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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난 조선시대 왕" 남편 등장…25년 궁녀로 산 아내 "더는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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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예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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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을 '왕'이라고 칭하며 가족들을 백성 다스리듯 하는 남편과 그를 25년간 궁녀처럼 모셔야 했다는 아내가 등장한다.

11일 밤 10시45분 방송되는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자신을 왕이라 칭하는 남편과 그를 궁녀처럼 모셔야 해 힘들다는 아내가 등장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난다.

아내는 20살, 남편은 23살의 젊은 나이에 결혼해 현재 결혼 23년 차인 두 사람은 6남매를 키우고 있다고 밝힌다. 대가족을 이룬 만큼 금실 좋은 부부인 줄 알았으나 6남매 모두 남편을 무서워하거나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대해 아내는 "남편은 가부장적이고 강압적이다. 독재자 같다"고 털어놓지만 남편은 아빠로서의 리더십이며 말은 거칠게 내뱉어도 결국 아내의 입장을 들어준다며 억울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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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예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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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인 남편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늘 신경을 곤두세우지만, 최근에도 사고가 났다며 생계를 위해 아파도 쉬지 않았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남편이 퇴근 후 귀가하자 8살 막내딸은 90도로 인사하며 그를 맞는다. 그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신발 정리해라, 어른이 왔으니 자세 똑바로 앉아라" 등 아이들에게 정리 정돈과 어른에 대한 예의를 강조하며 지시를 내린다.

남편이 오자마자 집안 분위기는 급격히 냉랭해지고, 그의 다소 매서운 말투에 아이들은 결국 방으로 들어간다. 이에 아내는 "아이들이 바퀴벌레 같다. 남편만 오면 싹 흩어진다"며 한탄한다.

아내는 강압적인 남편의 말투와 왕 대접받으려 하는 행동에 대해 지적하지만 남편은 "우리는 조선시대 남자와 현대판 여자야"라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한다. 이를 지켜보던 MC 박지민은 "조선 시대 남자니 아내분이 받아들이라는 뜻인가?"라며 의아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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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남편은 열심히 일하고 왔다며 막내딸에게 발 마사지를 해줄 거냐고 묻는다. 원래 발 마사지는 아내가 해주던 것이었으나 남편이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그만두게 됐고, 이는 결국 아이들 몫이 됐다고.

남편은 아이들의 마사지로 피로가 풀리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시간이라고 주장하지만 아내는 아이들이 남편의 발 마사지를 하는 모습이 왕한테 시녀들이 부채질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게 "너무 자기중심적인 것 아니냐"라고 지적한다.

아내는 부부싸움 없는 가정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 남편 손·발톱 깎아주기, 남편 친구들이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새벽에 찾아오면 술상 준비해주기 등 남편을 맞춰줘 왔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남편은 25년 동안 아무 불만이 없다가 갑자기 돌변한 아내가 당황스럽다고 호소한다.

아내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이들을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 집으로 향한다. 식사를 챙긴 뒤 기저귀 교체와 마사지를 한 아내는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친부모라고 생각하고 해야 하는 당연한 일"이라고 해 감탄을 자아낸다.

이후 아내는 지인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한다. 아이들에게 부족한 용돈을 주거나 맛있는 음식을 사주기 위해서 하는 일이지만 남편에게는 이를 숨기고 있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는 빨래, 청소, 반찬 만들기 등 대가족을 위한 집안일을 해낸다.

6남매 양육부터 시어머니 돌보기와 가사를 도맡아 해도 내색하지 않던 아내가 남편에게 유일하게 바라는 것은 '첫째 아들 목욕'이다. 현재 23살인 첫째 아들은 지적 장애 진단을 받아 손길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아내는 첫째 아들과 성별이 달라 씻길 때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하지만 남편은 '시간이 없어서 씻기기 어렵다, 먹고 살기 바쁘다'라는 이유로 어물쩍 넘어간다고.

부부의 모습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몸이 힘든 것보다 첫째 아이를 부부가 함께 보살폈으면 하는 것"이라며 "아이를 씻기는 것에 있어서 성별을 조심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부부를 위한 조언을 건넨다.

두 사람에게 가장 큰 고민은 다름 아닌 '17살 셋째 딸'이다. 셋째 딸이 학교가 재미없다며 자퇴하고 싶다고 말한 뒤부터 부부 갈등이 더욱 심해졌다고.

아내는 아이들이 많아 셋째 딸에게 관심을 주지 못했다며 미안함을 보이지만 남편은 셋째 딸의 거짓말로 인해 부부가 싸우게 된다고 생각한다.

딸이 자퇴하고 싶어서 감언이설을 한다고 느끼는 남편은 셋째 딸이 자퇴하게 되면 더욱 엇나갈 것 같다며 걱정을 토로하고, 이어 아내가 셋째 딸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공유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표시한다. 하지만 아내는 셋째 딸에 대해 이야기하면 남편이 더 엄격해지니 공유할 수가 없다고 반박한다.

부부간 협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 속 제작진은 셋째 딸에게 '집안에서 어떤 점이 힘드냐'고 묻고, 셋째 딸은 아빠가 아닌 엄마에 대해 답답함을 먼저 토로한다. 오은영 박사는 셋째 딸의 이야기를 듣고, 셋째 딸이 학교를 관두고 싶어 하는 이유의 가장 밑면에는 부부 두 사람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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