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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또 좌절 그래도 웃는다…SSG 박종훈 "다시 초심으로, 5선발 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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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후배들 덕분에 2군서 힘 얻어"

뉴스1

SSG 랜더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 ⓒ News1 문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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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문대현 기자 = 박종훈(33·SSG 랜더스) 인천 야구팬들이 '아픈 손가락'으로 생각하는 투수다.

2010년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데뷔한 후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으나,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대로 쭉 순항하나 싶었지만, 2021시즌 전반기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활약이 끊겼다.

2022년 7월 복귀한 박종훈은 예전 같지 않은 투구에 불펜투수로 밀렸다. 2023시즌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으나 18경기 2승6패 평균자책점(ERA 6.19)이라는 초라한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절치부심해 시작한 2024시즌도 반전은 없었다. 10경기 1승4패 ERA 6.94로 오히려 기록이 더 나빠졌다. 어느덧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 팬들의 기대도 서서히 사그라졌다.

그러나 박종훈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성적에 자존심이 많이 상하지만, 프로 선수로서 어느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만은 여전하다.

박종훈은 지난 2024시즌은 뒤로 하고, 다가올 2025시즌을 위해 다시 랜더스필드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홈구장에서 마주한 박종훈은 "솔직히 요즘 운동이 정말 힘들다. 체중 관리를 위해 평소에 하루 한 끼만 먹는데 요즘에는 세 끼 다 먹어도 살이 안 찐다. 85~87㎏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동을 열심히 하는 만큼, 회복에도 신경쓰고 있다. 이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도 안 쉬고 무리해서 운동했다. 근육을 키워 힘이 붙어야 공이 더 좋을 것 같았다"며 "그러나 내 몸에 맞지 않는다고 느꼈고, 회복과 기술 훈련에 보다 중점을 두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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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초 SSG 선발 박종훈이 역투하고 있다. 2023.7.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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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후 SSG와 5년 총액 65억 원에 계약한 박종훈은 고액 연봉자에 속한다. 그러나 2군에 오래 머물면서 올해 연봉도 대폭 삭감됐다. 1군 등록 일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종훈은 2군에서의 생활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1군에서 성적이 안 나왔지만, 2군에서는 다승왕(7승3패), 평균자책점왕(1.95)을 노릴 만큼 공이 좋았다. (조)형우나 (신)범수 등 내 공을 받는 포수들이 '공이 뱀처럼 휜다. 절대 못 칠 공'이라고 힘을 줬다. 덕분에 힘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배 중에선 (김)성현이형에게 특히 조언을 많이 받았다. 성현이형은 '네가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정말 직설적으로 지적해 준다. 오히려 그것이 내게 동기부여로 작용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2015년부터 주전급으로 도약한 박종훈은 올해 성적이 가장 좋지 않다. 자신도 이를 잘 안다. 그러나 어느덧 고참급이 된 상황에서 자신의 기분을 다 드러낼 순 없다.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은 목표가 있다.

그는 "내 표정이 어두우면 후배들이 보고 배운다. 일부러라도 더 밝게 하려고 노력한다"며 "팀의 지도자, 동료, 프런트 모두가 도와준다. 아내와 장모님의 관리도 지극정성이다. 나는 이제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SSG는 내년 선발 로테이션에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자원이었던 오원석이 KT 위즈로 떠났기에 선발진의 한 자리가 빈다. 이를 두고 문승원, 박종훈, 송영진 등이 경쟁한다.

박종훈은 "선발 후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무조건 5선발이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올 초까지만 해도 해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지만, 이젠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될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 2군행이 두렵지도 않다. 다 내려놓고 다시 초심을 갖고 공을 던져 보겠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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