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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누명 억울' 주장 이해인, 법원이 손 들어줬다…선수 일시 복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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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법원이 국가대표팀 이성 후배 선수에게 성적 가해를 한 혐의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해인 측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12일 이해인이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제기한 3년 자격 정지 징계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해인이 후배 선수 A에게 한 성적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추행이라 함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성인이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애정 행위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모두 추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행위 당시 A의 나이가 만 16세 미만이었다고 하더라도, 이해인의 이 사건 행위가 형법 제305조 제2항에서 정한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해인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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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은 지난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선수들과 술을 마셔 논란을 빚었다. 이후 연맹 조사 과정에서 이해인이 음주 외에도 후배 선수 A에게 성적 행위를 했다는 게 드러났다.

연맹은 자체 조사를 거쳐 이해인에게 3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미성년자 선수 A에겐 이성 선수 숙소를 방문한 것이 강화 훈련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해 견책 처분했다.

이해인은 연맹의 3년 자격 정지 중징계 결정 이후 자신과 A가 연인관계였음을 드러내는 소셜미디어(SNS) 등을 증거로 내세웠다. A에 대한 성추행 혐의를 적극 반박했다.

이해인은 "연맹 조사 단계에서는 교제 사실을 밝힐 수 없었고, (성적 행위는)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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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A는) 내가 고등학생일 때 사귄 남자친구였고, 부모님 반대로 헤어졌다가 이번 전지훈련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며 "서로를 좋아했던 감정이 남아있어서 다시 사귀게 됐는데, 그 사실을 비밀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해인 측은 연맹이 이해인과 A가 연인관계였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두 사람 간 신체 접촉을 '강제추행'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징계가 과하다고 주장했다.

이해인 측은 대한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했지만 징계 수위는 달라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지난 8월 30일 이해인과 대한빙상경기연맹 양측에 "이해인의 재심의신청을 기각한다"고 통보했다. 이해인의 '후배 선수와 연인 관계였기 때문에 성추행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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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공정위는 피해 선수의 연령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 이해인에게 내린 연맹 징계가 적절하다고 봤다. 공정위의 기각 결정으로 이해인의 자격정지 3년 징계는 확정됐다.

이해인은 자격 정지 3년 징계의 부당함을 주장하면서 법정 다툼에 돌입했다. 법원이 징계 효력 정지를 인용해 주면서 일단 선수로 당장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해인은 선수 자격을 일시적으로 회복, 28일부터 경기도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2024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인은 자격 정지 3년 징계 효력 정지 확정 후 "법원 결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국가대표 선수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 마지막 기회를 주신 만큼 앞으로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훈련에만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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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자격 정지 3년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이 인용된 것과 별개로, 이해인의 징계 무효 확인 본안 소송은 진행 중이다.

이해인은 자격정지 3년 징계가 무효화 되거나 경감되지 않는다면 오는 2026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선수로서 최전성기에 접어드는 나이에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없는 건 커리어에 치명적이다.

한국 피겨는 '여왕' 김연아가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후 두 차례 동계올림픽에선 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해인은 '포스트 김연아'의 대표 주자였다. 지난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엿다.

이해인은 세계선수권에 앞서 열린 ISU 4대륙선수권에선 김연아 이후 한국 피겨 선수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월드 클래스' 기량을 뽐내기도 했다. 그 만큼 한국 피겨의 두 반째 올림픽 메달 꿈을 이어줄 선두 주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선수 생명에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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