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①
배우 문소리 / 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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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문소리가 '추월만정'을 위해 1년간 준비했던 시간을 돌아봤다.
문소리는 11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씨제스 스튜디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문소리는 무대와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2인극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에서 인물의 복잡한 감정선을 그리며 관객과 만났으며, 종영을 앞둔 tvN '정년이'에서는 극 중 찬란했던 과거를 외면한 채 정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사라진 천재 소리꾼 서용례로 열연 중이다. 또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시즌2에서 세상의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수경으로 열연, 장르를 뛰어넘으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10일 방송된 '정년이' 10화에서 정년 모녀의 깊은 감정 장면이 나왔다.
▶목포 사투리 선생님이 계신데 어제 정자(오경화 분), 정년이(김태리 분) 다 우리 집에 와서 선생님 어머님이 보내주신 홍어와 김치 목포 음식을 먹었다. 그 10화를 같이 보기로 예전부터 약속했다. 제 집에 오면 늘 음식을 대접하는데 하필 낮에 촬영이 있어서 음식을 할 시간이 없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음식을 보내주셔서 다 같이 막걸리 마시면서 본방송을 함께 봤다. 시청률 대박 기원 초를 붙여서 시간을 보냈다.
-시청률이 실제로 대박이 났다. 배우들끼리 이야기도 나눴나.
▶아직도 방송을 보면 자기 연기를 보면서 아쉬운 것이 많다. 서로 고생한 것도 이야기하는데 스스로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야박한 점이 있다. (김)태리도 '어느 누가 너만큼 열심히 할 수 있겠니' 했다. 나는 (그런 후배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말해도 태리는 자기가 춤도, 창도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보인다고 하더라. 태리가 3년 연습했는데 그렇게까지 하기 정말 어렵다. 하면 할수록 뭐가 어려운지 부족한지 보여서 그렇다. 한 3년을 하니까 그게 눈에 보이는 거다. 정자도 '언니는 힘을 빼고 연기하는데 자기는 용을 쓰고 해야 한다'고 하더라.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게 다 자기 눈에만 보이는 거다. 저도 저 부족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그랬던 것 같다. 다 같이 한 결과가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10화가 많은 시청자를 울컥하게 한 내용이다.
▶촬영지가 경상남도 고성이다. 정말 먼 곳이다. 해가 질 때 리허설을 다 하고 잠깐 자고 새벽 3시에 나와 해가 뜨는 걸 찍는데 해가 안 나와서 너무 힘들더라. 어떡하나 일단 찍자고 했다. 카메라 철수를 하는데 해가 떠오르더라. '카메라 다시 설치!' 하고 달려가서 찍었다. 일단 뛰어가서 앉아서 카메라 돌린 거다. '추월~!'하면서 시작했다. 그래서 거의 뒷모습 위주로 찍었다. (배우들끼리) '추월만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판소리 장단 중에서 가장 느린 소리다. 판소리를 배우다 보면 비교적 쉬운 장단도 있는데 (추월만정은) 무조건 내 목소리로 '추월~'해야 하는 거다. 태리는 더 수많은 노래를 해야 했고 저는 주로 그 노래를 위주로 했다. 천 번이 넘게 한 것 같다. 남편(장준환)이 운전하고 가는데 해만 지면 내가 '추월~' 하니까 놀라더라. '사고 난다'고 하더라. (웃음) 그 소리를 내기는 것이 판소리 전공자에게도 너무 어려운 대목이라 둘이 어디만 가면 '추월~' 외쳤던 기억이다.
-추월만정은 어떻게 준비했나.
▶1년 가까이 레슨을 받았다. 일기장을 보니까 처음 시작한 것이 3월(2023년) 마지막 녹음을 올해 했다. 못 하더라도 우리 목소리로 들려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지만 진짜 전문가가 아니면 어려운 느낌은 있다. 그런 건 후반에서 작업을 한 것은 있다. 공선의 노래도 어린 공선이 열심히 배웠다.
-정년, 정자와 특별한 가족 케미스트리를 만든 것 같다.
▶김태리 씨와는 그 전부터 여러 작품을 같이 해서 친분이 있었다. 이 작품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지켜봐 왔다. 케미스트리를 더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되더라. 오경화 배우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3박 4일 목포 어학연수 가서 봤다. (웃음) 문 열고 들어가니까 '아 언니 오셨어라' 하더라. 순수하고 훌륭한 영혼을 가진 배우더라. 셋이 격의 없이 터놓고 지내게 됐다. 아랫목에 모여서 작품 이야기하다가 그러고는 했다. 다 같이 대본 보고 녹음 하고는 그랬다.
-목소리에 무리가 가지 않았나.
▶내가 피곤하면 목소리가 잘 간다. 이 작품을 하는데 다행이다 싶더라. 오히려 태리가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태리는) 목소리 가게 하려고 더 노력했을 거다. 나는 오히려 이게 장점 같더라. '폭싹 속았수다'에서 노년 역할을 해서 그냥 잠긴 목으로 가자 싶더라.
-천재 연기에 대한 부담은.
▶어려운 것만 한다 싶더라. '아가씨' 때도 나만 진짜 일본 귀족이다. 남들만큼만 해서는 안 되는 거다. 감독님한테 '일본 배우를 캐스팅했어야죠' 했던 기억이다. 이번에도 타고난 천재 소리꾼인데 어쩌겠나, 믿고 맡겨주신 걸 잘 해내야 한다. 도전이 있는 역할들이 배우에게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자극도 되고 흥분도 되는 것 같다. 도전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기쁘기는 하다.
<【N인터뷰】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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