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징계 효력정지'로 출전한 피겨 대표 1차 선발전서 4대륙선수권 출전권 획득
이해인(사진: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SWTV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후배 선수를 성추행 한 혐의로 대한체육회로부터 3년 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가 법원의 가처분 청구 인용으로 선수 자격을 일시 회복, 8개월 만에 나선 실전 무대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 출전 티켓을 따낸 이해인(고려대)이 경기 직후 입장문을 발표하며 "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해인은 1일 경기도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2025-2026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해 열린 2024 KB금융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TES) 67.04점, 예술점수(PCS) 63.15점, 총점 130.19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가 이어지며 10위(60.45점)에 머물렀던 이해인은 이로써 쵱점 190.64점을 기록, 쇼트 프로그램보다 순위를 5계단 끌어올려 5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내년 2월 국내에서 열리는 ISU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 상위 3위 이내 선수에겐 4대륙선수권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ISU 규정에 따라 올해 7월 1일을 기준으로 만 17세 이상이 돼야 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이해인 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대부분 만 17세 미만으로 연령 제한에 걸렸고, 이해인은 연령을 충족하는 선수 중 우승을 차지한 김채연, 4위 윤아선(이상 수리고)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수를 얻어 대회 출전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연기를 마친 직후 취재진과 만난 이해인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시간은 정말 힘들고도 값진 배움의 시간이었다"며 "이번 복귀전은 단순한 하나의 경기가 아니라 새로운 각오의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로 거듭나겠다"며 "국가대표라는 소중한 자리를 다시 얻어 그 무게를 온전히 짊어지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한 뒤 "나를 끝까지 믿어 주신 팬 여러분께 드리는 진심 어린 사죄의 첫걸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해인은 "피겨선수로서만이 아니라 그저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많이 배우고 느낀 점도 많았다"며 "두 번 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 처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해인은 또 "나도 언젠가 올림픽 무대에 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이제 올림픽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2026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해인은 지난 5월 15~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있었던 국가대표 전지훈련기간에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드러났고, 연맹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이해인의 국가대표 자격을 임시로 정지했다.
그런데 추가 조사 중 이해인이 이성 후배 A씨를 자신의 숙소로 불러 성적 불쾌감을 주는 행위까지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3년 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이해인은 '후배 선수 A와 연인관계였으므로 성추행이 아니다'라며 연맹의 3년 자격 정지 징계가 부당하다고 재심을 신청했다.
하지만 8월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의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3년 자격 정지 징계가 확정됐다.
이해인은 공정위 재심의에서 "피겨 선수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벗고 싶다"며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음주와 연애를 한 것을 반성한다. 평생 뉘우치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이해인 측은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해인은 이번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었다.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은 진행 중이다.
아이스링크에서 훈련하던 중 법원의 가처분 인용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이해인은 "솔직히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인용 소식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너무 서럽게 울었다"며 "그 와중에도 훈련 시간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끝까지 열심히 스케이트를 탔다"고 돌아봤다.
이해인은 그러나 자신과 연맹의 대립 구도가 부각되는데 대해서는 "연맹과 갈등하려던 게 절대 아니다. 개인적으로 억울하고 답답한 부분을 바로잡고 싶었던 마음이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빙상 발전을 위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맹과 더 성숙한 자세로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다"며 "팬분들과 빙상계 관계자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햤다.
[저작권자ⓒ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