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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조현우 넘으면 첫 우승 보인다... 강원 수문장 이광연 “현우 형은 배울 게 한둘 아닌 대선배지만 꼭 이기고 싶다”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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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25·강원 FC)은 2019시즌 강원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이광연이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2019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던 때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이광연은 2019시즌 K리그1 8경기에서 19실점을 내줬다. 이광연은 2023시즌까지 붙박이로 활약한 적이 없다. 2021시즌(4경기)과 2022시즌(2경기)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2024시즌은 다르다. 이광연은 올 시즌 K리그1 26경기에서 31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건 6번이다. 이광연이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20경기 이상을 소화하는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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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 이광연. 사진=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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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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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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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이 골문을 책임지고 있는 강원은 창단 첫 우승에 도전 중이다.

강원은 올 시즌 리그 3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선두 울산 HD를 승점 4점 차 추격 중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광연은 최근 3경기에서 1실점만 허용하는 놀라운 활약을 보이며 역전 우승 도전에 힘을 더하고 있다.

강원은 11월 1일 울산과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벌인다.

이광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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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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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파이널 A 2경기 포함 3연승이다.

우린 다음이 없다. 매 경기 마지막이란 각오로 임하고 있다. 파이널 A는 패하면 끝인 토너먼트다. 상대가 누구든 다 이겨야 한다.

Q. 파이널 A 2경기 모두 무실점 승리였다. 그 무실점 승리 중심에 엄청난 선방 능력을 보인 이광연이 있었다. 실점이나 다름없는 슈팅을 막았을 때의 기분은 어떤가.

엄청 좋다(웃음). 공격수가 골을 넣었을 때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싶다. 2경기 연속 무실점은 나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다. 전방에서부터 모든 선수가 아주 많이 뛰고 있다. 우리가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써주시는 의무팀, 매니저분들, 식당 어머님들, 버스 기사님 등도 계신다. 강원 모든 구성원이 오늘이 마지막이란 각오로 준비한다.

Q. 강릉이 축구 도시가 됐다.

선수들의 목소리가 팬들의 함성에 묻힐 정도다. 팬들이 큰 관심을 보내주신다. 그 성원에 꼭 보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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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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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강원의 올 시즌이 쭉 순탄했던 건 아니다. 강원은 8월 24일 FC 서울 원정(0-2)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다. 2무 3패였다. 가라앉았던 흐름을 3연승으로 뒤바꾸며 첫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9월엔 승리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9월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다. 우린 그때나 지금이나 해야 할 일에 집중한다. 윤정환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선수들과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우린 올 시즌 분위기가 가라앉거나 안 좋았던 적이 없다.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훈련장에서부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Q. 선수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나.

한 시즌은 길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분위기가 안 좋을 때가 생긴다. 올 시즌엔 그런 시기에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운동장에서 실수를 범하더라도 ‘괜찮다. 계속해 보자’는 얘길 많이 한다. 내 앞에서 실수가 나오면 ‘내가 다 막아줄게. 열심히 해보자’는 얘길 자주 한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들 간의 신뢰가 더 커진 듯하다. 서로를 믿고 계속 나아가겠다.

Q. 11월 1일 올 시즌 성패를 좌우할 울산 원정이 기다린다.

당장 ‘우승’이란 단어를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의 도전은 1경기라도 패하면 끝이다. 울산전도 평소와 똑같이 준비할 것이다. 당장은 회복에 집중하면서 울산과의 경기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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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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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 시즌 이맘때와 극과 극이다. 지난 시즌엔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았나. 올 시즌엔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다른 부분이 많을 듯한데.

K리그1 잔류 경쟁은 너무 힘들다. 불구덩이다. 어떻게든 K리그1에 잔류할 수 있도록 처절하게 싸워야 한다. 매 경기 낭떠러지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임했던 것 같다. 올 시즌엔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며 나아가고 있다. 산 같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계속 나아가는 듯하다.

Q. 올 시즌 우승 도전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이란 평가가 많다. 윤정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따로 조언해 주는 게 있을까.

조언보단 믿음인 것 같다. 윤정환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서 굳건한 신뢰를 보내주신다. 경기에 자신감을 가지고서 나설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지 않나 싶다. 강원에서 6년째 몸담고 있다. 강원에서 나의 결정적인 선방으로 승점을 챙기는 게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

시즌 개막 전 ‘내 활약으로 이기는 경기 수를 늘리고 싶다’는 다짐을 했었다. 축구계로부터 ‘골키퍼 때문에 졌네’가 아니라 ‘골키퍼 때문에 이겼다’는 얘길 듣고 싶었다. 남은 경기도 마찬가지다. 꾸준한 경기력으로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다.

Q. 김병지 대표이사는 한국 역대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선수였다. 김병지 대표이사가 따로 조언해 주는 건 없나.

김병지 대표께선 종종 훈련장을 찾아주신다. 가끔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신다. 대표님은 워낙 대단한 선수셨다.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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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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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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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와의 맞대결에서 이겨야 한다.

나는 K리그 모든 팀의 경기를 챙겨본다. (조)현우 형은 한국 최고의 골키퍼다. 현우 형이 하는 걸 보면 ‘넘어설 수 없는 존재’라고 느낄 때가 많다. 현우 형에겐 배울 점이 한둘 아니다. 현우 형에게 도전하는 자세로 내 모든 걸 쏟아내겠다.

나는 올해 울산과의 2차례 경기에 나섰다. 1승 1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맞대결만 남았다. 올 시즌 울산과의 맞대결은 좋은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 올 시즌 강원의 성적은 선수단만 잘해서 이뤄내고 있는 게 아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프런트 등 강원의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일궈내고 있는 성과다. 그분들의 땀과 노력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다.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 준비하겠다.

[강릉=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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