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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시작된 KIA의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는 선수들이 타격 훈련을 끝낸 뒤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다. 홍세완 코치, 전력 분석 팀이 함께하는 자리다. 선수들은 자신의 타격 영상 클립을 유심히 살핀다. 그런데 조금 특별한 영상이다. 자세히 보면 그냥 정지 화면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주 미세하게 움직인다. 초고속 카메라로 찍어서 그렇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이 영상을 같이 보면서 이날의 타격 밸런스를 점검하고 또 논의한다. 홍 코치는 “팔이 조금 더 뻗어서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하자 한 선수는 “그러면 힘이 잘 안 들어가더라. 내일 다시 해보겠다”고 대답했다. 때로는 서로가 “이 타이밍이 좋다”라고 웃으며 박수를 친다. 초고속 카메라에서는 좋을 때 타격폼과 그렇지 않을 때의 타격폼이 명확하게 보인다. 선수들은 이를 보면서 자신의 타격을 생각하고, 또 조정하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 영상은 KIA가 올해 도입한 엣저트로닉 장비로 촬영한 것이다. 겉에서 볼 때는 일반 카메라와 별로 차이가 없는 작은 크기다. 그런데 가격이 무려 2000만 원이나 한다. 올해 호주 캠프를 앞두고 구단이 도입했다.
홍 코치는 “나도 처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원래는 투수들을 주로 잡았다. 공을 놓을 때의 그립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초고속 카메라로 찍었기 때문에 공을 던질 때 어떤 손가락에 더 힘이 걸리는지 까지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장비의 위력을 확인한 KIA는 이번 마무리캠프에서는 타자들의 타격폼을 찍고 있다. 타자들의 훈련 때 초고속 카메라로 이를 촬영하면, 훈련이 끝난 뒤 선수들이 곧바로 이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투구든 타격이든 정말 미세한 차이가 많은 차이를 만들어낸다. 일반 동영상 촬영은 그 차이가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을 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초고속 카메라는 1초 안에 끝나는 타격 스윙을 20초 이상으로 늘려 보여준다. 영상이 돌아가는 듯, 마는 듯할 정도로 세밀하기 때문에 테이크백 동작부터 팔로스윙까지 자신의 타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거의 해부 수준이다. 이를 보는 코칭스태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소통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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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의 2군 시설도 KBO리그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첨단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선수들의 회복을 돕기 위한 수중 치료 시설이 크게 있어 선수들의 만족감이 높다. 고가 장비부터 사소한 장비까지 하나하나 다 최신식 시설이고,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하면 인색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이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훈련을 돕고, 때로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고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롱런에 노리는 KIA가 말이 아닌 행동과 투자로 이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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