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또 인종차별 당했다 "치노(중국인) 가자"…마요르카 이어 PSG서도 '혐오스러운 비하' 피해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현지 축구팬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프랑스 언론 '온세 몬디알'은 27일(한국시간) "한 축구팬이 이강인에게 '치노(Chino)'라고 외쳤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혐오스러운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치노는 중국인을 뜻하는 것으로 서양권에서 동양인을 비하할 때 쓰인다.

이강인의 인종차별 피해는 파리 생제르맹이 공식 채널에 공개한 훈련 영상으로 확인됐다. 구단이 팬들에게 훈련장을 공개했고,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들은 가까이 다가가 팬서비스를 했다. 이때 한 팬이 "Aller mon chnois(가자 중국인)"라고 외쳤다. 이강인은 다른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느라 인식하지 못했다.

현지 언론들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우에스트 프랑스'는 "이강인을 중국인이라고 부르는 팬이 나타났다. 파리 생제르맹 팬들의 분노를 자아낼 사건"이라 했고, '르 트렌스페르'도 "이강인이 모욕의 대상이 됐다. 이강인에게 욕설을 내뱉었다"고 꼬집었다.

이강인이 유럽 생활 도중 인종차별을 당한 건 처음이 아니다.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뛸 때도 치노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것도 마요르카를 지도하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을 앞에 두고 중국인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해 공분을 샀다.

축구계는 인종차별 금지를 개선 캠페인으로 삼고 있다. 근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팬들이 사법 처리를 받기도 했다. 인종차별에 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지만 이강인의 케이스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 갈 길이 멀다.

국가대표 유럽파들의 고충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손흥민은 팀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던 손흥민이다. 벤탄쿠르가 "정말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손흥민 널 정말 좋아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상처 주려는 말이 아니었다는 걸 알거야. 사랑해 손흥민"이라며 사과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손흥민이 벤탄쿠르를 용서하면서 긴 시간이 지나 일단락됐으나 인종차별로 인한 상처는 아직 남아있다.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도 지난여름 경기 도중 해당 발언을 들었다. 코모 1907과 친선 경기에 나섰다가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몰상식한 상대 언행으로 양팀은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 황희찬이 해당 선수에게 바로 불만을 표하자 양팀 선수들이 뭉쳤고, 다니엘 포덴세가 코모 수비수에게 주먹질을 해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 건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나서 중징계를 내렸다. 이달 초 FIFA는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한 마르코 쿠르토에게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중 5경기는 2년 간의 집행유예가 결정됐다. 또한 쿠르토는 봉사와 함께 국제축구연맹이 승인한 교육 및 훈련을 이수할 것을 명령받았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도 같은 문제를 겪은 이강인을 파리 생제르맹이 보호할지 관심이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대대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구단 차원에서 행동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구단 채널에 영상을 올리면서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잘못을 인정할지 의문이다.

이강인은 차분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오는 28일 오전 4시 45분 올랭피크 마르세유와 '르 클라시크'를 펼친다. 파리 생제르맹과 마르세유의 경기는 프랑스 리그앙 최대 라이벌전이다. 이강인은 주중 PSV 에인트호번전을 선발로 뛰어 교체 출전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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