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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가족, 가장 완벽한 속재료"…'대가족', 106분의 온기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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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김다은기자] "추운 겨울, 저희 영화가 따뜻한 만둣국 한 그릇만큼의 역할만이라도 했으면 합니다." (김윤석)

올 연말, 진짜 가족에 대(對, 대할 대)한 작품이 찾아온다. 평범하지만 특별하고, 웃음 가득하지만 어느새 눈물샘이 국물처럼 고이는 영화 '대가족'이다.

배우 김윤석과 이승기의 부자연기부터 양우석 감독의 뻔하지 않은 스토리텔링, 아역들의 짙은 감정선과 장르의 충실성까지, 꽉찬 속 재료로 106분을 모락모락 피워낸다.

"피가 통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잘난 모습보다 약한 모습을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결국 가족이 아닌가 느껴졌으면 했습니다." (김윤석)

영화 '대가족'(감독 양우석) 측이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언론, 배급 시사회를 열었다. 배우 김윤석, 이승기, 박수영, 양우석 감독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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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大)감동 가족 코미디

'대가족'은 가족 코미디다.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 분)의 이야기. 평만옥 사장과 손주들의 동거 서사다.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금쪽같은 아이들이 평만옥에 넝쿨째 굴러오며 시작된다. 민국과 민선이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결국 평만옥에 도착하는 것.

앙숙 부자 케미와 서사는 아이들의 등장과 함께 터진다. 함무옥은 자신의 핏줄이라 주장하는 남매를 쌍수 들어 반기고, 함문석은 역대급 고난을 겪는다.

양우석 감독이 집필한 스토리다. 양 감독은 '변호인'(1,137만), '강철비'(445만)의 연출자. 그가 "캐릭터 설계에만 약 1년"의 공을 들인 작품이다.

다소 무거웠던 전작들과 달리, '대가족'의 분위기는 따뜻하고 밝다. 양 감독은 "전작부터 '대가족' 모두 각 시기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시간적 배경은 2000년대. 양 감독은 "20세기와 21세기의 경계선에서 21세기 우리들이 우리 사회 가족의 변화를 보는 건 어떨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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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자 앙숙 케미

김윤석이 '함무옥'의 옷을 입었다. 화를 의인화한 인물로 세상 누구보다 짠돌이다. 하지만 민국과 민선에게는 웃음부터 지갑까지 활짝 핀다.

실제 무옥은 전쟁고아로, 세상의 풍파를 모두 겪는다. 김윤석은 "혼자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틴다. 그에 집착하니 화가 많고 결핍이 많다"고 부연했다.

이승기는 '함문석'을 연기했다. 문석은 주지스님이자 함무옥의 아들이다. 미래가 총망한 의대생이었으나, 어머니의 죽음으로 돌연 스님의 길을 걷는다.

부자 케미는 단연 극의 중심 서사다. 보수적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 이후 절에 들어간 아들. 두 사람이 유일하게 대면하는 날은 조상의 제삿날이다.

촬영 현장은 부자 관계와 반대로 화기애애했다. 두 사람은 합천, 광주, 원주 등 전국을 돌았다. 이승기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선배님을 바라보며 끌리는 대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김윤석 또한 "이승기가 흡수력이 좋고 적응력도 뛰어나다"며 "상대 배우의 연기에 대한 리액션과 순발력이 좋다. 쑥 빠져들게 되더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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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운 같은 만남

가족의 온기는 클라이맥스를 향해가며 더 깊어진다. 일례로 '아이에게 부모는 우주다. 부모에게 아이는 무능한 신이다. 하지만 부모는 그 신을 간절하게 섬긴다'는 대사는 가슴을 울린다.

이승기는 "촬영 당시에는 '무능한 신을 간절히 섬긴다'는 뜻이 잘 와 닿지는 않았다. 아이가 태어난 걸 보니까 그 말이 맞더라. 따뜻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부자관계가 살갑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부모님과 돈독해졌다. 이해할 수 있는 지점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아역 캐스팅이 신의 한 수였다. 민국(김시우 분)과 민선(윤채나 분)의 등장은 '대가족'의 무게감을 조율한다. 두 아이들은 순수한 미소부터 깊은 감정까지 섬세하게 완수했다.

이승기는 "아역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였다. 그 둘의 존재만으로도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몰입이 됐다"고 했고, 김윤석 또한 "에너지원이었다"고 표현했다.

양 감독이 공들인 캐스팅이었다. 그는 "아역 오디션 데이터를 다 보고 15~20명을 뽑아 오디션을 봤다"며 "진짜 남매가 와있는 느낌이었다 천운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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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에 대(對)하여

궁극적으로 영화는 관객에게 '가족'에 대해 질문한다. 나는 누구의 가족이며, 무엇이 가족인지, 가족을 다시 생각하고 깨닫게 한다.

양 감독은 "인류가 가장 보수적으로 변한 게 가족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가족의 형태가 급격하게 변했다"며 "가족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고 요약했다.

다만 영화의 메시지에는 말을 아꼈다. 양 감독은 "감히 영화가 관객에게 메시지를 주입하는 건 지양하고 있다"고 강하게 힘을 줬다.

"우리가 함께 고민해 봤으면 하는 건, 가족을 구성하기가 힘든 사회라는 것이죠. '가족을 만들고 확장되고 화목해지기 위해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하지 않을까'에 대한 내용이 조금 묻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승기는 "연말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김윤석은 "따뜻한 만둣국 한 그릇 역할만이라도 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양 감독 또한 "영화의 주요 소재 만두처럼, 작품 속 많은 레이어들이 하나의 만두 피와 소처럼 따뜻하고 맛있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영화는 다음 달 11일 개봉한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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