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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금윤호의 현장감] '레전드' 지소연 "연맹과 싸우려고 시상식 만든거 아냐...처우-환경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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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14일 WK리그 시상식 시작 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지소연(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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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 '리빙 레전드' 지소연(시애틀 레인)이 WK리그 환경 변화와 선수들을 위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소연은 14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KPFA)에서 주최한 2024 WK리그 시상식 시작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여자축구연맹에서 개최하는 시상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진행된다. 그래서 선수협과 우리 선수들만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며 이날 시상식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협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지소연은 "(이번 시상식은) 선수들이 직접 투표해서 뽑는다"며 이번 시상식의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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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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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선수협 어드바이저로 활동 중인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 윤영글도 "연맹이 시상식을 마련해주기는 하는데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 달라) 오늘 같은 시상식이 나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도 동기부여가 되고 '내년에 더 열심히 해야지'하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WK리그만을 위한 시상식 개최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선수협 이사인 김혜는 "내가 WK리그에 데뷔할 때 시상식이 아예 없었는데 그 때는 그걸 당연시 했다. 구기종목 중에 여자축구만 시상식이 없었다"면서 "그동안 시상식이 없던 문화가 익숙했는데, 시대가 많이 바뀐 만큼 (여자축구도) 바뀌지 않으면 다음 세대의 발전도 어렵다"며 국내 여자축구 현실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어 김혜리는 WK리그 환경에 대해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일정이 짜여졌으면 좋겠다. 우리 팀의 경우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스케줄도 있었는데 말도 안되는 스케줄이었다.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존중 받지 못한다고 느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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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여름 오후 4시에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경기장 조명이 없어서 이 시간밖에 안된다고 하는데, 덜 더운 시간에 경기를 하는게 필요하다. 그런 시간대에 경기를 하면 선수들이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베 아이낙(現 고베 레오네사·일본)에서 프로 데뷔한 뒤 첼시FC위민(잉글랜드) 수원FC위민를 거쳐 미국 NWSL 시애틀에서 뛰고 있는 지소연은 "WK리그가 2009년에 출범했는데 최고 연봉이 10년째 5천만 원으로 제자리 걸음"이라며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떨어지고 축구를 하려는 딸을 가진 부모도 이런 여건이라면 배구나 농구, 골프를 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WK리그는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시 최소 연봉 3천만 원이지만, 4차 지명 이후 선수라면 2천 만원을 받는다.

끝으로 지소연은 "(WK리그) 초기에는 TV 중계도 하고, 스폰서도 있었는데 지금은 환경이 오히려 더 열악해졌다"고 전했고, 김혜리는 "(오늘 시상식이) 연맹과 싸우려는게 아니다. 합심해서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며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도 처우 개선을 다시 한번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KFA),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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