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포 메가 빠진 정관장에 3-0 승
블로킹 압도… 김연경 20점 펄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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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과 정관장의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0일 대전 충무체육관. 정관장은 지난 8일부터 현대건설-흥국생명-현대건설-흥국생명을 만나는 ‘고난의 4연전’을 치르고 있다. 두 팀과 더불어 ‘3강’으로 평가받은 정관장이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치른 3경기 결과는 모두 패배였다.
팀 분위기 반등을 위해선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났다.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인 메가(인도네시아)가 허벅지 근육통으로 이날 경기에 결장한 것. 메가의 빈자리는 토종 아포짓인 이선우 기용으로 메우기로 한 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장기 레이스니까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지막에 웃자’고 당부했다. 오늘이 딱 연패를 끊기 좋은 날 같다. 멋진 승부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메가의 결장 소식을 들은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상대 주요 선수가 빠졌을 때 오히려 졌던 기억이 많다. 제발 모든 팀이 건강해서 풀 멤버로 경기를 치렀으면 한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메가가 빠지면서 준비한 경기 청사진이 흔들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두 사령탑의 엇갈린 표정. 결과는? 고 감독의 자신감은 허장성세였고, 아본단자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막 7연승을 달리고 있었던 흥국생명. 매 세트 고비는 있었지만, 이를 뒤집어내는 힘이 있었다. 이는 화려한 공격이 아닌 끈질긴 수비와 어택 커버, 유효 블로킹 등의 기본기 덕분이었다. 목적타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공격 패턴을 단순화시킨 뒤 블로킹을 만들어내거나 유효 블로킹으로 수비를 용이하게 한 뒤 받아내 반격해내는 모습에서 흥국생명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나왔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유효 블로킹 21-11 우세, 디그 성공 53-44 우세에서 이날 승부는 결정됐다.
여기에 ‘배구여제’ 김연경(사진)의 존재감은 이날도 승부처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선 3세트 후반. 21-21 동점 상황에서 김연경이 혼자 공격 4개를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상대 블로킹이 붙으면 연타 페인트로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고, 연타 대비가 확실할 땐 시원한 강타로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56.67%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양팀 통틀어 최다인 20점을 몰아친 김연경의 결정적인 클러치 활약을 앞세워 흥국생명은 3-0(25-16 25-21 25-22) 완승을 거뒀다.
개막 8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승점 23으로 2위 현대건설(승점 20, 7승1패)와의 격차를 벌렸다. 반면 정관장은 ‘고난의 4연전’을 전패로 마무리하며 4연패의 늪에 빠졌다.
김연경은 “비시즌 때만 해도 ‘우리 팀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지워내지 못했는데,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며 서로 이해하고 맞춰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좋아진 덕분에 개막 8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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