이틀 만에 400만 뷰 달성을 앞두고 있다.
풍향고는 지난 7월 황정민이 핑계고에 출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유재석과 양세찬, 황정민은 버킷리스트를 언급했고 이중 황정민은 혼자 떠나는 여행에 대한 로망을 밝혔다. 황정민이 어플을 두려워하자 유재석은 “콘텐츠로 애플리케이션 없이 해외 여행을 가보자”고 즉석에서 제안해 여행이 성사됐다. 제목은 황정민은 핑계고를 풍향고라고 잘못 언급한 데서 따왔다.
'풍향고' 1화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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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자리에서 최정상에 위치한 유재석과 황정민의 여행기라는 점에서 풍향고는 방송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파급력은 더 대단하다. 핑계고는 그동안에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인기 콘텐츠지만 이같은 추세는 더 기록적이다. 이동욱이나 조인성·한효주·차태현이 게스트로 출연한 회차가 1000만 뷰를 훌쩍 넘기며 채널 내 1, 2위 조회 수를 달리고 있지만 이는 모두 공개된 지 1년 이상 됐다. 풍향고 1회가 열흘도 안돼 800만 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풍향고는 뜬뜬 채널에서 가장 압도적인 조회 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 또한 1만2000여개를 넘겼다. 댓글이 6000여개인 핑계고 조회 수 1위 동영상에 비해 2배 이상의 수치다.
길이가 짧은 콘텐츠가 각광 받는 숏폼 시대에 풍향고 인기는 이례적으로 꼽힌다. 1, 2화는 각각 1시간28분, 1시간50분 분량으로 거의 2시간에 가깝다. 기존 핑계고도 1시간 내외 분량으로 높은 조회 수를 끌어냈지만 풍향고처럼 2시간에 육박하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숏폼이 콘텐츠 소비 패턴의 주류로 자리잡았지만 누리꾼들은 “영화 한 편 분량인데 오히려 좋다”며 댓글을 통해 열광하는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내가 쇼츠에 길들여진 게 아니라 요즘 예능이 재미없는 것이었다”라고 언급할 정도다.
'풍향고' 1화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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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고는 채널주 유재석과 함께 황정민·지석진·양세찬의 여행기를 담는다. 눈에 띄는 콘셉트는 애플리케이션 없이 여행을 계획하고 떠난다는 것이다. 사전모임에서도 이들은 어플을 이용하지 않고 여행사에 직접 전화해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비행기 탑승 절차를 밟을 때도 남들은 모바일 탑승권으로 빠르게 들어갈 때 A4 종이를 내밀었다. 베트남에 도착해서는 매 순간이 예상을 벗어난다. 공항에 내려 숙소로 택시를 탈 때도 구글 맵을 이용할 수 없으니 우왕좌왕하며 기사에게 설명한다. 목적지를 향해서도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가며 빙빙 돌아간다.
우당탕탕 여행기지만 풍향고만의 차별점이자 인기 요인이기도 하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직접 식당과 카페를 찾다보니 구글 맵에선 검색도 안 되는 맛집을 발견한다. 또한 어플을 통해 환율을 비교할 수 없으니 시내에서 환전소가 보일 때마다 문을 두드린다. 유재석조차 “하노이에 있는 환전소는 다 들리네”라고 혀를 내두른다. 금전적으로 여유로우니 돈도 아낌없이 쓸 것 같은 스타들이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고자 환전에 목을 맨다. 격한 공감과 함께 스타의 소탈한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풍향고' 2화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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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지석진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황정민은 풍향고가 생애 첫 웹예능 고정 출연작이다. 그는 앞서 “난 음식은 아무 거나 먹어도 된다”고 호언장담한 것과 달리 실제 여행에선 자기주장이 강한 모습으로 웃음을 안기고 있다. 유일하게 계획(J)형 인물답게 비행기에서부터 여행 책자를 달달 외우고 의견이 안 맞으면 분노 게이지까지 차오른다.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그의 반전미가 돋보인다. 이같은 활약 덕에 황정민은 현재 투표가 진행 중인 핑계고 시상식의 유력한 대상 수상자로 거론된다.
지석진 또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힘들 법도 한데 짜증은 커녕 웃음이 가득한 지석진은 여행 내내 현지인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어플을 쓸 수 없으니 누군가는 현지인과 소통하고 흥정해야 하는데 지석진은 “난 이런 게 재밌다”며 자처한다. 황정민도 “저 형 없었으면 큰일날뻔 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상대적으로 식탐이 많아 카페와 음식점에 가기 위해 매번 멤버들을 설득하고 환전소나 식당을 방문할 땐 환율을 적용한 금액을 큰소리로 알린다. 누리꾼이 여행객으로서 가장 공감하는 멤버로 꼽히며 실제로 “성격이 너무 좋아서 같이 여행가고 싶을 정도”라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끊임없이 상황을 중재하고 이끌면서도 장난을 치며 웃음을 안기는 유재석부터 불평 없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양세찬까지 멤버들 조합이 어느 여행 예능보다 더 찰떡이라는 반응이다. 아직 2회까지만 공개됐음에도 유튜브 생태계를 휩쓸고 있는 풍향고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지 주목된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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