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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WC전 탈락 이후 한 달…두산 감독 이승엽 “1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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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규시즌 4위를 하고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팬들의 싸늘한 시선을 견뎌야 했다. 그는 많은 고민과 함께 해답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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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48) 감독은 지난 한 달이 “1년 같았다”고 했다.

두산의 2024년은 지난달 3일 끝났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지만, 포스트시즌 첫 관문이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KT 위즈에 2연패해 탈락했다. 두산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하자 두산의 ‘팬심(Fan 心)’은 격해졌다. 화가 난 일부 두산 팬은 경기가 끝난 뒤 잠실구장 출입구 앞에 모여 “이승엽, 나가!”를 외쳤다.

그 후 한 달이 흐른 6일, 이 감독은 두산의 마무리캠프가 한창인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는 “시즌이 끝난 뒤 한 달 동안 많은 고민을 하고 해답을 찾으려고 했다. 시즌 중 여러 일이 있었다 해도, 어쨌든 우리의 최종 결과는 ‘정규시즌 4위를 하고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하지 못한 팀’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두산의 올 시즌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전력의 핵심인 외국인 투수들이 번갈아가며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이들은 결국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중 가장 적은 13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순위 싸움이 치열하던 시기에 두산 출신 은퇴 선수 오재원이 현역 시절 후배들을 협박해 수면제 대리 처방을 받은 사실까지 세상에 알려졌다. 이 사건에 연루된 선수 8명이 5월 1일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해 선수단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고졸 신인 김택연을 비롯한 불펜의 힘으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힘겹게 한 시즌을 끌고 온 후유증이 하필 가을야구 무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던 두산은 결국 예상보다 빨리 엔진을 멈췄다.

이승엽 감독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올 시즌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내년 시즌의 방향성을 잘 잡기 위해 팀 분위기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내년 시즌엔 선수들과 코치 모두 젊고 새로운 얼굴이 많아질 것 같다. 더 열정적으로 함께 호흡하면서 같이 달리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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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코치



두산은 시즌이 끝난 뒤 이승엽 감독의 현역 시절 은사였던 박흥식(62) 수석코치, 김한수(53) 타격코치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이후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낼 젊은 지도자를 물색하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은 박석민(39)을 타격코치로 낙점했다. 박석민 코치는 이승엽 감독과 삼성 라이온즈에서 4년(2012~2015년) 동안 함께 뛴 내야수 출신이다. 삼성 ‘왕조’의 핵심 멤버 중 하나였고, NC 다이노스의 통합 우승(2020년) 때도 맹활약했다.

김인태·김민혁·장승현·박계범 등 '오재원 사태'로 발이 묶였던 주요 선수들도 그라운드 복귀를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이 감독은 이들을 포함한 유망주들과 기존 선수들이 치열한 내부 경쟁을 벌여 팀이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 1일부터 마무리 캠프를 진행하면서 ‘1군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선수들이 여기에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마무리 캠프에 참여한 젊은 선수들에게 ‘기존 베테랑 선배들을 넘어서라’고 주문했다. 기존 선수들도 자신과 팀을 위해 시즌을 잘 준비하면 우리는 분명히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이어 “두산이 ‘왕조’를 구축했던 시절, 정수빈·허경민·박건우 등 젊은 야수들이 생기 넘치는 야구를 했다. 다음 시즌엔 여동건·오명진·전다민·박지훈·박준영 등 유망주들이 그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며 “내년에 더 강한 팀을 만들고자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천=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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