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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 (토)

‘직무 정지’ 이기흥 회장 둘러싼 밀실 행정… 국민들은 공정위 결과를 들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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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잠시 눈을 비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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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절차,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12일 전체 회의를 열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제42대 체육회장 선거 출마 자격을 심사했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제40대 체육회장으로 선출된 후, 2019년 6월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오르며 체육계 거물로 올라섰다. 2021년 1월 제41대 체육회장 선거에서 타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꺾고 연임에 성공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무려 3선에 도전한다. 현행 체육회 정관상 임원 연임은 한 차례밖에 할 수 없지만, 공정위 심의를 통과하면 3선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재정 기여, 주요 국제대회 성적, 국제스포츠기구 임원 진출 시 임원 경력이 필요한 경우 등이 공정위 심의를 통과할 수 있는 예외 조항으로 꼽힌다. 이 회장측은 내년에 정년 70세로 임기가 끝날 수 있는 IOC 위원 자격 유지를 이번 연임 자격 획득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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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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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돌은 많다.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최근 이 회장 및 측근들의 비위 혐의를 포착해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 혐의가 한가득이다.

안팎으로 강한 압박이 쏟아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1일 비위행위 혐의를 근거로 이 회장의 직무정지를 통보했다. 체육회 직원들을 향한 상습적인 욕설과 폭언 사실도 드러나는 등 여론도 좋지 않다. 일찌감치 연임 반대 목소리를 내던 체육회 노동조합이 공정위 회의 당일에도 반대 시위를 펼쳤을 정도.

상황을 모를 리 없는 공정위가 과연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회의 과정과 결과를 국민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은 당장 없다. 체육회가 “공정위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못을 박았기 때문. 따라서 결과는 공식 발표 없이 당사자인 이 회장에게만 개별 통보된다.

‘밀실 행정’ 논란이 일어난 배경이다. 과정이나 세부 평가 사안들은 비공개라 치더라도, 체육회 수장과 관련된 엄중한 회의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스포츠공정위를 2019년부터 이끌고 있는 김병철 위원장은 2017년부터 2년간 이 회장의 특별보좌역을 맡았던 최측근이다. 이외에도 공정위원 15인 전원이 이 회장이 직접 임명한 인사들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투명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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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연임 승인 관련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전체회의 앞서 이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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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결과 비공개 결정에 대해 “원래 공정위는 다 비공개다. 각종 징계나 기타 중요 사안들을 다루지 않나. 다른 위원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오픈되는 위원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정확한 규정 유무를 묻자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통상적으로 지금까지 공개한 적이 없다. 이번 사안도 이기흥 회장 개인의 연임 신청이기에 개별로 안내가 나간다. 개인정보나 개인 문제들이 얽혀 있어 공개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들은 추후 이 회장의 출마 선언, 입후보 여부 등으로만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셈이다. 다음달 24∼25일이 차기 체육회장 선거 후보등록기간이다. 관계자는 “출마 여부를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만약 공정위를 통과해도 개인이 일신상의 문제로 출마를 안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베일에 감춰진 이번 공정위를 두고 한 체육계 관계자는 “법률적인 부분을 체육회가 강조하고 있는데, 이번 사안은 국민적 관심도가 크다. 일방적으로 당사자에게만 발표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적 문제라고 하니 상황을 지켜보고는 있지만, 국민들까지 이 문제를 가만히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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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연임 승인 관련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사진은 올림픽회관의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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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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