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 투표서 101표 중 95표 몰표...”지금 힘든 순간에 있는 누군가가 저를 보고 조금은 위안이 되길”
전문가도, 팬도 그의 MVP 등극을 예견했건만 김도영은 결국 감격에 울먹였다. 2024 시즌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를 평정한 KIA 김도영(21)이 26일 기자단의 압도적인 지지로 올 시즌 프로야구 MVP에 등극했다. 프로에 데뷔한 지 단 3년만이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KIA 김도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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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잠실 롯데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KIA 김도영은 개인 부문별 1위 선수 및 한국야구기자회에서 MVP 후보로 선정된 18명(정해영 김도영 네일 원태인 구자욱 홍창기 오스틴 조수행 곽빈 로하스 박영현 에레디아 노경은 최정 레이예스 하트 데이비슨 후라도) 중 압도적인 득표로 MVP에 올랐다. 기자단 투표 101표 중 95표를 받았다. 김도영의 뒤를 이어 레이예스(3표), 로하스(1표) 하트(1표) 원태인(1표) 순이었다.
이날 김도영에게는 MVP 부상으로 트로피와 The Kia EV9 차량이 수여됐다. 김도영은 “올해 통합우승한 해에 이런 상을 받아서 더 영광이고 더 겸손한 자세로 운동하고 항상 느낌표가 될 수 있게 또 노력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2024 시즌은 명실상부 ‘김도영의 해’였다. 2022 드래프트에서 KIA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김도영은 데뷔 시즌인 2022시즌에 타율 0.237을 기록하며 부진했고 2023 시즌에는 부상으로 84경기 출장에 그쳤다. 하지만 프로 데뷔 3년차인 올해 잠재력을 터트리며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 스타로 발돋움했다. 올해 정규 시즌 141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7(리그 3위) 189안타(3위) 홈런 38개(2위), 40도루(6위), 109타점(공동 7위), 143득점(1위)으로 타자로서 리그 최상위 지표를 달성했다.
올해 김도영은 KBO 역대 주요 기록을 줄줄이 깨트렸다. 리그 초반인 지난 4월 10홈런-10도루를 기록하며 KBO리그 사상 첫 월간 10-10을 달성했다. 이어 전반기에는 2000시즌 박재홍 이후 24년만에 전반기 20-20을 달성했다.
7월 23일 NC전에서는 안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치는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4타석만에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한 건 리그 사상 최초였다. 지난 8월 15일 키움 전에서는 역대 최연소(20세10개월13일) 최소경기(111경기)로 30홈런-30도루라는 대기록에 닿았다.
올 시즌 막바지에는 143득점으로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까지 경신했다. 국내 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38-40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수비 실책이 30개로 많은 것이 흠이었지만, 타석과 주루에서 맹활약하며 KIA의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시상 후 올 시즌 자신의 활약에 대해 김도영은 “80점”이라고 말하며 “수비를 중요시 하는데 실책이 많아서 100점 중 20점을 깎아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올해 김도영의 급부상에는 KIA 이범호 감독의 신뢰와 믿음이 있었다. 앞선 두 시즌에서 김도영은 한 자릿수 홈런에 장타율은 각각 0.362, 0.453이었다. 단타와 도루에 집중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빠른 배트 스피드와 파워를 보고 잠재력을 파악해 “뜬공을 쳐도 되니 높게 띄워서 장타를 노려라”고 주문했고, 그 결과 김도영은 올 시즌 장타와 주루 능력을 두루 갖춘 만능 타자로 탈바꿈했다.
김도영과 이범호 감독./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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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이후 국제 무대에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생애 처음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돼 이달 초 대만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에 출전해 17타수 7안타 3홈런 10타점 타율 0.412 OPS(장타율+출루율) 1.503으로 대표팀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우리 대표팀이 대만과 일본에 패하며 예산 탈락하는 수모 속에서도 김도영만큼은 프리미어12에 온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눈길을 제대로 끌었다는 후문이다.
역대 KBO리그에서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 것은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OB 베어스(현 두산) 박철순이 유일하다.
김도영은 부문별 시상에서도 득점상(143점)과 장타율상(0.647)까지 차지하며 올 시즌 최고의 선수임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김도영은 2개 부문 수상 후 “올 한해 많은 기록을 이룰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특히 득점왕은 제 타석 앞·뒤로 훌륭한 선배님들이 계셔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많은 발전을 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영이 2024 시즌 MVP에 등극하면서 KIA는 전신 해태시절을 포함해 역대 10번째 MVP를 배출하며 삼성(9회)을 제치고 최다 MVP 배출팀으로 올라섰다. 앞서 KIA는 1985 시즌 김성한을 시작으로 선동열(3회), 김성한(2회), 이종범(1회), 김상현(1회), 윤석민(1회), 2017시즌 양현종까지 9번의 MVP를 배출한 바 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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