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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다시 선 KS 마운드… 양현종은 양현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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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역투하는 양현종.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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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과 같은 강속구는 아니지만, 노련함이 빛났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관록투로 한국시리즈 2차전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양현종은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했다. 양현종은 7-2로 앞선 6회 1사 1, 2루에서 이준영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이준영과 장현식이 후속 타자를 잘 막았다. 양현종은 통산 포스트시즌 1점대 평균자책(1.61→1.62)을 유지했다. 아울러 팀이 8-3으로 이기면서 통산 두 번째 한국시리즈 승리를 따냈다.

정확하게 7년 전 양현종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당시 양현종은 장원준과 엄청난 투수전을 펼쳤고, 9이닝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했다. KIA는 1-0 승리를 거뒀고, 양현종은 3승 1패로 앞선 5차전에 마무리로 나와 세이브를 올리면서 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현종이가 그때처럼 던지긴 어렵겠지만, 5~6이닝을 잘 막아줄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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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하는 양현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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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른 시간만큼 양현종의 구위도 떨어졌다. 이날 경기 최고 구속은 시속 145㎞. 하지만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았는 노련함과 제구력이 빛났다. 1회 초를 가볍게 막은 양현종을 위해 타선도 1회 말 5점을 뽑아냈다. 양현종은 6-0으로 앞선 3회 초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김영웅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4회 1사 이후 류지혁에게 안타를 내준 뒤 1루수 이우성이 김현준의 땅볼을 잡은 뒤 악송구를 하면서 1점을 줬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5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양현종은 6회 1사 이후 류지혁에게 2루타, 전병우에게 볼넷을 줘 끝마치지 못했다. 하지만 광주 팬들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양현종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양현종은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양현종은 "이겼기 때문에 좋다. 좋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야수들이 넉넉하게 점수를 뽑아줬다. 볼 배합을 공격적으로 한 게 주효했다.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했지만, 구원투수들이 잘 막아줬다"고 했다.

36세 7개월 22일에 한국시리즈 승리투수가 되면서 국내선수 최고령 선발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그는 "나는 아직 27살 같고, 최고령 기록은 (최)형우 형에게만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양현종은 "김지찬이 1회 초구에 방망이가 반응을 보여서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 같았다. 굳이 피할 생각은 없었다. 직구에 힘이 괜찮다고 느껴졌다. 빠른 공 위주로 던진다면 연속 장타는 맞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생각대로 잘 풀렸다. (날씨가 쌀쌀했지만)문제 없었다. 모든 야구 선수들은 추운 날 던져보고 싶어한다. 춥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4일 쉬고 5차전 준비도 하고 있다. 여유있는 시리즈가 아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잡아야 된다"고 했다.

광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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