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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혼신의 역투’ 레예스, 가을야구 3경기 평균자책점 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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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기아(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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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초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데니 레예스는 마지막 공을 뿌린 뒤 휘청이다 글러브를 낀 손으로 땅을 짚었다. 삼진을 잡겠다는 집념으로 온 힘을 다해 역투하다 보니 몸이 중심을 잃고 쓰러질뻔한 것이다. 볼 판정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에 걸친 스트라이크. 타자가 삼진 아웃 처리되자, 그는 오른손을 불끈 쥐며 마운드에서 포효했다.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내리 졌던 삼성이 25일 홈 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3차전에서 기아(KIA) 타이거즈에 4-2, 승리를 거뒀다. 레예스는 이날 7이닝 동안 단 5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는 짠물 투구로 기아 타선을 봉쇄했다. 6회초 2사 2루서 최형우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1실점 했으나 2루 주자(박찬호)가 도루 시도 때 류지혁의 포구 실책으로 살아남은 터라 비자책 처리됐다. 레예스는 107개가 넘는 공을 던지는 동안 삼진만 7개를 솎아내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레예스는 이날 최소 6이닝 이상을 버텨야 한다는 임무를 부여받고 마운드에 올랐다. 삼성은 불펜 전력이 기아에 견줘 밀리기 때문에 선발 투수가 최대한 이닝을 이끌어줘야만 한다. 문제는 정규시즌에서 기아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8.31(3전 2패)로 부진했다는 점이었다.



이범호 기아 감독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경기 전 “어떻게든 출루해 도루하고 홈런을 쳐 레예스의 좋은 컨디션을 무너뜨릴 수 있다. 시즌 때도 잘 공략했기에 선수들을 믿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레예스의 공을 공략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생각한다. 최소 5회나 6회에는 내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때처럼 몸쪽 커터를 쓰는 패턴이 아니라 체인지업 패턴을 가지고 와 (판단) 미스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레예스는 기아전에서의 부진을 털고자 절치부심했다. 그는 “정규시즌 기아 타선을 상대했던 영상들을 돌려봤고,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이유를 보완하고자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공격적으로 하다 보니 승리할 수 있었다”며 “팀에 중요한 선수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팀 승리를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공을 던진 순간을 묻는 말에는 “마지막 이닝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그렇다 보니 조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공을 던졌고 삼진을 잡아내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답했다.



한겨레

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기아(KIA) 타이거즈아 경기 7회초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며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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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예스는 5회초 선두 타자 나성범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김선빈에게 희생 번트,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과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낮게 떨어지는 공으로 기아 타선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한편, 위기 상황에선 노련한 변화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107개 투구 중 변화구가 71개일 정도로 이날 레예스는 범타를 유도하며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레예스가 선발 등판한 가을야구에서 삼성은 모두 이겼다. 그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을 남자’라는 칭호를 얻은 이유이다. 엘지(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1, 4차전에 선발 등판해 13⅔이닝 동안 7피안타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해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무결점 투구를 펼치고 있다. 그가 올해 가을야구에서 기록 중인 평균자책점은 0.44(20⅔이닝 1자책점)에 불과하다. 가히 ‘언터처블’이라고 할 만하다.



대구/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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