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8-3으로 승리한 KIA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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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가 가을비는 KIA 타이거즈의 편이었다. 사상 초유의 ‘2박 3일’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KIA가 모두 웃었다. 분위기 싸움에서 밀리던 1차전을 역전승으로 장식하더니 연달아 펼쳐진 2차전도 잡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KIA는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에서 모두 이겼다. 이틀 전 시작됐다가 비로 밀린 1차전에서 5-1로 이겼고, 2차전에선 1회 말에만 5점을 몰아치며 삼성을 8-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KIA는 해태 시절 9차례 우승을 포함해 통산 12번째 정상 등극까지 2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7전 4승제로 치러지는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과 2차전을 연달아 잡은 팀의 우승 확률은 90%(20회 중 18회)다. 역대 두 차례 예외 사례는 2007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와 2013년 삼성으로 모두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다. 한국시리즈 3차전과 4차전은 25일과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예기치 않은 가을비로 곤욕을 치렀다. 먼저 21일 1차전 도중 많은 비가 내리면서 1-0으로 앞선 삼성의 6회 공격 도중 경기가 중단됐고,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다음날인 22일에도 그라운드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1~2차전이 모두 연기됐다.
KIA 김도영이 23일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고봉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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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을 거친 1차전은 23일 오후 4시부터 재개됐다. 경기는 6회 무사 1, 2루 김영웅 타석(1볼-0스트라이크)에서 시작됐고, KIA는 앞선 투수 장현식 대신 전상현을 투입했다. 번트냐 강공이냐를 놓고 사흘간 예측이 엇갈린 가운데 삼성 박진만 감독은 희생번트 작전을 냈다. 그러나 김영웅의 번트가 홈플레이트 앞에서 멈췄고, KIA 포수 김태군이 이를 잡아 빠르게 3루로 뿌려 2루 주자 르윈 디아즈를 포스아웃으로 처리했다. 흐름이 끊긴 삼성은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득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달아날 기회를 놓친 삼성은 7회 수비에서 자멸했다. 볼넷과 안타, 희생번트 등으로 몰린 2사 2, 3루 위기에서 삼성 임창민이 연거푸 폭투를 범해 2실점했다. 먼저 박찬호를 상대로 던진 포크볼은 포수 강민호가 몸을 던져봤지만, 공이 일찌감치 바운드되면서 뒤로 빠졌다. 뒤이어 소크라테스 브리토 타석에서도 직구가 바닥으로 향해 강민호가 막지 못했다.
연속 실점은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허무하게 역전당한 삼성 벤치 분위기는 이날 영상 10도 아래의 쌀쌀한 날씨처럼 일순간 가라앉았다. 반면 KIA는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리드를 4-1로 벌렸고, 8회 2사 1루에선 김태군이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1차전을 5-1로 잡았다.
23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 박진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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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2박 3일이 걸린 1차전을 마친 삼성과 KIA는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오후 6시 30분부터 2차전을 시작했다. 삼성은 오른손 황동재를, KIA는 왼손 양현종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한국시리즈의 향방을 좌우할 2차전에서도 KIA 타선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KIA는 1회 무사 2, 3루에서 김도영이 2루수 땅볼을 기록해 1루 주자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최형우의 중전 적시타를 시작으로 4연속 안타가 나와 4점을 더하면서 5-0으로 앞서갔다. 2회에는 김도영이 우월 솔로홈런을 때려내 6-0으로 달아났다.
이 사이 KIA 마운드는 양현종이 책임졌다. 5와 3분의 1이닝 동안 8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 겸 데일리 MVP가 됐다. KIA는 양현종이 내려간 뒤 이준영·장현식·곽도규·정해영이 남은 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8-3 승리를 완성했다.
광주=김효경·고봉준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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