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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조이人]② "'오징어게임' 시즌2, 부담 컸지만 큰 만족…시즌3로 나눈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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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진행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간담회…11월 13일 엠바고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오징어 게임'이 시즌2와 시즌3로 돌아온다. 가장 많은 노력을 쏟았고,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시즌2"라고 한 황동혁 감독의 자신감이 이번에도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특히 더욱 커진 스케일과 다양해진 게임,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의 열연은 '오징어 게임' 시즌2를 더 많이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지난 8월 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은 '오징어 게임' 시즌2의 공개일과 시즌3 공개 확정이 발표된 날로, 현장에는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대표가 참석했다. 제작진은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둘러싼 취재진의 궁금증에 솔직하게 답을 하는 가운데, 11월 13일까지 엠바고(보도 유예)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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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간담회에서 대답을 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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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26일 공개되는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공유를 비롯해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다윗, 최승현(탑), 노재원, 조유리, 원지안 등이 합류했다.

전 세계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시즌1에 이어 3년 만에 돌아오는 만큼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 게임부터 출연자까지, 하나씩 베일을 벗을 때마다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다만 캐스팅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상당하다. 마약 논란을 일으킨 탑이 출연하기 때문. 친분에 의한 캐스팅이 아니냐는 날선 시선이 팽배한 가운데, 시즌2와 시즌3로 돌아올 '오징어 게임'의 다음 이야기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또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음은 황동혁 감독(이하 황), 김지연 대표(이하 김)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넷플릭스 시리즈의 시즌2 대부분 시즌1에 비해서 아쉬운 성적을 내면서 시청자들의 기대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시즌2를 잘 만드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렵다고 생각하나? 시청자들의 높아진 기대 외에 제작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따로 있을 텐데 이번에 준비하면서 느낀 어려움은 무엇인가?

황 "시즌1이 그만큼 재미있고 좋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 기대를 뛰어넘는 시즌2를 만든다는 게 사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의 크리에이터에게도 쉬운 일은 아닐 거로 생각한다. 다른 해외 작품을 봐도 시즌1을 넘는 시즌2나 시즌3가 많이 안 나오고 있기도 하다. 저도 시즌2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평가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다른 모든 창작자가 느끼는 것만큼 시즌2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만들면서 경험을 했다. 그만큼 기대치가 너무 높으므로 그걸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심했다. 하지만 제 인생에서 제가 작품에 바칠 수 있는 노력을 이 작품에 제일 많이 쏟은 것 같다. 지금까지 나온, 후반 작업을 하면서 확인한 결과물로는 충분히 그 노력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저만의 노력뿐만이 아니라 많은 스태프, 배우들의 노력도 그 안에 제대로 나왔다고 생각을 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시즌2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러분들의 냉정한 평가를 나중에 받게 되겠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물을 여러분들 앞에 내놓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다시 한번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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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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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공유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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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은 인간 사회의 경쟁, 갈등이 압축돼 있었다. 시즌1의 끝에는 생존을 넘어선 인류애가 있었다면 시즌2는 어떤 점에 맞닿아 있나. 우리 사회나 조직의 화합은 아닌지, 그런 차원에서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이전보다 협동심을 요구하는 그런 게임이 좀 더 많아졌다고 볼 수 있나?

황 "시즌2, 3를 통틀어서 얘기해야 이 작품의 주제를 얘기할 수 있기는 하다. 시즌1이 나왔을 때도 '왜 이렇게 이게 인기가 많냐'고 많은 기자분이 물어보시면 "세상이 '오징어 게임'의 속 세상만큼 살기가 힘들어져서가 아닐까요? 그래서 더 공감이 가는 게 아닐까요?"라는 말씀을 드렸다. 그로부터 또 3년이 지났는데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드는 것 같다. 한국도 마찬가지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고 기후위기는 더 심해지고 있고, 빈곤의 문제나 양극화의 문제도 그렇다. 전 세계적으로 각 나라 안에서, 또 나라끼리의 갈등과 전쟁도 훨씬 더 격화되고 있다. 시즌2와 3, 다음 이야기에서는 과연 우리가 이 나빠지고 있는 세상을 뒤바꿀 힘이 있는가, 우리에겐 그럴 능력이 있는가, 우리가 그럴 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한번 던져보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제가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라는 얘기를 진지하게 한번 해보고 싶었다. 게임은 협동을 요구하는 게임들이 꽤 나온다. 시즌1보다 시즌2에 서로가 서로에 대해 뭔가를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더 많아서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게임 안에서 펼쳐질 수 있을 것 같다."

- 시즌1에서 일부 폭력적인 장면에선 불편하다고 느끼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윤리성, 다양성의 요구도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은데, 제작하면서 윤리성과 다양성을 어떻게 담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황 "'오징어 게임' 속에서 표현되는 폭력들, 살인들, 탈락한 자에게 주어지는 가혹한 사형이라는 벌칙들이 사실 다른 콘텐츠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폭력이다. 특히나 되게 리얼한 방식의 폭력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게 이 사회의 경쟁에서 낙오된 자들에게 가해지는 시스템의 형벌이다. 그들을 방치하면서 그들이 받는 고통이 있고 그런 것들을 제거, 탈락이라는 느낌으로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폭력이다. 연쇄살인범이 나와서 누군가를 살해하는 류의 리얼한 폭력보다는 덜 폭력적이라고 저는 생각했다. 조금 다른 차원에 있는 폭력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시즌2에서도 그 시스템은 유지가 된다. 이 작품 자체가 인간성, 인간의 윤리성, 도덕성이 이런 경쟁 사회에 존재할 수 있는가, 그것이 지속 가능하고 유효하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시즌2에서는 그것에 대한 더 많은 도전과 인간의 윤리성을 시험하는 많은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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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시완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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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본을 온라인 문서로 일부만 제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참가자가 456명이고 진행 요원까지 하면 엄청난 인원인데, 보안을 위해 어디까지 신경을 썼나?

김 "보안 문제는 정말 힘들었다. 시즌1 찍을 때는 이상한 제목의 드라마 뭐냐며 한 번씩만 물어보시고 아무도 관심이 없어서 굉장히 편하게, 그냥 저희가 하고 싶은 대로 찍고 했다.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이 이야기의 골격이 어떤 건지 알고, 거기에 무슨 게임이 들어있는지, 누가 나오는지, 누가 먼저 죽는지 등 다 너무 큰 관심사다. '오징어 게임'은 그게 곧 스포가 된다. 그걸 막기 위해 출연하는 배우들도 자기가 탈락한 이후의 대본은 모른 채 찍었다. 사실 끝까지 대본을 다 아는 배우가 몇 명 없었다. 온라인 대본으로 전달한 것도 어떻게든 새더라. 프린트도 메일링도 안 되고 모니터로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대본을 전달했다. 처음에는 배우들이 보면서 메모도 하고 싶고 포스트잇도 붙여놓고 싶은데 물리적으로 안 되니까 너무 불편하다는 컴플레인도 많이 받았다. 불편해도 좀 감수하자고 생각했고 나중엔 다 이해해 주셨다. 서로 '우리 이야기를 지켜야지, 마지막 시청자들한테 도달할 때까지 잘 지켜야지'라는 마음으로 잘해서 별 큰 사고 없이 잘 진행됐다."

- 시즌2와 시즌3 공개를 같이 알렸는데, 각각의 완결성을 갖는 것인지 아니면 이어진 이야기인지 궁금하다.

황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건 한 호흡에 쓴 이야기긴 하다. 시즌2와 시즌3를 어떻게 만들지 제작진, 넷플릭스와 얘기를 많이 했는데 한 호흡으로 가는 이야기지만 중간에 굉장히 큰 변곡점이 있다. 7개의 에피소드 이후 마지막에 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이어지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래서 이건 한번 끊어서 다른 시즌으로 보여주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고, 따로따로 평가를 받아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즌으로 나누어 공개하기로 했다. 시즌2와 시즌3가 전혀 다른 느낌이다. 편집하면서 '이건 다른 시즌으로 나가는 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 시즌3가 닫힌 결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시즌4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흥행 여부에 따라서 다음 시즌이 이어질지, 또 연출하고 싶은 의사가 있는지 말해달라.

황 "이 이야기는 시즌3로 피날레가 되는 이야기가 맞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 작품에서 다 했다. 그래서 더 이상 뒤를 이어가는 건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제 입으로는 일단 시즌3가 이 작품의 피날레가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파생되는 이야기들, 흔히 얘기하는 사이드 스토리, 스핀오프 같은 것은 작품 하면서 "이 사람들 얘기를 사이드로 하면 재미있지 않겠어?"라는 말을 미친 사람처럼 혼자 중얼거렸던 기억은 있다. 아마 그걸 한다고 해도 바로 다음에 이런 걸 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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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양동근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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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유리와 임시완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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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을 통해 조금 더 세상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하는 바람이 있나?

황 "제가 점점 세상에 대해 약간 비관론자가 되어가고 있긴 하다. 이 작품은 '이래서는 안 되지 않겠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 '어떻게 되어야 하지 않겠냐'라는 말은 감히 못 드리는 작품이다. 이게 저의 솔직한 심정이기도 하다. 최근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대여섯 살 유치원 아이들이 다니는 의대 입시반도 있다. 대전에서 촬영할 때 호텔 앞에 학원가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밤 10시, 11시에 파김치가 된 얼굴로 가방을 메고 학원에서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봤다. '이렇게 산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우리나라가 과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오직 좋은 대학에 가서 의사가 되는 것이 목표인 것을 다섯, 여섯 살 때부터 교육을 받고, 그것을 못 하는 아이들은 모두 낙오자가 돼버리는 이런 세상인데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자살률은 끊임없이 높아지고 출생률은 끊임없이 내려가는 나라에 과연 뭐가 남아있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뭐가 정의인지는 잘 모르겠고, 좋은 미래가 뭔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들을 이렇게 키워서는 안 되지 않을까?', '뭔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게 많은 꿈을 꾸고, 의대에 못 가더라도 낙오자가 아닌, 좋은 대학에 못 가더라도 충분히 너는 세상에 가치가 있는 존재로 네 역할을 하고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우며 자라야 하지 않나, 그런 세상을 만들지 못하면 이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을까, 끊임없는 '오징어 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을 보고 우리가 그런 생각을 좀 더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흥행에서도 '오징어 게임' 시즌1의 기록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커진다. 이에 대한 부담감 혹은 기대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 "너무 걱정이 된다. 다들 크리스마스에 여행을 떠나고 아무도 넷플릭스를 안 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된다. 그래도 재미있다고 소문이 나면 보시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 시즌2가 시즌1보다 에피소드 숫자가 좀 적기 때문에 러닝타임 뷰 수로 그것을 이길 수 있다면 정말 큰 일이 될 것 같다. 물론 좋은 결과를 받고 싶지만, 이긴다 아니다를 떠나서 저희가 노력해서 열심히 만든 만큼 좋은 메시지를 받으셨으면 좋겠다. 또 저희의 의도를 잘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는 심정이다. 코로나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건 항상 생각하고 있다."

황 "지금 경쟁자가 더 많아진 것 같다. 또 숏폼의 시대다. 아이들은 계속 휴대폰으로 숏폼을 본다. 그래서 3년 전보다 상황이 녹록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숫자를 깨는 것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매일, 매주 발표되는 결과만 쳐다보고 있을 테니까 그러진 않으려고 한다. 다만 시즌1보다 시즌2와 시즌3가 더 진일보했다. 완성도에 있어서 더 깊어지고 더 짙어지고 더 발전했다는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다. 숫자가 좀 부족하면 아쉽긴 하겠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이 작품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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