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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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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홈런-40도루로 KBO리그 초토화→한국시리즈 우승→프리미어12 3홈런 10타점까지...2024년은 ‘김도영의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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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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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야구팬들에게 그야말로 ‘김도영의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 3년차 시즌에 자신의 잠재력을 대폭발시키며 정규리그 MVP 수상자 명단에 이미 김도영 이름 석자 중 ‘김도여’까지 써놓았다. 가을엔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프리미어12 2024에서도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쳐보이며 자신의 올 시즌 맹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2022년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KIA의 1차 지명을 받았다. KIA는 당시 연고지 내 고3 졸업반에 김도영과 문동주(광주 진흥고)라는, 투타 최대어 신인들이 함께 있었다. 두 선수를 두고 고민하던 KIA의 선택은 김도영이었다. 그리고 문동주는 전국 단위 1차 지명이 가능했던 한화의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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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김도영이 로진을 묻히며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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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을 두고 팬들은 ‘문김대전’이라 부를 정도로 두 선수의 프로에서의 활약은 계속 비교가 됐다. 신인이었던 2022년은 김도영의 근소 우위. 그러나 문동주가 2년차 시즌인 2023시즌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한 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멤버로 금메달을 차지해 병역혜택을 받게 되면서 문동주가 다시 우위를 점하게 됐다. 김도영은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전반기를 날리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드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3년차 시즌인 2024년 들어 ‘문김대전’은 압도적인 김도영의 우위로 180도 바뀌었다. 4월에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하더니 시즌 내내 각종 대기록을 세우며 ‘김도영 신드롬’을 일으켰다. 2024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 아쉽게 국내 선수 최초의 40-40 클럽 달성은 홈런 2개가 모자라 실패했지만. 역대 최연소 30-30 클럽 달성에 단일 시즌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우는 등 역대 모든 선수를 통틀어도 가장 찬란한 3년차 시즌을 보낸 김도영이다. 정규리그 MVP도 이미 예약한 상태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은 0.235(17타수 4안타)로 낮았지만, 1홈런 5타점 OPS 0.821을 기록하며 KIA의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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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6회말 대한민국 공격 2사 1루 상황에서 김도영이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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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에게 올 시즌 남은 마지막 경기 일정은 프리미어12 2024. 대회 전부터 해외 언론들도 김도영에게 주목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8일(한국시간)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 8인 중 한 명으로 김도영을 소개하며 “김도영은 놀라운 2024시즌을 보냈고,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KS)에서도 팀 우승에 공헌했다. 김도영은 38홈런과 40홈런으로 시즌을 마감하며, KBO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을 세웠다. 97경기 만에 100득점을 채우며 KBO 최연소·최소 경기 기록도 경신했다. KBO리그의 전설인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작성한 최연소 한 시즌 100득점 기록을 바꿔놨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어12를 개최하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도 김도영을 가리켜 ‘천재 3루수’라고 불렀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기대를 받는 상황이 부담으로 다가올 법 했지만, 김도영은 전혀 움츠러들지 않고 자신의 천재성을 만천하에 알렸다. 18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투런포 포함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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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에 앞서 류중일 감독과 김도영이 주먹을 맞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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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의 이번 프리미어12 최종 성적표는 타율 0.417(17타수 7안타), 3홈런, 10타점. 안태 7개 중 장타가 5개(2루타 2개, 홈런 3개)일 정도로 장타본능을 거침없이 발휘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무려 1.503이었다.

비단 공격만 잘 한게 아니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김도영은 실책 30개를 범했다. 리그 1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그러나 이번 프리미어12에서는 수비에서도 빛났다. 뛰어난 순발력으로 강한 타구를 여러 차례 잡아내며 약점마저 지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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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가 현직 메이저리거들이 다수 참여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비해 다소 수준이 떨어지긴 하지만, 김도영의 활약이 폄하될 이유는 전혀 없다. 이번 대회 첫 홈런을 때려낸 상대가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에 오른 쿠바의 리반 모이넬로였다. 쿠바전에서 멀티포를 쏘아올리며 한국의 첫 승을 이끈 김도영은 일본전(4타수 무안타), 도미니카공화국전(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호주전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을 퍼부으며 한국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결정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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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대한민국과 쿠바의 경기에서 8대 4로 승리한 대한민국 김도영 등 선수들이 기뻐하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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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첫 경기 대만전 패배의 충격을 딛지 못하고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KBO리그를 평정한 슈퍼스타 김도영이 국제무대에서도 중심타자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6 WBC에서 메이저리거들을 상대로 홈런포를 펑펑 때리고, 마음껏 누상을 누비는 김도영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렇게 이번 프리미어12 2024는 향후 10년은 대표팀 중심타선을 책임질 천재를 얻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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