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내 초연 이후 오랜 시간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연극 '레미제라블'이 올해도 연극 팬들을 만난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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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국내 초연 이후 오랜 시간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연극 '레미제라블'이 올해 전노민 이민우 남규리 오정연 등으로 라인업을 꾸려 또 한 번 연극 팬들을 만난다. 연극만의 매력을 듬뿍 담은 '레미제라블'은 뮤지컬과는 또 다른 재미로 세대를 불문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자곡동 더샵갤러리에서 연극 '레미제라블'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전노민 이민우 남규리 윤여성 오정연 하지영과 연출을 맡은 유준기 감독이 참석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장발장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존재와 가치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진정한 휴머니즘이란 무엇인가'를 그려낸 작품이다. 올해 공연에는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주연 배우들 외에도 김명수 박웅 임동진 문영수 최종원 등 중견 배우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레미제라블'의 예술 감독을 맡은 윤여성은 올해 김명수와 함께 자베르 더블 캐스팅으로 무대에도 오른다. 이날 그는 "정식으로 국내에서 '레미제라블'로 연극을 올린 것은 2011년 저희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 뉴욕을 갔을 때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관람하고 한국에서 꼭 공연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이 연극의 출발점이었다. '레미제라블'은 올해 무려 출연진만 45명, 제작진을 포함해 100여 명이 참여한 대작이다. 자극적인 작품들이 많은 연극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사실주의 연극의 정수를 보여주려 한다. 이 시대의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유 감독은 올해 '레미제라블'의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유 감독은 "사랑과 희망, 인간의 죽음과 삶, 자유와 평등 등 방대한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저희가 하고자 하는 것은 현실 사화에서의 사회적 제도나 구조적 모순 보다는 각 인물들의 성격에 따라서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과 의미를 충분히 살리고자 했다. 각 캐릭터들의 성격을 위주로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현대적인 삶에 대한 부분들을 관객들과 공감하고 모색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전노민은 극 전반을 이끄는 주인공 장발장 역을 맡았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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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민은 극 전반을 이끄는 주인공인 장발장 역을 맡았다. 그는 "이미 작품에 대해서는 설명을 안 드려도 전 세계적으로 오랜 기간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라는 걸 아실 거라 믿는다. 그래서 좀 더 부담이 되기도 한다"라며 "뮤지컬은 음악과 노래로 호응을 얻도록 감동을 주는데 이 연극은 대사와 몸짓에서 또 다른 감동을 주기 때문에 또 다른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제가 지금까지 드라마 등 여러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기본기가 탄탄한 신인들은 처음 봤다. 이 정도면 '나는 얹혀서 가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준비 중이다. 좋은 작품은 좋은 분위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만큼, 좋은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작품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전노민 표 장발장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작품 속에서 장발장이 삶에 대한 고뇌와 고통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감동을 준 데에는 인간 내면의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생을 마무리하는 장발장의 모습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도 조금이나마 따라갈 수 있는 분위기의 전환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더라. 보시는 분들도 그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으리라 감히 생각해 본다"라고 말했다.
가수 겸 배우 이민우는 마리우스 역으로 연극 '레미제라블'에 출연한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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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는 마리우스 역을 맡아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그는 "굉장히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울컥거리고 두근거리고 심장이 뛰는 '레미제라블'이라는 연극을 하게 돼서 너무 심장이 두근거리고 긴장되고 심장이 떨렸다. 하지만 매일 연습을 하면서 자신감이 차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신화 데뷔 초 이후 심장 뛰는 일을 언제 해봤지'라는 생각을 해봤다. 데뷔 후 오래 활동을 하면서 너무 익숙해져서 놓쳤던 부분들을 다시 도전을 통해서 느끼고 있다"라고 말한 그는 "제가 사실 연극이 처음이다. 잘 할 수 있을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텐데, 저 신화의 이민우다. 정말 잘해낼 자신이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규리도 극 중 코제트 역으로 첫 연극에 도전한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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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규리 역시 극 중 코제트 역을 맡아 첫 연극에 도전한다. 남규리는 "저도 이렇게 매년 한 번씩 뮤지컬을 자주 보러가진 못해도 영화로 꼭 한 번씩 마주하는 작품인데, 이렇게 역사가 깊고 많은 감동을 드린 대작에 제가 미흡하지만 함께 참여하게 돼 너무 영광"이라며 "저도 올해로 18년 정도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연극이라는 무대에 서게 될 날이 막연하게 왔으면 좋겠다'라고만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런 기회가 다가와줘서 너무 영광이다. 저도 선배님들처럼 정말 최선을 다해서 코제트 역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남규리와 이민우는 '레미제라블'에서 서로 사랑하는 관계로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의 호흡에 대해 남규리는 "신화는 제가 어릴 때부터 너무 좋아하던 가수였고, 그 중에서도 민우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이렇게 앙상블을 맞추게 돼서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애드리브를 할 때 너무 잘 받아주셔서 깜짝 놀랐다. 생각지 못한 호흡이 있었다. 걱정했던 것 보다 더 잘 맞고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선배님이라는 어려움을 잊고 즐겁게 잘 맞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규리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낸 이민우는 "연습에서는 아직 키스를 하지 않았지만 무대에서 키스신을 어떻게 잘 살려낼지가 관건인 것 같다. 아직은 연습을 하면서 키스를 하는 시늉만 하고 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이민우는 "여러분들이 걱정하시는 진한 키스는 아니니 걱정하시 않으셔도 된다"라고 곧장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영은 올해 '레미제라블'에서 에포닌 역을 맡았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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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영은 올해 '레미제라블'에서 에포닌 역을 맡았다. 그는 "사실 제가 오늘 굉장히 설레더라. 항상 진행자로 있다가 배우로 인사를 드린다는 사실이 너무 영광이었다. 너무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라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실 과거 로얄시어터에서 하는 '레미제라블'을 너무 하고 싶어서 2년 전에 팡틴 역으로 미팅을 했었다. 그 때 제게 다른 역할 제안을 주셨는데, 그 때는 그 역할이 너무 하고 싶었다"라며 "그 이후 6년 정도 연극을 통해서 활동을 하던 중 에포닌 역을 제안해 주셨다. 제게서 에포닌의 모습을 봐 주신 것 같아 굉장히 뭉클하고 감동이었고,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오정연은 팡틴 역으로 무대에 선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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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틴 역으로 무대에 서는 오정연은 "연극 '레미제라블'이라는 작품 자체를 오랜 시간 너무 사랑해왔다. 지난해에는 뮤지컬도 직접 가서 관람할 정도로 너무 팬인데, 너무나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레미제라블' 출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나운서를 하다가 프리 선언을 한 지 10년이 됐고, 2년 차부터 연기를 시작해서 이제 연기를 한 지 햇수로는 9년이 됐다. 연극으로는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이라며 "개인적으로 제가 그간 맡았던 역할들은 조금 세고 강렬한 역할이었는데, 이렇게 가녀리고 비극적인 여인은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저도 큰 도전이고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큰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새로운 성격의 캐릭터에 도전하게 된 소회도 덧붙였다.
1막에서 장발장 역을 맡은 전노민과 호흡을 예고한 오정연은 두 사람의 호흡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그는 "이제 연습한 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장발장이라는 무게감이 작품에서 엄청나지 않나. 선배님이 워낙 무게감도 있고 고귀함이 있으신 캐릭터라 너무 몰입이 잘 되더라"며 "많은 조언도 받고 있고, 연극을 하면서 방법론적으로나 발성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면서 해나가니까 실제로도 의지하는 느낌이 든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노민 역시 "오정연 씨가 너무 열심히 해서 제가 부담될 정도였다. 막 열심히 할 때면 몸에서 열까지 나더라. 저조차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예전에는 예술 감독님께서 연극적인 부분을 많이 요구하셨다면 최근에는 사실적인 연기를 더 요구하시더라. 오정연 씨가 그런 부분에서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저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저도 오정연 씨와 호흡이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라고 오정연을 극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김명수와 더블 캐스팅으로 자베르 역을 맡은 윤여성은 "김명수 배우가 조금 바쁘셔서 더블 캐스팅으로 함께 출연하게 됐다"라며 "김명수 배우는 강렬한 쟈베르를 한다면 저는 조금 더 차갑고 냉정한 쟈베를 역을 해서 완전히 다른 모습의 쟈베르를 보여드리려 한다"라고 서로 다른 매력의 자베르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연극 '레미제라블'은 다음 달 21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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