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 정규 2집 리패키지 ‘ROMANCE : UNTOLD –daydream-’ 스토리텔링 제작 인터뷰
“엔하이픈의 진심을 담은 ‘ROMANCE’ 시리즈 더 오래 기억되길”
“엔하이픈의 진심을 담은 ‘ROMANCE’ 시리즈 더 오래 기억되길”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언제 자신의 사랑을 의심 없이 확신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된 질문은 역설적으로 ‘불안함’과 ‘외로움’을 통해 증명된, 의심의 여지 없는 ‘사랑의 확신’으로 이어졌고, 이는 엔하이픈의 ‘로맨스’(ROMANCE)가 되었다.
경계선(BORDER)을 넘고 수많은 질문과 대답(DIMENSION)의 과정을 거쳐 ‘나’에서 ‘우리’로 영역(MANIFESTO)을 확장해 나간 소년들은 어느덧 청년(Blood)이 되어 사랑(ROMANCE)을 속삭이기 시작했다. 앨범마다 주어진 스토리텔링을 유기적으로 이어나가며 촘촘하게 세계관을 확충해 나가고자 하는 엔하이픈(ENHYPEN)의 전략은 이번에도 유효하게 먹혀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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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의 정규 2집 ‘ROMANCE : UNTOLD’(이하 ‘UNTOLD’)는 발매 후 일주일간 판매 추이를 일컫는 초동 234만 4749장(한터차트 기준)을 기록하며 자체 첫 ‘초동 더블 밀리언셀러’ 타이틀을 품에 안았으며, 리패키지 앨범인 ‘ROMANCE : UNTOLD –daydream-’(이하 ‘daydream’)는 140만 6926장을 기록, 역대 K팝 리패키지 앨범 가운데 최다 초동 판매량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리패키지 앨범으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K팝 아티스트는 엔하이픈을 포함해 단 2팀뿐. 그리고 이 같은 성공 뒤에는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에 대한 호평 덕분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들의 세계관을 이루는 수많은 요소를 ‘엔하이픈’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주체로 취합시키는 ‘스토리텔링의 미학’은 ‘UNTOLD’와 ‘daydream-’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실제 엔하이픈은 다소 뻔해질 수도 있는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적재적소에 맞게 활용, 이들이 그리는 ‘다크문’ 세계관을 확충시키며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 여기에 ‘BLOOD’와 ‘로맨스’ 시리즈부터는 엔진(엔하이픈 팬덤명)과의 소통과 연결감이 더욱 강화된 이야기로 나아가기를 꾀하고 있다.
엔하이픈(ENHYPEN) 정규 2집 ‘로맨스 : 언톨드(ROMANCE : UNTOLD)’ 미디어 쇼케이스가 7월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렸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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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졌을 때의 감정을 엔하이픈과 엔진과의 관계성으로 투사 및 확장시킨 ‘‘ROMANCE : UNTOLD’에 이어 리패키지 앨범 ‘ROMANCE : UNTOLD –daydream-’은 ‘엔하이픈만의 로맨스 시리즈 완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리패키지 앨범의 경우 부제로 활용된 ‘-daydream-’이라는 표현은 화자의 낮시간 즉,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을 ‘한낮’으로 상징해 빨리 밤이 찾아와 이 꿈이 끝나고, 너를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내용을 담으며 로맨스를 더욱 극대화했다.
이에 대해 엔하이픈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하이브 내의 사업 본부 ‘하이브 OSB(Original Story Business)’ 관계자는 “이번 ‘ROMANCE’ 시리즈는 ‘나’의 이야기에서 ‘너’와 ‘우리’로 확장돼 온 엔하이픈 서사의 연속성을 생각하며 작업에 임했다”며 “무엇보다 이번 리패키지 앨범 ‘daydream’은 포스트 팬데믹 이후 엔하이픈과 엔진 이야기의 형상화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ROMANCE’ 시리즈를 기점으로 더욱 ‘엔하이픈스럽고, 엔하이픈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가운데, 리패키지 앨범 ‘daydream-’ 제작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았다.
엔하이픈 정규 2집(‘ROMANCE : UNTOLD’)과 리패키지(‘ROMANCE : UNTOLD -daydream-’) 스토리의 핵심 및 차이는 무엇일까요.
사진 = ‘노다웃’ 뮤직비디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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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시리즈는 정반대 세계에 속한 ‘너와 나의 로맨스’ 즉 사랑에 빠진 감정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전개했습니다. 여기서 ‘정반대’라는 것은 사람은 각자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가 사랑을 통해 만난다는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존재와 사랑에 빠진 상태를 말하기도 하죠. 정규 2집이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리패키지 앨범은 그 사랑하는 이가 곁에 없을 때 느끼는 감정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365일 24시간 곁에 있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죠. 예를 들어 타이틀곡인 ‘노다웃‘’뮤직비디오에서 속 낮 동안 회사라는 공간에 갇혀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죠.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을 ‘한낮’(daydream)으로 상징해 봤어요. ‘낮에 꾸는 꿈’을 뜻하는 ‘daydream’은 단순히 백일몽만이 아닌 꿈속에서조차 느껴지는 연인의 부재, 즉 ‘네가 없는 악몽’을 뜻합니다. 노래 속 화자는 빨리 밤이 찾아와 이 꿈이 끝나고, 너를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죠.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 악몽 속에서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이는 엔하이픈과 팬인 엔진 간의 관계에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늘 소통하고 연결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있어야 하는 순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번 앨범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해 어떤 구상과 작업의 과정들을 거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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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언제 자신의 사랑을 의심 없이 확신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박으로 데이트를 끝내고 헤어지는 연인의 모습을 떠올렸죠.
‘UNTOLD’의 수록곡 ‘Moonstruck’의 가사처럼 달빛 아래 황홀한 시간을 보낸 후 헤어져야 하는 상황 속 연인을 상상해 봤습니다. 연인이 헤어질 때 붙잡았던 손을 놓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죠.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길, 집으로 혼자 돌아가는 그 몇 발자국. 둘이였다가 혼자가 되는 그 순간 가장 큰 외로움을 느끼잖아요. 그러면서 연인은 확신하죠. 이별의 순간은 잠깐이고, 오히려 잠깐의 헤어짐이 전해준 여운이 사랑의 깊이를 확신하게 만들죠.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하는 이의 빈자리를 통해 ‘이렇게까지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구나’라고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함께였을 때의 여운이 남아있는데 그 감정을 온전히 혼자 감당해야 하고, 어쩌면 아주 잠깐이지만 버려졌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죠. 차라리 혼자 였다면 몰랐을 외로움이 내 옆에 있던 사람의 잠깐의 빈자리를 통해 뼈저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 아주 잠깐이라도 헤어지고 싶지 않아’라고 사랑을 확신하는 순간은 그 빈자리가 주는 외로움과 두려움이라고 보았습니다. 그 잠깐의 외로움을 느끼고 싶지 않고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고 열망하는 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욕망과 욕심이지 않을까 싶었죠.
이 외로움은 엔하이픈과 엔진이 느끼는 감정과도 연결됩니다. 콘서트나 위버스 라이브처럼 한정된 시간 동안만 함께할 수 있기에, 그 짧은 이별의 감정에서 더욱 강한 연결과 사랑을 느끼는 것이죠. 이를 바탕으로 ‘daydream’에 담긴 이미지와 감정을 완성했습니다.
멤버들과 스태프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는 대체로 어떤 방식으로 교환되며, 최종적인 결과물로 나오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멤버들이 콘서트, 위버스 라이브, 매체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꼼꼼히 살펴봅니다. 그 안에 당시 멤버들이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거든요.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멤버들의 말과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자연스럽게 앨범 스토리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엔하이픈의 로맨스 시리즈는 이전의 BORDER, DIMENSION, BLOOD 등의 시리즈와 어떤 점에서 연결고리가 있고, 또 차별화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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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의 각 앨범 간 스토리텔링은 엔하이픈의 정체성과 자기 서사의 연속성을 생각하면서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팬들이 아티스트의 성장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앨범을 지속적으로 들어보는 재미를 제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BORDER’와 ‘DIMENSION’ 시리즈가 데뷔 후 세상에 나온 ‘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했다면, 멤버들이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느낀 경험을 반영한 ‘MANIFESTO’ 시리즈부터는 ‘우리’와 ‘너’로 이야기가 확장됐죠. 특히 ‘BLOOD’와 ‘ROMANCE’ 시리즈는 팬들과 직접 만나며 느낀 감정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팬데믹 기간에 데뷔한 엔하이픈은 데뷔 이후 팬들과 직접 만나지 못하다, 첫 번째 월드투어인 ‘매니페스토 투어’를 통해 팬들과 대면하게 됐죠. 이 과정을 통해 팬들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되었다는 엔하이픈의 말에 따라 만들어진 ‘ROMANCE’ 시리즈는 사랑에 빠졌을 때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테마로 구체적이고 몰입도 높은 서사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메시지’보다는 감정을 중심으로 표현하면서 전 시리즈와의 차별화를 두려고 했죠. 여기에 곡마다 구체적인 상황을 상상할 수 있게 하여 몰입도를 높이고, 공감을 주고자 했습니다.
무엇보다 ‘나’만을 생각하던 내가 사랑에 빠져 너를 통해 변화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너에게 뭐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은 물론 질투와 외로움, 이별에 대한 두려움 등 사랑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는지도 함께. 이는 엔하이픈 멤버들이 팬들의 사랑을 느끼며 변화한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스토리 작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진 = ‘데이드림’ 트랙 비디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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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스토리가 가장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시리즈 및 앨범명과 노래제목, 가사입니다. 팬분들이 이런 요소들을 이용해 전체 서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전하고자 하는 것이 전달 됐구나’를 느끼죠. 특히 ‘엔하이픈스럽다’는 반응이 제일 뿌듯합니다. K-pop은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즐기는 장르이기 때문에, 때로는 스토리가 그 배경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럼에도 아주 작은 부분에도 집중해 주실 때마다 앞으로도 ‘엔하이픈스럽고, 엔하이픈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고 다짐합니다.
이번 앨범이 엔진을 포함한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나요?
이번 앨범은 팬(엔진)을 위한 앨범입니다. 정확히는 ‘엔진에게 전하고 싶은 엔하이픈의 이야기’이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오래오래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엔하이픈 앨범은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이번 앨범은 더욱 그런 점들이 강조됐죠.
사랑에 빠진 사람이 느끼는 세심한 감정들을 포착하고자 노력했기에, 보편적인 연인의 이야기로도 공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작과의 연결성도 있기에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의 스토리를 연결해서 즐길 수도 있죠. 앨범의 화자를 ‘사랑에 빠진 한 사람’으로, ‘엔하이픈 멤버’로, 또는 ‘다크문의 캐릭터 중 하나’로 상상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즐겨주었으면 합니다.
사실 조금 욕심을 부리자면 엔하이픈의 진심이 담긴 앨범인 만큼, 팬분들께 조금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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