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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여기는 일본이다, 축하는 대만에 가서…" 샴페인 파티 거절, 우승팀 품격까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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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 우승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WBS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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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 우승 후 시상식을 갖고 있다. /WBS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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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대만야구 역사상 최고의 날이었다. 일본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세계 랭킹 1위’ 일본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연령 제한이 없는 국제대회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대만은 지난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CS)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을 4-0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 8전 전승에 프로선수 참가 기준으로 국제대회 27연승을 질주하던 일본을 침몰시킨 것이다. 성인 레벨 대표팀에서 대만이 일본을 꺾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준결승전 이후 32년 만으로 대이변이었다.

우승 확정 순간 대만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마운드를 둘러싼 형태로 구장 전 방향으로 절을 했다. 대회를 주최 측에서도 우승팀을 위한 샴페인 파티를 준비했다. 구장 내 주차장에 마련된 장소에 샴페인과 맥주가 진열됐지만 단 하나도 뚜껑이 열리지 않았다.

‘자유시보’를 비롯해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측에서 샴페인 파티를 거절했다. 쩡하오주 대만 감독은 “여기는 일본프로야구가 열리는 필드다. 물론 이대로 축하를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 기쁨을 대만으로 가져가 축하하길 바란다”며 패자에 대한 배려를 보였다. 보도에 의하면 일본 측에서도 대만에 샴페인 파티를 권유했지만 대만은 ‘폐가 된다’며 상대방에 대한 존중으로 거절했다고 한다. 대만은 라이칭더 총통이 대표팀에 우승 축전을 보냈고, 선수단 귀국 후 리셉션과 우승 퍼레이드를 열기로 했다.

쩡하오주 감독은 그 전날(23일) 슈퍼 라운드 일본전을 앞두고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선발투수를 바꿔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도 재차 사과했다. 23일 낮에 열린 경기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이기며 대만은 이날 밤 일본전에 관계없이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그러자 대만은 미리 예고한 선발 린위민 대신 천보칭으로 바꿔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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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 우승 후 기뻐하고 있다. /WBS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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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쩡하오주 감독. /WBS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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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하오주 감독은 “일본과 멋진 경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선발 린위민이 훌륭하게 던졌고, 뒤이어 나온 투수들도 승리에 기여했다. 선발을 바꾼 결정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2000달러 벌금까지 물고 결승전으로 미룬 린위민이 4이닝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장이(3이닝 2피안타 3탈삼진), 천관위(1이닝 2탈삼진), 린카이웨이(1이닝 1피안타)로 이어진 불펜까지 무실점으로 일본 강타선을 봉쇄했다.

타선에선 5회 린자정이 일본 선발 토고 쇼세이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천제셴이 스리런 홈런을 폭발해 승기를 대만 쪽으로 가져왔다. 천제셴은 이번 프리미어12에서 7경기 타율 6할2푼5리(24타수 15안타) 2홈런 6타점 OPS 1.617로 맹타를 치며 대회 MVP를 차지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만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프리미어12.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도 25일(한국시간) 이 소식을 전하며 ‘시니어 레벨의 주요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는 대만이 우승할 거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진출은 2013년 한 번뿐이었고, 2023년에는 조 최하위로 처져 내년 2월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프리미어12에서도 메달을 획득한 적이 없고, 이 대회의 전신인 야구 월드컵에서도 2001년 동메달을 획득한 게 마지막이었다. 대만 대표팀의 역대 최고 성적은 1992년 올림픽 은메달이었다’며 대만의 첫 우승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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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 우승 후 기뻐하고 있다. /WBS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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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준우승으로 마친 일본야구대표팀이 시상식을 갖고 있다. /WBS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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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만이 결승전에서 국제대회 27연승을 달리고 있는 일본과 마주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미 경기가 끝났고, 금메달은 결정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의 마지막 패배는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 라운드 미국전이었다’며 ‘한없이 작아 보였던 가능성이 현실이 됐다. 일본을 단 4안타로 막고 4-0 완승을 거두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일본의 연승 행진이 끊기자 홈팬들은 침묵에 빠졌고, 원정팬들은 열광적인 환호성을 터뜨렸다. 아마도 국제 야구 역사상 가장 놀라운 이변일 것이다’고 전했다.

쩡하오주 감독은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고, 모두에게 의미 있는 순간이다. 우리가 이룬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고 기뻐하며 “일본 야구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는 게 우리가 원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일본 상대로 이겼고, 조금 더 가까워졌지만 한 번의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더 나은 팀이란 걸 안다.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며 일본에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WBC 1라운드에서 5위로 최하위였던 대만은 내년 2월 2026 WBC 지역 예선이 예정돼 있다. A조에 속한 대만은 홈 타이페이에서 남아공, 니카라과, 스페인을 상대한다.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하며 2~3위는 본선 자리를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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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 우승 후 기뻐하고 있다. /WBS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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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 우승 후 기뻐하고 있다. /WBS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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