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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고정운 감독님 열정은 한국 지도자 중 최고” 장윤호 “승강 PO에서 전북 만나는 일은 없었으면...” [이근승의 믹스트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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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28)는 김포 FC에서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로 꼽힌다.

장윤호는 전북 현대에서 2015시즌 프로에 데뷔해 K리그1 우승 3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1회 등을 맛봤다. 태극마크를 달고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이바지했다.

장윤호는 꾸준한 출전을 위해 인천 유나이티드, 서울 이랜드 FC 등에서 임대 생활도 했다. K리그 3년 차 막내 구단인 김포에서 장윤호를 향한 기대가 큰 건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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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 사진=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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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는 2023시즌부터 김포 중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장윤호는 지난 시즌 K리그2 28경기(플레이오프 포함)에서 2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K리그2 20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며 또 한 번의 승격 도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장윤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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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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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 시즌 성패를 좌우할 경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경기가 결승전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죠. 매번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란 각오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린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고 다른 팀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에요. 김포 모든 구성원이 매 순간 모든 걸 쏟아내고 있습니다.

Q. 축구계에선 올 시즌 K리그2 순위 경쟁을 ‘역대급’이라고 표현합니다. 승격 경쟁 중인 선수들이 느끼기엔 어떻습니까.

K리그2가 엄청나게 힘든 리그란 걸 느낍니다. 올 시즌도 K리그2 모든 팀과 붙어봤잖아요. 상대 전력이 아주 강해서 ‘도저히 못 이기겠다’ 하는 팀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팀과 붙어도 결과를 알 수 없죠. 선수들도 ‘올 시즌 K리그2가 어떻게 끝날지 감을 못 잡겠다’고 합니다. 지금 중요한 건 다른 팀 결과에 신경 쓰기보단 우리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면서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죠.

Q. 장윤호는 경험이 풍부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팀 중심을 잡아줘야 할 듯한데요. 지금 시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봅니까.

제가 가장 오래 몸담았던 팀은 전북입니다. 전북 시절을 떠올리면 이겨야 하는 경기에선 꼭 이겼어요. 질 것 같은 경기에선 어떻게든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승점 1점을 챙겼습니다. 현재 김포에선 선택지가 하나예요. 우린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고정운 감독께서 선수들에게 이런 얘길 해주셨어요.

감독께서 선수들에게 “누군가만 한 발짝 더 뛰어선 이길 수 없다. 모두가 상대보다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볼 소유를 가져오기 위해 끝까지 부딪혀야 한다”고 하셨죠. 우린 9월 30일 이랜드전 승리 후 확실히 자신감을 가진 듯해요. 분위기가 바뀌었죠. 한 선수가 퇴장당하면서 수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모두가 똘똘 뭉쳐서 승점 3점을 가져왔어요.

4경기 만의 승리였습니다. 이랜드전을 시작으로 3연승을 기록 중이고요. 마지막이란 각오로 절실하게 뛰어야 합니다. 솔직히 시즌 막바지에 들어서면 누구나 힘들거든요.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요. 그 상황에서 한 발 더 뛰는 팀이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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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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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김포 2년 차 시즌입니다. 김포에서 뛰면서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건 무엇입니까.

저는 운이 좋은 선수입니다. 몸담았던 모든 팀에서 많은 걸 얻었어요. 김포에서도 마찬가지죠. 축구가 다 비슷해 보이실지 몰라도 세세하게 들어가면 완전히 다르거든요. 감독님마다 팀 운영 방식, 전술 등 모든 게 달라요.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이냐에 따라서 선수들의 생활도 달라집니다.

전북에 있었을 땐 어린 편에 속했어요. 마음이 편했습니다(웃음). 형들을 믿고 따르면 됐죠. 김포에선 나이, 경험 모두 있는 편에 속합니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죠. 부족한 점이 보이면 가르쳐주기도 하고요. 그런 경험 자체가 한 선수,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엄청난 자산이 되는 듯합니다.

Q. 밖에서 볼 때 고정운 감독은 ‘무서운 지도자’란 이미지가 있습니다. 고정운 감독은 어떤 지도자입니까.

감독님은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열정이 엄청나세요. 외부에서 그런 부분을 볼 때 ‘무섭다’고 오해하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웃음). 감독님은 김포에 몸담은 모든 선수가 지금보다 더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요. 경기장에서도 열정적이지만 훈련장에선 더 열정이 넘치십니다.

Q. 훈련장에서의 고정운 감독은 어떤 모습인지 이야기해 줄 수 있습니까.

선수들과 같이 뛰세요(웃음). 직접 뛰시면서 선수들에게 세세하게 가르쳐주십니다. 올여름이 엄청나게 더웠잖아요. 감독님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훈련을 마치면 땀범벅이었습니다. 고정운 감독님의 열정은 제가 지금껏 함께한 지도자 중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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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FC 고정운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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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김포는 K리그 3년 차 구단입니다. 김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팬 역시 늘어나고 있는 걸 느낍니까.

많이 느끼죠. 특히나 저는 평일 원정 경기 때 더 큰 감동을 받습니다. 우리를 응원해 주시는 분이 단 한 분만 계셔도 선수들에겐 엄청난 힘이 되거든요. 한 분만 계셔도 힘이 되는데 시간이 갈수록 원정 응원단 수도 늘어나는 게 보입니다. 팬들의 목소리가 선수들에게 주는 힘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커요.

팬들의 목소리를 등에 업고 뛰면 선수가 생각하지 못한 힘이 나오곤 하거든요. 다들 생업이 있으신 분들이잖아요. 생업만으로 힘드실 텐데 어디서 경기가 펼쳐지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우리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팬들에겐 항상 좋은 기억을 남겨드리고 싶어요.

Q. 김포 팬들에게 장윤호는 어떤 선수였으면 좋겠습니까.

제가 김포 유니폼을 입었던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많이 다쳤어요. 저와 팀 모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팬들도 아쉬워하셨을 거예요. 그게 당연하니까. 그런데 저를 미워하는 분이 한 분도 안 계십니다. 모든 팬이 항상 반갑게 맞아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김포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몇 분을 뛰든 다 쏟아낼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 같습니다.

고정운 감독께도 진심으로 감사한 게 있어요. 제가 부상이 잦았잖아요. 감독님은 제가 몸을 완벽히 회복할 때까지 배려해 주셨어요. 감독님은 눈앞의 성적보다 선수의 미래를 더 생각해 주시는 분이란 걸 느꼈죠. 감독님의 배려와 믿음에 꼭 보답하고 싶습니다.

제가 김포에 와서 등번호 7번을 달았어요. 세월이 오래 지나서도 ‘김포 7번’ 하면 장윤호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잘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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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시절 장윤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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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FC 7번 장윤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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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장윤호의 축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팀이 전북이잖아요. 전북이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처음 파이널 B로 내려앉았습니다. 첫 강등 위기인데요. 승강 PO에서 전북과 마주하는 상상 합니까.

지금도 전북 경기는 다 챙겨보거든요. 훈련이나 경기 일정이 있어서 생방송으로 못 보면 시간 있을 때 다시 보기로라도 봅니다. 솔직히 승강 PO에서 전북을 만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전북이 파이널 B에 있을 팀은 아니잖아요. 전북은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하고 K리그1에 잔류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Q. 장윤호의 축구 인생에서 전북은 어떤 의미입니까.

제게 과분한 사랑을 주신 팀이죠. 전북에서 아주 많은 걸 얻었고요. 전북에서 배우고 이룬 것들이 있어서 지금도 프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북 시절부터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김포솔터축구장을 찾아와주시곤 하세요. 전북에서의 34번 유니폼을 들고 오셔서 응원을 해주시는 거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제가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 합니다.

[김포=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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