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로이 킨이 에릭 텐 하흐 감독의 경질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표한 브루누 페르난데스를 지적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4일(한국시간) "로이 킨은 놀랍게도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발언에 대해 그다지 감명을 받지 못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맨유 주장인 페르난데스는 최근 맨유 사령탑 자리에서 경질된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사과했다.
맨유는 지난달 28일 텐 하흐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 시즌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우승을 차지해 2026년 6월까지 계약 기간을 연장했던 텐 하흐 감독은 2024-25시즌 초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재계약을 맺은 후 텐 하흐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9경기에서 승점을 11(3승2무4패) 밖에 벌지 못해 14위로 추락했다.
또 올시즌 참가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트벤테(1-1), FC포르투(3-3), 페네르바체(1-1)와의 3연전을 모두 비기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이 지난달 27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하자 칼을 빼들었다.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된 후 페르난데스는 4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를 마치고 입을 열었다. 이날 맨유는 후반 25분 페르난데스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 갔으나 4분 뒤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매체에 따르면 경기 후 페르난데스는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감독이 떠나는 건 구단의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 팀이 최고가 아니고, 최고의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도 그 대가를 치르는 건 바로 감독이다"라면서 "당신은 감독이 팀을 떠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팀이 잘 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텐 하흐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에게 사과했다. 그가 떠나서 실망스러웠다. 그를 도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나는 골을 넣지 못했고, 우리 모두가 득점을 하지 못했다"며 "나는 책임감을 느낀다. 항상 100%를 다했다. 텐 하흐 감독도 그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의 고백에 맨유 레전드 미드필더 로이 킨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텐 하흐 감독에게 사과했다는 페르난데스의 인터뷰를 접한 킨은 "너무 부족하고 늦었다"라며 "지난 주에도 충성심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충성을 원한다면 개를 키워라"라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상황이 어려울 때 페르난데스는 충분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그는 맨유의 주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 페르난데스는 스스로를 너무 자랑스러워하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또 "선수들이 감독을 실망시켰다. 나는 훌륭한 감독 밑에서 뒤었고, 선수가 '감독님이 불쌍하다'고 말할 때 그런 말을 듣기 힘들었다"라며 "내 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감독을 좋아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 많은 선수들은 맨유 선수로서 가져야 할 DNA를 갖고 있지 않다"라며 맨유 선수들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한 맨유는 후임으로 포르투갈 클럽 스포르팅 리스본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벵 아모림 감독을 선임했다.
1985년생인 아모림 감독은 이제 40대를 앞두고 있지만, 스포르팅에서 빼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유럽에서 떠오르는 신흥 명장이 되고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시즌이 중단된 뒤, 아모림 감독은 브라가를 떠나 스포르팅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스포르팅을 현재까지 이끌며 포르투갈 리가 우승 2회(2020-2021, 2023-2024), 포르투갈 리그컵 우승 2회(2020-2021, 2021-2022), 포르투갈 슈퍼컵 우승 1회(2021-2022) 등 여러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모림 감독의 성과는 맨유의 관심을 이끌었고, 맨유가 아모림 감독의 바이아웃 금액인 1000만 유로(약 150억원) 지불하기로 결정하면서 아모림 감독은 텐 하흐 감독의 후임이 됐다.
다만 아모림 감독은 오는 11일부터 맨유 사령탑에 부임할 예정이다. 아모림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뤼트 판 니스텔로이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서 팀을 지휘 중이다.
판 니스텔로이 감독 대행 체제에서 맨유는 레스터 시티와의 카라바오컵 16강전에서 5-2 압승을 거뒀지만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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