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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11일 휴식일을 맞이해 다 같이 식사를 했다. 투수 임찬규(LG 트윈스)가 제안해 마련된 자리였다. 임찬규는 대표팀에 합류하자마자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해 KBO 관계자들은 연일 그의 성품을 칭찬하고 있다. 임찬규를 비롯해 주장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LG) 투수 고영표(kt 위즈) 등 베테랑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힘내서 좋은 성적을 내자는 의미로 밥을 사기로 했다. 선수들의 뜻을 전해 들은 KBO가 절대 선수들이 지갑을 열지 못하게 막고, 회식비를 지원하면서 베테랑 선수들이 한턱내지는 못했으나 '2024 프리미어12' 대회를 앞두고 꼭 필요했던 단합의 장이 펼쳐졌다.
주장 송성문은 일본 야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떠올리게 했다고. 오타니는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 선수단을 하나로 이끌며 대회 전승 우승 역사를 썼는데, 당시 오타니와 또 다른 베테랑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같이 선수단 회식을 추진하고 밥값까지 계산하면서 사기를 끌어 올렸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었다.
김도영은 "성문이 형이 선수들 모아놓고 서서 한마디 이야기하더라. 오타니처럼"이라고 입을 열며 웃었다. 하지만 송성문이 선수단에 던진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김도영은 "여기까지 왔으니까. 한국 야구 강국을 되찾자고 말을 멋있게 하더라. 그래서 좀 형이 달리 보였다. (한국시리즈를 치렀던) 선수들이 다 합류해서 진행한 첫 회식이었는데, 그 한마디로 약간 똘똘 뭉쳤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송성문은 "(임)찬규 형이 주도했는데, 식사비는 KBO에서 지원해 주셨다. 한식 고깃집이었는데 맛있더라"라고 후기를 들려줬다. 젊은 대표팀을 이끄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뽑혀 설레는 마음도 크고, 이렇게 좋은 팀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나에게는 값진 경험인 것 같다. 주장을 맡았는데, 나 역시 대표팀에 처음 뽑혀 적응하고 있다. 야구장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기 위해 선수들과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했고, 그런 점이 잘 어우러진 것 같아서 대회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수 박동원은 이 자리가 더 소중했다. 1990년생인 박동원은 그토록 꿈꿔온 태극마크를 이번에 처음 달았다. 대표팀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부터 '세대교체'를 모토로 나이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에 소집하고 있는데, 류중일 한국 감독은 베테랑 포수의 필요성을 절감해 박동원을 와일드카드처럼 데려왔다.
박동원이 대표팀에 합류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투수들과 친해지는 것이었다. 호흡을 맞춰본 투수가 거의 없는 상태였기 때문. 어린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다가올 수 있도록 친근하게 대하면서 빨리 친해지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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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박동원은 회식비를 내려고 했으나 KBO의 만류에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우리가 정중하게 KBO에서 저번에 식사비를 지원해 주셔서, 이번에는 그냥 우리끼리 선수들이랑 매니저님 모시고 식사를 하려 했다. 선배들이 그냥 후배들이랑 잘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우리가 원래 계산하려 했고 정중하게 매니저님께 전달했다. 정중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정중하게 거절을 당해서(웃음) 또 KBO가 지원해 주셔서 선수들끼리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KBO에 감사를 표했다.
베테랑들이 원했던 대로 팀 사기는 제대로 올라왔다. 내야수 문보경(LG)은 "분위기 자체는 다 같이 으쌰으쌰 하는 것 같다. (프리미어12는) 진짜 조금 메이저 대회이지 않나. 또 거의 대부분 처음 나온 선수들이 많으니까 더 해보려고 하는 게 큰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은 꼭 슈퍼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도쿄돔에 입성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려면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리는 대만과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첫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한국은 사이드암 고영표, 대만은 좌완 린위민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박동원은 "꿈꾸던 대표팀인데, 우리 선수들끼리 잘 지내고 분위기도 좋은데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일본까지 진출한다면 진짜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까지 간다면 정말 감격스러울 것 같다. 진짜 우리 선수들은 일단 도쿄로 넘어가고 싶다. 지금 기대도 많으실 것 같고, 어떻게든 다 같이 한마음으로 잘 뭉쳐서 좀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좀 이야기를 했다. 또 즐겁게 밥도 잘 먹었고, 이제 우리가 먹은 만큼 힘을 쓰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B조 6개국 가운데 상위 2위 안에 들면 도쿄돔에서 열릴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4연전을 치른 뒤 하루를 쉬고 18일 호주와 오프닝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오프닝라운드 성적에 따라 19일 이동일의 행선지가 바뀐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면 일본행, 탈락하면 한국행이다. 한국은 반드시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일본 도쿄돔에 입성하고자 한다. 한국을 포함한 프리미어12 경기는 SPOTV PRIME과 SPOTV NOW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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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7시 30분 대만전(원정)
14일 오후 7시 쿠바전(홈)
15일 오후 7시 일본전(원정)
16일 오후 7시 30분 도미니카공화국전(홈)
17일 휴식일
18일 오후 1시 호주전(홈)
19일 이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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