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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렜던 첫 만남, 양현종의 따뜻한 환대… 넘쳤던 루키의 패기, 이제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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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2025년 신인 선수의 단상 인사 하나에 관중석의 팬들은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당찬 패기에 모든 팬들이 이내 박수로 이 신인의 입단을 축하했다. “꼭 그렇게 되어라”는 격려가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 신인의 당찬 인사에 지목됐던 레전드는 흐뭇하게 웃었다. 그리고 꼭 껴안아줬다. 역시 “꼭 그랬으면 좋겠다”는 애정이 묻어있었다.

KIA 팬들과 KBO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양현종을 놀라게 한 주인공은 2025년 KIA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우완 김태형(19)이었다. 덕수고 재학 시절 고교 정상급 투수로 평가된 김태형은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고교는 서울에서 나왔지만, 화순초-화순중 출신으로 광주가 고향인 김태형은 꿈에도 그렸던 고향팀의 지명을 받으면서 기분 좋게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 김태형은 시즌 말미에 홈팬들 앞에서 진행된 신인 선수 환영 행사에서 “양현종 선배를 넘어서는 선수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혀 모든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고교 시절부터 공격적인 승부를 즐기는 강력한 멘탈이 큰 장점으로 평가받았는데, 행사에서도 그 패기를 보여준 셈이다. 지목된 양현종은 이후 꽃다발을 전해주고 웃으면서 김태형을 안아줬다. 김태형은 그 순간을 아직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4일부터 시작된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당당히 합류한 김태형은 “앞에서 선배님들을 본 게 처음이어서 너무 신기했다. 이제 양현종 선배님과 같은 팀에 들어왔으니 내가 1군에올라갈 수만 있다면 같이 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했다”고 당시의 설렘을 표현했다. 양현종도 “경쟁을 잘 하고, 열심히 해라”고 김태형에게 덕담을 건넸다. 그리고 그 경쟁이 이 오키나와부터 시작됐다.

처음이라 그런지 아직은 떨리는 게 많다. 입단 동기들이 대거 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막내다. 1라운드 지명 선수라고 해서 특권은 없다. 입단 당시 순위일 뿐, 이곳에서는 모두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선수들이다. 김태형은 “(마무리캠프에 온 선수들이) 젊은 선배님들이라 다 잘 챙겨주신다”고 고마워하면서도 “고등학교 때보다 훈련 시간이 짧기는 한데 그 짧은 시간에 많이 타이트하게 훈련을 한다. 강도가 확실히 높은 것 같다”며 긴장을 숨기지는 못했다.

마무리캠프에 와 일찍 선배들의 기량을 보는 건 큰 도움이 된다. 막연히 생각했던 프로의 세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형도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다. 자극도 되고, 긴장도 되고, 동기부여도 된다. KIA 투수들은 6일부터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이날은 피칭조에 없어 옆에서 선배들의 투구를 지켜본 김태형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김태형은 “고등학생을 보는 것과 너무 다르다. ‘역시 형들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옆에서 지켜봐도 확실히 드는 무게가 다르다. 아직도 설레기는 한데, 운동은 힘들다”고 가볍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1라운드 선수이기는 하지만 앞선 선배들도 다 좋은 평가 속에 지명됐던 이들이다. 이들과 격차를 최대한 빨리 좁히는 게 김태형의 이번 캠프 목표다. 김태형은 우선 체력 보강을 과제로 삼았다. 그는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보강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많이 해서 몸을 최대한 단단하게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코치님들이 너무 많이 하다 보면 다치니까 잘 따라오기만 하면 몸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면서 “그 다음부터는 공을 던지면서 코치님들이 지적하시는 부분들을 고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 미지의 세계지만, 각오는 선배들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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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 최고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은 물론 수준급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호평을 받았던 선수다. 계약금 3억 원의 타이틀이 이를 증명한다. 고교 시절에는 가장 자신있는 변화구로 슬라이더를 던졌다. 커브도 던지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슬라이더보다는 자신감이 떨어졌다. 김태형은 몸을 만들면서 커브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 오키나와를 떠나겠다고 다짐했다. 김태형은 “프로에서는 빠른 계열의 커트 비율이 높다. 각이 큰 변화구가 있어야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을 수 있다. 그래서 각 큰 변화구가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커브를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아마추어 시절의 평가와 성과는 잊었다. 프로에서 어떻게 하면 생존할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캠프 성과는 내년 2월에 열릴 스프링캠프 자리 경쟁으로 이어진다. 정재훈 이동걸 1군 투수코치가 모두 합류한 만큼 마무리캠프에서의 보고가 명단 작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일단 스프링캠프에 합류해야 우상이 있는 1군으로 가는 경쟁의 길이 열린다. 공을 잘 던지고, 못 던지고를 떠나 자신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게 김태형의 속내다. 김태형은 “공을 던질 때 꾸준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또 피칭을 할 때 자신 있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재훈 투수코치는 “김태형은 캐치볼을 하는 것을 보고 첫 불펜 일정을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지만, 김태형은 “전 바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KIA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첫 공, 그리고 이 유망주의경력 시작이 목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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